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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2005 식목일 낙산사 산불(2) 대참사의 마스코트, 하지만 그 동종은 멀쩡했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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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장면을 담는 모든 사진 기자는 같은 고민을 한다. 이번 울진삼척 산불을 전하는 사진들도 그렇지만, 산불 그 자체는 대참사지만 그것이 렌즈에 포착되는 그 장면들은 장엄하기 짝이 없다는 역설이 그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저런 비극을 담는 사진기자들은 고민한다. 왜 이리 불이 아름다운가?


이 사진 기억하는가? 당시 화재의 참상을 증언하는 마스코트와도 같은 장면이다. 저 사진이 우리 공장 강원본부 작품임은 알았지만 그 촬영자가 요새 김태식한테 잘못 꼬드김 당하고는 강릉 남대천에서 흰꼬리수리 찍느랴 여념이 없는 백전노장 유형재라는 사실은 이번에야 알았다.

우리 공장 DB에 내장한 저 사진을 보내주면서 "이것이 승님 사진이요?" 하니 그렇다고 퉁명스레 답한다. 뭘 그런 걸 새삼스레 묻느냐? 것도 모르냐는 핀잔 같다.

저 동종이 낙산사 범종루 주인공인 그 동종이다. 낙산사가 불타내리는 TV 생중계 화면에서도 저 장면이 자주 등장했다.

불타내리는 남대문이랑 마찬가지로 그 직전 문화재업계 최대 화재 참사로 꼽히는 낙산사 산불은 영원히 저 사진과 함께 기억될 것이다.
저걸 보면서 많은 이가 안타까워했다. 아이구 어째? 그 소중한 보물이 불타네? 동종이니 구리가 녹는 온도라고 해 봐야 1082도인가 83도인가? 버텨낼 재간 있겠어?

앞 사진과 같은 시간대에 포착한 같은 유형재 기자의 다른 범종루 화마 범종 사진. 앞이 가로요 이것은 세로 사진이다.


아니나 다를까 식목일 대참사가 지난 이튿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낙산사 보물 동종이 녹아내렸다!!!

하지만 당시엔 이 사실이 잘 지적되진 않았지만, 문제의 저 동종, 2005년 낙산사 대참사를 증언하는 저 마스코트 속 동종은 보물이 아니었다! 진짜 보물 동종은 딴 데 있었다.

대신 저 동종은 멀쩡했다. 것도 아주 멀쩡했다.

이에서 이런 의문이 든다.

아무리 제작 연대가 조선전기와 현대기라는 차이가 있지만, 왜 조선시대 동종은 녹아내렸고, 저 현대기 동종은 멀쩡했는가?
혹 저 동종이 철종은 아닌가? 이런 의문은 다음호에서 풀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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