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7, 2015 at 8:07 AM 글인데, 그 이틀전인 5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풍납토성의 성격 규명을 위한 학술세미나 <고대 동아시아의 왕성과 풍납토성>'에서 있었던 일 중 단상 하나를 정리한 것이다. 이 학술대회는 도시사학회·백제학회·중국고중세학회·중부고고학회·한국고고학회·한국고대사학회·한국상고사학회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재청·서울시청·송파구청이 후원한 자리였다. 대회 개요는 아래 첨부하거니와, 이에서 나는 토론자로 참석했다.
90년대 들어 풍납토성이 한창 발굴되고 이곳이 한성도읍기 왕성임이 확실해지는 성과가 쏟아질 때도 왜 항용 홍수 범람 위기에 노출되는 한강변에 왕성을 쌓았느냐는 반론 혹은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 논리를 제공한 이가 실은 최몽룡 당시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와 당시 서울대 국사학과 대학원생으로 고고학을 복수전공 중이던 권오영 현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가 30년전 《향토서울》이라는 서울학 관련 기관지에 개재한 공동 논문이었다. 대체로 선생 이름을 앞세운 대학원생 논문은 그 실제 작성자가 대학원생이고, 선생은 이름을 빌려주는 당시 관례를 고려할 때 이 논문 실제 작성자는 권 교수였다. ( *** 이 글을 전재하는 지금 다시금 확인하니, 문제의 두 사람 논문은 1985년 정음문화사에서 발간된 《천관우선생 환력기념 한국사학논총》에 기고한 <고고학자료를 통해 본 백제초기의 영역고찰>이라는 글이다.)
2000년 졸저 《풍납토성》(김영사)에서 나는 이 논리를 두들겨 부수는데 주력했거니와 첫째, 모든 왕성은 강변에 위치한다 둘째, 풍납토성이 설혹 왕성이 아니라고 치자, 그렇다면 왕성 아닌 다른 성은 강변에 왜 미쳤다고 쌓느냐 였다. "미쳤다고"라는 말을 나는 분명히 졸저에서 썼다고 기억한다.
그제 풍납토성 학술대회 공식 석상에서 권오영 교수가 삼십년전 논문을 폐기했다. 공부가 부족해서 말도 안되는 주장을 했다고 말했다.
풍납토성 경당지구 재발굴에 나선 권오영. 당시는 한신대 재직시절이다. 이후 서울대 국사학과로 옮겼다.
풍납토성 경당지구가 재발굴되고 그에서 이른바 어정御井이라 해서 궁궐에서 임금님이 사용했을 법한 우물이 처음 출현하자 당시 한신대 교수로 발굴을 지휘한 권교수는 한성백제 최초로 추정 목탑지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때 현장을 둘러본 나는 목탑지를 의심하면서 성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길이 없었다. 나중에 이는 우물로 밝혀졌다.
권 교수는 그제 자리에서 이 역시 "비록 추정이라는 말을 썼기는 했지만 성급한 발표였다"고 다시금 사과했다.
자설을 폐기하고 발표를 사죄하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는데 이게 말처럼 쉬운가?
나 역시 돌이켜보면 많은 보도, 그리고 적지 않은 발표가 그랬을 것이로대 이리했는지 전연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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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납토성의 성격 규명을 위한 학술세미나
고대 동아시아의 왕성과 풍납토성
시간 : 2015. 10. 5 13:00~18:00
장소 :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
주최·주관 : 도시사학회·백제학회·중국고중세학회·중부고고학회·한국고고학회·한국고대사학회·한국상고사학회
후원 : 문화재청·서울시청·송파구청
발표 및 내용 (사회자 : 문동석(서울여자대학교))
13:00 ~ 13:20
개회사 : 최성락(한국고고학회장), 김주성(백제학회장)
축 사 : 이창학(서울시청 문화본부장)
13:20 ~ 13:40
주 제 : 중국의 고대 왕성과 풍납토성
발표자 : 신희권(서울시립대)
13:40 ~ 14:00
주 제 : 3~5세기 일본의 왕궁과 풍납토성
발표자 : 김낙중(전북대)
14:00 ~ 14:20
주 제 : 한국의 고대 왕성과 풍납토성
발표자 : 김기섭(한성백제박물관)
14:20 ~ 14:40
휴식
14:40 ~ 15:00
주 제 : 유적과 유물이 말하는 풍납토성의 위상
발표자 : 권오영(서울대)
15:00 ~ 15:20
주 제 : 이성산성과 하남시 고대유적의 성격
발표자 : 심광주(토지주택박물관)
15:20 ~ 15:40
주 제 : ‘한로축괴 사자교인(韓獹逐塊 獅子咬人)’을 한탄함
발표자 : 신형준 (전 조선일보)
15:40 ~ 16:00
휴식 및 장내정리
16:00 ~ 18:00
종합토론
토론좌장 : 최병현(숭실대 명예교수 겸 학술원회원)
토 론 자 : 김종섭(서울시립대), 김태식(연합뉴스), 노중국(계명대 명예교수), 홍용진(서울시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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