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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적, 족보, 일기 이야기 (역사인구학)

화폐가 왜 안돌았는지를 묻지 말고

by 신동훈 識 2026.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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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평통보

 
조선시대를 포함한 우리 역사에서는, 

화폐가 왜 안 돌았는지를 묻지 말고
화폐가 18세기부터 왜 갑자기 돌기 시작했는지를 물어야 한다. 

근대 이전 우리나라는 화폐가 제대로 돈 적이 없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지만, 

화폐가 유통되며 떠들썩하게 경제적 호황을 누린 적이 없다는 말이다. 

조선시대 18세기까지도 사실상 화폐의 역할을 대신했던 쌀, 면포 등 현물화폐는

그 이전시기도 계속 비슷한 모습으로 그렇게 유지되었다. 

고려시대? 비슷하다. 

고려도경을 보면 이 시대도 여전히 현물화폐가 주로 쓰였고, 

나라에서는 화폐를 유통시키기 위해 꽤 노력했지만 

여전히 제대로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소위 실학자라는 이익처럼 화폐를 전부 폐지해야 한다는 정신 나간 소리를 한 영감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대, 정부는 항상 화폐를 유통시키고자 했다. 

조선도 화폐를 유통 시키지 않으려 해서 그랬던 것이 아니다. 

계속 유통시키고 싶어했지만 돌지 않았다. 

그런데 18세기 숙종대 이후부터 갑자기 화폐가 유통되기 시작했다. 

무려 그 이전 천 년이 넘게 돌지 않던 화폐가 말이다. 

이쯤되면 왜 18세기부터 화폐가 갑자기 돌기 시작했는지

그 이유가 훨씬 중요하다 할 것이다. 

18세기 화폐유통은 내재적 경제 성장의 결과가 아니라, 

주변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이 세계 무역, 세계시장에서 돈을 벌어와 국내의 경제를 돌리는 양상에 기반하고 있다고 할 때, 

바로 이러한 시스템 원형이 18세기에 모습을 드러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원초적 형태이긴 하지만, 

18세기의 화폐경제의 부상은 분명히 해외시장과 관련이 있고, 

이는 20세기까지도 한국 경제의 사활과 연결이 계속 되어졌다. 

누군가 한국경제를 묻거든, 

왜 화폐가 돌지 않았는지를 묻지 말고, 

왜 18세기에 느닷없이 화폐가 돌기 시작했는지를 물어라. 

거기에 바로 한국과 한국인의 앞으로 번영과 침로의 열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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