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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이었을까? 어느새 이만치 컸다 했더랬다.
콘크리트 균열을 뚫고서 오동씨 발아하기 시작한지는 올 봄이다.
공장 인근에선 꽤 유명한 식당이라
그 입구 하필 에어컨 뿜어내는 열기 배송구 쪽에서 자라기 시작했으니
저걸 주인이 언제 뽑아버릴까 제법 조마한 맘으로 시시각각 지날 때마다 지켜봤다.
오늘은 없어졌을까? 허전해서 어쩌지?
어느날 그 환기구보다 더 커버린 오동을 보는데 그쪽으로 난 이파리는 전지한 모습을 보고는
아! 주인장이 오동을 용납하고 같이 살아갈 요량을 했구나 하며 맘을 놓았더랬다.
그런 오동이 이제는 저만치 자라 저만치 컸다. 순이 비로소 둥구리로 되어간다.
군대 갈 나이다.
유난히 비가 많은 올 여름...저 앞을 지나는데 마침 비를 만나 나는 부러 저 이파리 밑에서 비를 긋고는 에세 프라임 한 대 뿜어 올려봤다.
조만간 나는 그 앞을 지나며 이리 외치리라
계전오엽이추성 階前梧葉已秋聲 이라
그러면서 유튭으로 노래 한 곡조 들으리라.
오동잎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가을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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