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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활옷만개 국립고궁박물관 전시장에 친구를 응원한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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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자니 오늘 오전에 프레스 프리뷰가 있었댄다. 기자님들 사라진 전시실은 일반 개막이 이틀 뒤라 고즈넉해서 혼자 한참이나 있었다.

국립고궁박물관 이번 특별전 활옷만개가 나로선 의미심장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짐작하듯이 이것이 내 친구 김충배 전시홍보과장의 피날레가 되는 까닭이다.




3년전 외부공모 형태로 평생직장이라 생각했을 LH를 떠나 이곳에 정착한 그는 참말로 많은 일을 했으니 무엇보다 그 이전 정적 일변도라 할 만한 이 박물관을 동적으로 만들었다는 데 있다.

계약 연장이 되지 않은 점이 아쉽기 짝이 없으나 다른 자리에 가서도 이에 못지 않을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것을 알기에 위로와 감사를 표할 뿐이다.

이미 떠나는 것이 확정된 마당에 이번 전시에 그가 얼마나 적극으로 관여했을지 모르겠으나 전반으로 보아 아쉬운 점이 아주 많다는 점을 냉혹히 지적하고 싶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그의 통치 치하 한창 의욕으로 넘치던 시절 상품인 초대박 상품인 모란전 아류작이라는 의심을 지울 길 없다.

물론 그것을 감상하지 못한 사람들한테는 화려한 원색 왕실 의상을 앞세운 이번 전시가 신선할 수도 있겠지만 불행히도 말이 많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나 같은 N차 관람객일 것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지난 전시 성공을 이어가려면 많은 변화를 주었어야 했다. 하긴 말이 쉽지 넉넉하지 않았을 예산 사정을 고려할 때 고생했다는 격려를 잊을 수는 없다.




전통시대건 현대건 사람이 가장 화려할 때가 결혼식과 장례식인데 후자는 현대에 와서 그 화려성을 점점 상실해가는 느낌이 있다.

이 화려함은 무엇보다 시각에 기초한 동력을 살렸어야 하는데 대형 영상 하나를 안치한 공간을 빼고는 너무나 정적이다. 그래서 아쉽기 짝이 없다.




나는 기본으로 박물관은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여흥 목로주점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여흥보다는 천성이 공부벌레라 여흥은 뒷전이고 공부하러 가며 또 내가 책으로 아는 피상 혹은 추상을 구상화한 설명보완자료를 선호한다.

이 점에서 이번 특별전은 안성마춤이다.

박물관과 전시를 소비하는 양태는 각자 다를 수밖에 없으니 지금 한 말은 다 객설이요 내가 뽑아먹을 수 있는 것만 맘껏 빨아먹음 그만이지 않겠는가?




더구나 별도 입장료도 없는데?

충배야 수고했다. 그리고 고맙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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