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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사태 위험성 노출하는 산성 발굴, 그만해야 한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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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산성 발굴, 아찔하지 않은가? 

 

아래는 2020-08-18 문화재청 발굴제도과 보도자료다. 

 

 

문화재청, 호우 등 자연재해 문화재 피해 예방 방안 마련

- 산성ㆍ급경사지 문화재는 발굴 전에 안전대책, 발굴 후 복토구간에는 지반안정성 평가 도입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부여 나성처럼 발굴조사를 거쳐 정비작업까지 이미 완료되어 있는 중요 문화재들이 정비 이후에 발생하는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는 사례가 최근 발생함에 따라 매장문화재 조사와 이후 관리에 필요한 대응방안을 마련해, 이를 매장문화재 조사현장에 직접 적용하기로 하였다.

급경사지에 위치한 문화재나 산성을 발굴조사할 때는 집중호우 등으로 토사가 유실, 붕괴되어 유적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므로 발굴조사를 하기 전부터 문화재에 대한 안전대책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문화재청은 발굴조사를 시행하기 이전에 조사대상 문화재의 현장점검을 통해 위험성을 추정하여 발굴조사 중에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문화재청은 2019년 11월 신설된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12조의3(발굴현장 안전관리 등)’ 조항에 근거하여 발굴조사 현장에 참여하는 조사원의 안전문제와 함께 조사대상인 문화재의 안전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문화재청이 진행하고 있는 ‘매장문화재 발굴조사 안전관리 매뉴얼 및 체계정비’ 연구에 발굴조사 착수 이전에 조사대상 문화재의 안전도를 평가‧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발굴조사의 시행 가능 여부와 조사시기와 범위 등을 한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포함시킬 것이다.

 

산성 발굴 그만해야 하는 단적이 이유로 이보다 더한 데 있는가? 



또한, 사적 등 중요 문화재들이 발굴조사를 마친 후 복토(覆土)된 구간에서 특히, 유실과 붕괴의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됨에 따라 발굴조사 이후 복토 과정에서도 지반안정성 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집중호우 등 기후변화에 따른 여러 자연재해에 대비하여 문화재의 안전과 조사현장에 참여하는 조사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그런 느낌도 없지는 않으나 이 보도자료 시의성이 좋다고 본다. 아울러 그것이 미칠 여파를 자못 고려해서 문안을 부드럽게 손질하지 않았나 하는 그런 느낌을 받거니와, 관계자들한테 내가 간접으로 확인한 배경도 내 짐작과 맞아떨어진다. 

 

저걸 내 식으로 아주 과격하게 이해하면 뭔가?

 

산성 발굴 하지 말라는 말이다. 물론 아주 하지 말라는 것보다는 안전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발굴을 앞으로는 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렇게 한번 파제낀 산성이 집중호우를 버텨낼 재간이 있는가?

 

이 경우 안전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산성 발굴을 무엇인가? 첫째 성벽 째기, 둘째 성벽 내 건물터 발굴이다. 

 

이 두 가지는 올해와 같은 집중호우가 아니라 해도 언제건 사태를 부를 위험성이 있다. 비교적 오랜 붕괴한 상태로 잡풀이 우거지과 나무가 뒤엉킨 성벽이나 성벽 안 평탄대지는 그 자체로 안전성 stability 를 담보하거니와, 발굴은 그 안전성에 결정적인 균열을 초래한다. 

 

그럼에도 전국에 걸쳐 산성이라는 산성은 모조리 파제끼는 중이다. 이유는 그럴 듯해서 언제나 정비복원을 위한 기초자료 확보라는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운다. 내가 여러 번 한 말이지만, 나는 이를 도대체가 납득이 불가능하다. 정비복원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는데 왜 성벽을 파제낀단 말인가?

 

나아가 그들 말대로 발굴을 통해 확보한 자료라고 해도 그 꼴이 향후 해당 성곽을 정비복원하는데 쓰이는 꼴을 못봤다. 언제나 한번 파제낀 성벽은 듣도보도 못한 21세기 성벽으로 둔갑해 그 꼴을 보노라면 구토가 밀려온다. 이게 발굴조사를 통해 확보한 기초를 토대로 복원한 성벽이란 말인가?

 

홀라당 벗긴 산성 성벽

 

비단 산성 뿐만 아니라 문화재 현장 제발 그만 좀 파제꼈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발굴을 추동하는가도 물어야 한다. 

 

첫째 지자체, 둘째 고고학계를 비롯한 관련 학계, 셋째 문화재청이다. 지자체는 요새 사적과 같은 문화재를 만들지 못해 혈안이다. 그것이 지자체장 업적과 연동하고, 기타 여러 부대효과가 있다. 둘째 고고학계도 문제어니와, 개발에 따른 이른바 구제발굴이 현격이 줄어들면서 그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성곽으로 눈을 돌려 학술발굴을 빙자한 조사를 하게 되면, 여러 모로 조사단 운영에도 도움이 되거니와, 이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다른 고고학도가 반드시 끼게 마련이다. 나는 이를 구더기라 부른다. 

 

셋째 문화재청이 문제라는 말은 무엇인가? 현행 문화재정 제도 혹은 방침이 무분별할 발굴을 부르고 있거니와, 발굴과 그 지정을 엄연히 부서가 달라, 발굴관련 부서에서는 저런 식으로 방침을 내려보내도 바로 옆방 주로 유형과 같은 데서는 전연 엉뚱한 짓을 하고 있으니, 전국에서 밀려드는 사적 지정 요구를 피하기 위함인지 뭔지 알 수는 없으나, 산성을 다 까서 그 성격을 밝혀내야만 그때서야 사적 지정을 검토하는 방식을 쓴다. 

 

이 경우 성격이란 말할 것도 없이 첫째 운영시기니, 어느 시대에 누가 처음 만들어 언제까지 운영이 되었느냐 이니, 이를 통해 삼국시대 어느 왕조 초축인지를 증거 제시해야 하며, 그것을 왜 쌓았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둘째 그 축조 방식의 문제이니 성벽을 어떤 방식으로 쌓고 배수는 어케 했으며, 그 안에는 어떤 건물들이 있었는지, 그 낱낱한 증거를 제출하라 윽박한다. 이런 자료들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언제나 퇴짜를 놓고는 돌려보낸다. 

 

팔 때는 좋다. 파고 나서? 

 

이번 집중호우 기간에 저들 산성 발굴현장이 어떠한 피해를 봤는지 내가 아는 바는 없다. 하지만 적지 않은 타격이 있다는 소식 정도는 안다. 멀쩡한 피부 껍데기 확 벗겨 놓았는데,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된 꼴이니 그곳이 짓무르지 않겠는가? 

 

산성발굴은 불요불급한 데를 제외하고는 발굴조사는 하지 말아야 한다. 그만 파제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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