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을 풍미한 소위 사구체(사회구성체) 논쟁은 그렇게까지 질기게 물고 늘어져 이야기 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겠지만
사실 당시 소위 말하는 한가닥씩 하는 논객은 죄다 달려들어 한국사회를 뭐라고 부를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이걸 네 권이나 되는 두꺼운 책으로 찍어 냈다는 점에서 반드시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이 사회구성체 논쟁, 약술해서 사구체 논쟁이라고 부르는 "논쟁"은 20세기의 이기논쟁이다.
어떤 면에서 그런가?
멀쩡히 잘 성장하던 한국사회를 반봉건사회라고 규정하는 어처구니 없는 이들이 논쟁 당사자 반쪽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고
내가 기억하는 한 그 논쟁에 참여하는 사람 중 한국사회가 90년를 넘어 2020년대가 되면 선진국에 안착하리라 예측한 사람은 단 한명도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이 맞다) 없었기 때문이다.
대개는 외채 때문에 망한다거나, 내부 모순으로 조만간 무너진다는 이야기를 전제로 깔고 이야기 했고 이 논쟁의 이야기를 유심히 들어보면 당장 내일이라도 한국사회는 망할 것 같다는 긴박감이 있었다.
사실 1997년 겨울, 소위 IMF사태로 한국경제가 데미지를 받았을 무렵, 이 사람들 대부분은 "그럼 그렇지" 쾌재를 불렀으리라 나는 생각한다. 그 당시 논객들을 보면 그러고도 남았을 사람들이다.
조선시대 이기논쟁과 무엇이 닮았는가?
첫째는 했던 이야기가 하나 같이 헛소리라는 점.
둘째는 논쟁이 논쟁 같지도 않아 서로 끝도 안 날 "논쟁"을 말꼬리 물기로 끝도 없이 진행했다는 점. 그러니 두꺼운 4권씩이나 책을 만들어 냈겠지.
셋째는 논쟁 같지도 않은 논쟁으로 헛소리임이 판명났는데도 누구 하나 가타부타 이에 대한 Conclusion Remark 한 마디 없이 지금도 여전히 학계에서, 정계에서 건재한 사람이 바글 바글 하다는 점.
이 논쟁 같지 않은 논쟁이 조선시대 이기 논쟁이나 다를 바 없으니 이 논쟁에 참여한 소위 "논객"들은 그럼 뭐겠는가?
조선시대 이기논쟁은 그것이 16세기여서 그랬다고나 하지.
20세기도 저물어 가던 시대에.. 정말 어처구니 없는 논쟁이었고.
도대체 1990년대에 이런 헛소리를 하던 나라가 한국 말고 있기는 한지가 정말 의심스럽다.
'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반도의 봄가뭄 (0) | 2023.03.05 |
---|---|
국가國歌 이야기 (3) 인터내셔널과 동독 국가 (0) | 2023.03.04 |
식민지반봉건사회에서 식민지근대화론으로 (0) | 2023.03.04 |
한국의 50년대-80년대가 위대하지 않다면 (0) | 2023.03.04 |
50년대-80년대 그 위대한 시기를 회상해야 할 시간 (0) | 2023.03.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