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버드나무9 2월 봄바람이 칼로 오려낸 버드나무 가지 한시, 계절의 노래(293) 버들 노래[詠柳] [唐] 하지장(賀知章, 659~744)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벽옥으로 몸 꾸민키 큰 나무 한 그루 초록 실끈 만 가지치렁치렁 드리웠네 미세한 잎 그 누가오렸는지 몰랐는데 이월 봄바람은가위와 같구나 碧玉妝成一樹高, 萬條垂下綠絲縧. 不知細葉誰裁出, 二月春風似剪刀. 버드나무를 묘사하면서도 제목 이외에는 버드나무란 글자를 전혀 쓰지 않았다. 마치 스무고개를 풀어가는 모습같다. 제목을 가리고 이 시를 한 구절씩 읊는다면 수수께끼 답을 찾는 과정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봄바람을 가위로 비유하고 버들잎을 봄바람이 재단한 봉제품으로 비유한 발상은 참으로 독특하고 기발하다. 부드러운 봄바람은 날카로운 가위와 거의 반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봄날 뾰족하게 싹을 틔운 버.. 2019. 3. 3. 말 채찍 되어 그대 팔뚝에 한시, 계절의 노래(102) 절양류가(折楊柳歌) 북조 민요 / 김영문 選譯評 뱃속 가득 수심으로우울하나니 우리 님 말채찍되고 싶어라 들고 날 때 팔뚝에매달려 있고 걷고 앉을 때 무릎 곁에있고 싶어라 腹中愁不樂, 願作郞馬鞭. 出入擐郞臂, 蹀坐郞膝邊. BTS의 노래 「봄날」을 들어보자. “보고 싶다 이렇게 말하니까 더 보고 싶다/ 너의 사진을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드라마틱스(Dramatics)의 「고마워요」는 어떤가? “생이 끝나는 날도 늘 곁에 있을 나란걸” 예나 지금이나 세상 노래의 가장 중요하고 보편적 주제는 ‘사랑’이다. 옛날에는 떨어지기 싫은 사랑을 ‘연리지(連理枝)’에 비유하기도 하고, ‘비목어(比目魚)’에 빗대기도 하며 그 사랑이 영원하기를 바랐다. 위의 시에서는 북조(北朝) 민요의 가사답게.. 2018. 7. 2. 서역에선 누가 대작해 주겠나? 한시, 계절의 노래(75) 안서로 가는 원이를 배웅하다(送元二使安西) 당 왕유 / 김영문 選譯評 위성 아침 비에티끌이 젖어 객사 버들 빛새로 푸르네 다시 한 잔 남김 없이다 마시게 서쪽 양관에 가면벗도 없으니 渭城朝雨浥輕塵, 客舍靑靑柳色新. 勸君更盡一杯酒, 西出陽關無故人. 아침부터 보슬보슬 비가 내린다. 객사를 둘러싼 버드나무는 비를 맞고 더욱 애잔한 초록빛을 드러낸다. 빗속에 변방으로 벗을 보내야 하는 아침이다. 두 벗은 단촐하게 이별주를 마시며 아득한 보슬비를 바라본다. 그리 특별할 것이 없는 풍경이다. 하지만 이른바 절제의 미가 높은 수준에 도달한다. 아침 비는 통곡하듯 퍼붓지 않고 가벼운 먼지를 적실 정도로 보슬보슬 내린다. 벗을 잡고 싶지만 버들 류(柳) 자 하나로 에둘러 마음을 표현했다. 버들.. 2018. 6. 13.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