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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가 두려워해야 하는 공해는 나는 플라스틱이 아니라고 본다. 그렇담 뭐냐?
책이다.
이 책으로 몸살을 앓는다. 그것을 만드는 재료가 펄프이며 산림이라는 사실을 차치하고라도 천지사방 온 지구가 책이다.
더 기이한 점은 이 책 공해가 그리 심각함에도 이를 향한 그 어떠한 문제제기가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무엇이 그것을 막는가?
책을 많을수록 좋다는 그 믿음, 책은 살아가는 자양분이라는 그 막연한 믿음 때문이다.
책을 공해로 취급하다니?
그것은 곧 인류에 반하는 죄로 지목된다.
그런 까닭에 그런 책을 만드는 사람과 업자는 언제나 인류문명의 개척을 책임지는 사람들로 사회 전반이 대우하기에(물론 그네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여념이 없었다.
이 문제가 제대로 지적되지 않기에 그것을 감량 혹은 대체하고자 하는 흐름도 고작 e-book 정도에 지나지 않는데, 나는 21세기에는 분서焚書가 필요하다고 본다.
책이 너무 많다.
출판계는 책 만드는 일만 아니라 그 폐기에도 이제는 제대로 나서야 한다. 언제나 정부당국을 향해 우리가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데 환경이 척박하기 짝이 없으니 책 만드는 일을 지원해달라고 외칠 수만은 없다.
그 공해 책임에서 출판계가 자유로울 수는 없다.
책은 태워버려야 한다.
책이 차지하는 자리에 화분이 가고, 미술품이 가야 한다고 나는 본다.
책의 독재가 너무 오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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