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랑 마찬가지로 4년마다 국가를 도는 아시안게임은 2010년에 제16회 대회를 맞았다. 이때 개최지는 중국 광동성 廣東省 광저우廣州. 홍콩과 인접한 중국 남방 해변도시로, 역사 이래 이곳은 중국대륙이 외부 세계와 교통하는 대표 창구였다.
2010년 11월 12일에 개막해 11월 27일까지 열린 이 대회는 중국으로서는 1990년 베이징에 이어 두 번째 행사였다. 올림픽 종목 28개에다가 비올림픽 종목 14개를 합친 42개 종목에 걸친 메달레이스가 펼쳐졌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회원 45개에서 총 9천704명이 참가한 매머드급 규모였다.
선수단 격려도 있고, 외교전도 펼쳐지는 곳이므로 이른바 정계 거물도 이런 자리에는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당시 한국에서는 오야붕 격으로 이재오 씨가 참석했다. 이명박 정부 실세로 통한 그의 당시 직책은 뭐 어정쩡하기는 하지만 아무튼 특임장관이었다.
그와 함께 국회 의원들도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때 홍보 잘해야지 않겠는가? 요새는 좀 달라졌지만 당시 체육을 관장하는 국회 상임위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였다. 명칭에서 보다시피 정부 부처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그리고 문화재청을 관할했다.
그러니 국회 탐방단은 말할 것도 없이 체육을 관할하는 이 상임위 소속 의원들로 구성됐다.
당시 모습을 증언하는 우리 공장 기사는 이렇다.
2010.11.13 20:34:10
<아시안게임> 이재오 특임장관, 선수단 격려
(광저우=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이재오 특임장관이 13일 광저우아시안게임 선수촌을 방문해 한국 선수단을 격려했다.
이기흥 선수단장의 영접을 받은 이재오 특임장관은 한국 선수단 본부에서 메달 획득 전략 등을 보고 받은 뒤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선수촌에는 박선규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도 격려 방문했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의 홍사덕, 이철우, 진성호, 정장선, 최종원 의원과 송영길 인천시장, 이연택 2014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장 등도 다녀갔다.
이 참석자 명단을 볼 적에 반드시 등장해야 하는 사람이 누락됨을 본다. 그는 누구이며, 이때 그는 어디에 있었을까? 이것을 궁구하는 길이 한국이 해외유산 ODA 사업에 진출하는 그 촉발을 가늠하는 일이 된다. 어떤 점에서 그러한가?
***
내가 이 대목을 집필하는 이유는 이젠 이 사정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까닭이다. 문화재청 내부에도 없다.
근자 이 ODA 사업을 주도하는 문화재청 산하 한국문화재재단(옛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그 사업에 투신하는 실무자 몇 명이서 그 사업을 정리한 단행본을 냈거니와, 그에서 몽땅 이 대목이 누락된 까닭이다.
몰라서 뺐을 수도 있고, 알면서도 고의로 누락한 혐의도 짙다.
뿌리를 모르면서 무슨 성장사를 이야기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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