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문명 붕괴, 가뭄이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by Martin LaSalle, 몬트리올 대학교

과테말라 북부 폴로칙 강을 건너는 벤저민 그위네스. 사진: 조나단 오브리스트 파너

서기 750년에서 900년 사이, 중앙아메리카 마야 저지대 인구는 심각한 인구학적, 정치적 쇠퇴를 겪었는데, 과학 문헌에 따르면 이는 극심한 가뭄의 반복과 맞물려 발생했다.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은 마야 문명의 붕괴가 당시의 기후 위기 때문이라고 믿곤 했다.

그러나 3,300년 전 퇴적물 샘플 분석은 이러한 널리 받아들여진 설명에 부분적으로 의문을 제기한다.

환경 변화와 마야 문명에 미치는 영향 전문가인 몬트리올 대학교 지리학 교수 벤저민 그위네스Benjamin Gwinneth는 현대 과테말라의 이찬 유적Itzan site에서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그와 그의 팀은 유적지 인근 호수인 라구나 이찬Laguna Itzan에서 채취한 퇴적물 핵심 샘플을 이용하여 그곳의 인간 활동과 기후 조건에 대한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이 연구는 Biogeosciences 저널에 게재되었다.

그들은 이 지역에서 가뭄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마야 문명은 가뭄을 겪은 과테말라와 멕시코 일부 지역과 같은 시기에 붕괴되었다.

그럼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퇴적물에 묻힌 인간과 환경의 흔적

귀네스와 그의 연구팀은 이찬 호숫가 퇴적물에서 세 가지 지구화학적 지표에 집중했다.

화전slash-and-burn fires 강도를 나타내는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식생 유형과 강수량을 나타내는 잎 왁스leaf waxes, 그리고 인구 밀도를 추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분변 스타놀fecal stanols이다.

이러한 지표들은 4,000년 전 라구나 이찬 주변에서 인간 활동의 첫 증거가 발견된 이후 약 1,000년 전 유적이 버려질 때까지 시간에 따른 인구, 농업 관행, 기후 진화를 동시에 재구성하는 데 사용되었다.

귀네스는 "이 데이터는 최초의 영구 정착지가 3,200년 전에 나타났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화전이 성행했고 인구도 증가했다. 3,500년에서 2,000년 전, 선사시대Preclassic period에 마야인들은 불을 널리 사용했다.

그들은 화전 농업slash-and-burn agriculture을 실천했는데, 불을 사용하여 숲을 개간하고 비옥한 재 위에 작물을 재배했다.

벤저민 그위네스가 과테말라 이사발 호수에서 채취한 호성 퇴적물 중심부를 관찰하고 있다. 사진 제공: 조나단 오브리스트 파너

새로운 농업 관행

1,600년에서 1,000년 전 고전기Classic period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인구 밀도는 훨씬 높아졌지만, 불 사용은 상당히 감소했다.

"이는 아마도 대부분의 토지가 개간되었음을 의미하며, 이는 농업 전략의 변화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그위네스는 말했다.

이 데이터는 토양 침식을 줄이기 위한 이랑 경운과 고랑 경운ridge and furrow plowing, 그리고 집약적인 텃밭 가꾸기intensive gardening 등 농업의 대폭적인 집약화를 시사한다. 

"불은 더 이상 농업 관행의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고 그위네스는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점진적인 도시화를 반영하며, 마야인들이 증가하는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농업 전략을 바꾸고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농업 관행 변화는 고고학자와 인류학자들이 전성기 마야 문명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과 일치한다.

마야 문명은 점점 더 전문화하고 환경에 적응한 진보된 농업 기술을 갖춘 복잡하고 도시화한 사회였다.

안정적인 기후 수수께끼

그러나 수소 동위원소hydrogen isotopes 분석 결과, 가뭄을 겪은 북쪽 마야 유적와는 달리, 이찬은 지리적 조건 덕분에 안정적인 기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잔은 카리브해에서 유입되는 기류가 규칙적인 지형적(산악 관련) 강우를 발생시키는 코르디예라Cordillera 근처에 위치한다"고 귀네스는 설명했다.

"다른 마야 지역들이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반면, 이잔은 안정적인 기후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귀네스는 일부 고고학자들이 마야 문명의 붕괴가 이잔이 위치한 남서부 지역에서 시작되었다고 주장했기에 이 발견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잔이 가뭄을 겪지 않았다면, 이것이 인구 감소의 초기 원인이었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귀네스는 "지역적으로 가뭄은 없었지만 이찬 인구는 1,140년에서 1,000년 전인 고전기 말기에 급격히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인구 지표는 급격한 감소를 보여주고, 농업 흔적은 사라지고, 유적은 버려졌습니다."

물과 좋은 환경을 갖춘 공동체가 가뭄으로 고통받은 이웃들과 같은 운명을 겪었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치명적인 상호의존

"해답은 마야 사회의 상호 연결성에 있다"고 그위네스는 말했다.

"도시들은 고립되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무역 관계, 정치적 동맹, 그리고 경제적 의존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네트워크를 형성했습니다." 

"중부 저지대가 가뭄에 시달릴 때, 이는 자원을 둘러싼 도시 간 전쟁, 왕조의 붕괴, 대규모 이주, 무역로 단절 등 일련의 위기를 촉발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이찬은 물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일부가 되어 있던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혼란에 휩싸여 폐허가 되었다.

마야 도시들의 상호의존성은 광범위한 붕괴를 초래하기 위해 모든 곳에서 가뭄이 발생할 필요가 없었던 이유를 설명한다.

가뭄의 영향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지역을 훨씬 넘어서 지역 전체에 파괴적인 도미노 효과를 일으켰다.

"마야 문명의 변형 또는 '붕괴'는 단일한 기후 재앙의 기계적 결과가 아니었다. 기후, 사회 조직, 경제 네트워크, 정치적 역학이 서로 얽혀 있는 복잡한 현상이었다"고 귀네스는 결론지었다.

"지역의 사회정치적, 경제적 요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위네스는 이러한 연구 결과가 우리 시대에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문명이 환경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한 빛을 던져줄 수 있기 때문이다.
 
More information: Benjamin Gwinneth et al, Evidence for highly variable land use but a stable climate in the southwest Maya lowlands, Biogeosciences (2025). DOI: 10.5194/bg-22-7079-2025 

Journal information: Biogeosciences 
Provided by University of Montr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