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감숙성 가욕관嘉峪関 위진魏晉시대 벽화묘 중에서도 5호묘라고 이름한 무덤에서 보이는 소 쟁기질 벽화 장면을 살폈거니와,
이건 같은 서기 3~4세기 무렵 무덤떼 중 제1호묘 벽화에서 보이는 비슷한 소재 그림들인데, 그것과는 좀 다른 면이 있으니
다름 아닌 파종, 곧 곡물 씨앗을 뿌리는 장면이 보인다는 점이 그것이다.
저들 그림을 보면 하나 같이 쟁기는 소 두 마리가 끈다. 한데 그 쟁기를 끄는 소 앞에는 종재기 같은 것을 든 남자?가 씨앗을 뿌리는 장면을 본다.
아예 경종耕種이라 해서 묵서가 보이기도 한다. 경종이란 밭을 갈며 씨를 뿌린다는 뜻이거나, 그냥 씨앗을 뿌린다는 뜻이다.
더욱 주목할 대목은 왜 쟁기질을 해서 갈아 엎은 땅을 따라가며 씨앗을 뿌리지 아니하고 그 반대로 먼저 씨앗을 뿌린 다음 쟁기질을 해서 흙을 돋우냐 이거다.
그런 까닭에 쟁기질보다는 써레질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저 작물은 무엇일까? 이건 중국에서는 하도 출토 사례가 많아서 찾아보면 될 터인데, 저쪽 지역 출토 곡물 혹은 출토 문자자료를 보면 대략 드러나지만, 지금 내가 그것을 찾아 정리할 여유는 없어 미안함을 표시해둔다.
이 그림 중 오른쪽은 딱 봐도 같은 가욕관嘉峪関 위진벽화묘 계열임을 이제는 직감한다. 구체로는 그 6호분 벽화에서 보이는 장면인데 그림이 확실치 아니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써레 같은 것으로 땅을 헤집는 장면인데 이 경우는 소가 한 마리다. 한데 농부는 써레로 보이는 농기구를 올라타고 있다. 힘을 주어 땅을 깊게 파기 위한 농법일 것이다.
왼쪽 그림은 같은 감숙성 주천현酒泉縣 동쪽 석묘자탄 위진시대 벽화묘 중에 보이는 한 장면이라 소재가 비슷해서 소 한 마리가 끄는 농기구를 농부가 올라타고 있다.
저와 같은 생생한 자료가 남아있지 아니한 고대 한국사, 특히 그 농업사 해명을 위해서는 반드시 저와 같은 자료들을 면밀히, 것도 열라리 분석해야 한다.
언제까지 저건 중국 자료? 이런 자세로 패대기칠 수 없다. 언제나 말하듯이 한국사 사료는 전 세계에 시공간을 막론하고 늘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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