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짝없이 파르테논 신전이 정좌한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라, 탑재 시점을 보니 2017년 7월 27일이라, 그 어간에 찍었음에 틀림없다.
저때는 내가 아테네는 물론이요 그리스라는 땅 자체가 난생 처음인 시절이라
남들 다 와서 본 데를 나만 못 본 억울함도 있을 테니
암튼 여러 복합하는 감정이 겹쳐서 더 그랬는지 모르겠으나 그때는 그래도 모든 것이 새로왔다.
그래서 부러 새벽녘에도 저 아크로폴리스를 한 바쿠 돌면서 야경이라는 것들을 무지막지 담아보기도 했더랬다.
그로부터 다시 시간이 흘러 다시 찾았을 때는 저 안쪽을 들어가고픈 생각조차 주지 못했다.
무엇 때문일까? 볼짱 다 봐서였다.
다시 들어간다 한들 그때만한 감흥이 있을 리도 없고, 가서 찍는다한들 그때보다 나은 장면을 건진다는 보장도 없었으니 다 무한반복이었을 뿐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안쪽을 들어가긴 했으나, 것도 어쩌다가 애들한테 보여준다면서, 혹은 길을 잘못 들어서, 혹은 무료함을 달래느라 하는 이유가 달랐지만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남들 다 간 데를 왜 가야 하는가?
다시 가야 할 이유를 소멸하기 때문이다.
생소를 박멸하고 생경을 말살하기 때문이다.
나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어쩌다가 그것들을 죽였으나, 혹 나처럼 남들 다 봤는데 나만 보지 못해 억울하다 생각하시는 분들은 지금이라도 당장 가방 싸서 나가라 권하고 싶다.
당장 내일 굶어죽는 한이 있더라도 남들 다 본 곳은 나도 봐야 한다.
그리 촉급하게 살지 못한 나를 자책한다.
그 남들 다 보고 나만 못 본 데를 지금 와서 다시 회고하노니, 또 그것이 주는 묘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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