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를 나오고 그 안에 오래 머물다 보면 ‘젠더’나 ‘여성’의 문제에 무감각해지거나 오히려 식상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작년에 학회장을 맡게되면서 2023년도에 하버드 대학 내 연구기관과 공동 학술대회 제안을 받고 주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한국 전통미술이 ‘젠더’ 관점에서 다루어지지 않았음을 알았다.
마침 런던에서 마주친 전시들은 많은 생각을 불러 일으켰는데, 그 중 왕립예술원의 <Making Modernism>은 기억에 남는다.
1900년대 초 독일에서 활동한 Paula Modersohn-Becker(1876-1907), Kӓthe Kollwitz(1867-1945), Gabriele Münter(1877-1962), 그리고 Marianne Werefkin(1860-1938) Erma Bossi(1875-1952), Ottilie Reylaender(1882-1962) 및 Jacoba van Heemskerck(1876-1923) 작품을 중심으로 한 전시였다.
여성의 정체성이 자화상과 일상속 정물, 신체, 어린시절의 모습과 자녀들, 그들이 살았던 지역이나 공간을 통해 구현되어간 괴정을 보여주었다.
영국에서 처음 공개하는 작품만도 65점이나 되어서인지 전시장에는 내 또래 여성관객으로 가득했고그룹지어 토론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https://www.royalacademy.org.uk/exhibition/making-modernism
Royal Academy of Arts(RA)는 1768년 설립되어 민간 자본으로 운영되는 예술교육기관이다.
https://www.royalacademy.org.uk/
창립 100주년인 1868년부터 현재의 피카딜리 벌링턴 하우스에 자리잡게 되었다. 전시, 교육, 토론을 통해 시각 예술의 창작, 향유 및 감상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Royal_Academy_of_Arts
또 하나 스페인과 그 식민지시대 남미 미술을 보여주는 <Spain and the Hispanic World>는 규모나 기획의 방향성, 소장품의 내용에서 살면서 다시 만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두 전시를 서둘러 본다고 보았으나 4시간 반이나 소요되었다.
묵직한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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