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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古의 일필휘지

《제주풍토록濟州風土錄》1521년 제주 리포트, 기묘명현의 붓끝에서

by 한량 taeshik.kim 2020. 12. 2.


충암冲菴 김정金淨(1486-1521)이란 분이 계셨다. 시인으로 이름이 높았으며, 중종의 첫비 단경왕후端敬王后를 복위시키자고 주장해 사림의 신망을 얻었다. 이후 형조판서까지 올랐으나 기묘사화로 파직당하고 제주로 유배된다.

조광조와 친했고 끝내는 그로 인해 사약을 받은 기묘명현己卯名賢 중 한 분이니 성리학 이념에 철저했을 것 같은 인물인데, 막상 그 문집을 보니 의외의 면들을 보게 된다.

제주목사 부탁을 받았다는 단서를 달면서 한라산, 용, 연못, 오름 신에게 제사지내는 글이 보인다. 심지어 제주의 몇 없는 고찰 수정사水精寺의 중창권선문重創勸善文을 짓기까지 했다. 그뿐 아니라 제주 고을의 이모저모를 상세히 보고 듣고 기록을 남기니, 지금도 제주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되는 《제주풍토록濟州風土錄》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제주에 1년 남짓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을 남겼다는 건, 그가 있게 된 곳과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제주 오현단五賢壇에 모신 '오현五賢' 에 과연 들어갈 만 하다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기묘사화만 아니었던들...하는 아쉬움도 들고.

 

《충암집冲菴集》은 문중에서 번역이 나왔고, 《제주풍토록濟州風土錄도 조선 문인들의 제주 이야기들을 번역하는 작업에 포함되었었다. 근데 사실 둘 다 구하기 쉽지 않다.

가능하면 《제주풍토록濟州風土錄》을 떼어 자세한 역주를 달아보고 싶다. 대강 원문을 읽어보니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 1521년의 제주가 보이는 듯 하니...

*** 이상 국립중앙박물관 강민경 선생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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