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버드나무8 아산 신정호 호반 down by the sally gardens 버드나무 물을 좋아한들 물속에 쳐박힘까지 좋아하진 않는다. 이를 물림 혹은 이골이라 하는데 느닷없는 물난리는 저에다 흠씬을 선사한다. 이러다 뿌리까지 뽑히지 않을까 전전긍긍 여리박빙하는 저에다 나는 수채를 투사하는데 또박또박 때리는 걸음에 나무다리는 삐걱삐걱이라 응답한다. 2020. 8. 9. 허무를 격발케 한 속성수 버드나무 Willow trees that triggered the vanity of life 人生無常を誘発させたヤナギ 환공桓公이 북쪽으로 정벌하면서 금성金城을 지나다가 일찍이 낭야琅邪에 근무하던 시절에 심은 버드나무[柳]가 모두 열 아름쯤 된 것을 보고는 감정에 젖어 말하기를 "나무도 이와 같거늘 하물며 사람이 [변화를] 견딜 수 있으리오!"하고는 버드나무 줄기를 부여잡고 가지를 매만지면서 주루룩 눈물을 흘렸다. 《환온별전桓溫別傳》에 말했다. "온溫은 字가 원자元子라, 초국譙國 용항龍亢 사람이라. 한漢나라 때 오경五更을 지낸 환영桓榮의 후손이다. 아버지 환이桓彝는 사람을 알아보는 감식안이 있었다. 溫은 어린 시절 호매한 기풍[豪邁風氣]이 있어 온교溫嶠한테 인정을 받아 누차 승진하여 낭야내사琅邪內史가 되어 진서대장.. 2020. 5. 31. 버들솜, 동아시아 문화저층을 관통하는 마스코트 누차 이야기하고 강조하지만 이 버들솜에 대한 이해가 없는 동아시아 문화는 앙코 빠진 찐빵이다. 그만큼 버들솜과 그것을 생산하는 버드나무가 동아시아 문화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막중 막강하다. 버드나무가 생식을 위해 뿌리는 sperm인 버들솜은 그 자체 별리別離였고, 만남이었으며 애모였고 애절이었다. 이 버들솜이 시대 돌변과 더불어 알러지로 치환하는 시대를 살거니와 그런 알러지가 유사 이래 마찬가지였겠지만, 그래도 그런 알러지 뒤켠에는 절절한 그리움이 짙게 베여있었다. 이 버들솜에 대한 이해가 없는 당시唐詩는 불가하며 그런 당시에 대한 이해가 없는 동아시아문화사는 기둥뿌리 없는 근정전이다. 가라! 버들솜 덮어쓰러!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역시 버드나무에 대한 감성이 유별났다. 그의 위대한 시 Down .. 2020. 5. 5. 여름의 전령 버들솜 지금은 버드나무 버들솜 날리는 시즌이다. 천지사방 목면 가루 휘날리는데 그 정체가 버들솜이다. 물가에서 자라는 속성 활엽수인 버드나무는 지금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고작 이쑤시개 만드는 재료가 전부이나 예로부터 이별의 상징이었다. 버드나무 어디에 그런 맛이 있는지 알지 못하나 그에 해당하는 柳는 흔히 같은 발음인 留와 연동해서 떠나지 말고 머물러 달란 뜻으로 혼용하기도 하지만 별리別離없는 留가 가당키나 하겠는가? 그래서 떠나는 사람한텐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다시 만나잔 기약하곤 했다. 그걸 받은 사람이 그 버드나무 가지를 어찌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내 패대기치지 아니했겠는가? 혹 머리 갓끈에 꽂았을 수도 있으나 이내 버려지는 신세는 마찬가지다. 꽃다발도 이내 시들고 마는데 그 하늘하늘한 버들가지야 버들.. 2020. 5. 3. 장안의 봄[長安春] 백낙천白樂天 장안의 봄[長安春] [唐] 백거이白居易(772~846) 동문 밖 버들가지 힘없이 늘어졌더니 동쪽바람 불어오자 황금색으로 변했네동쪽주점 술은 맹탕이라 취해도 쉬 깨버리고눈에 가득찬 봄 시름 사라지지 않네 青門柳枝軟無力東風吹作黃金色街東酒薄醉易醒滿眼春愁銷不得 청문青門이란 동문을 말한다. 음양오행설에 의하면, 동쪽은 색깔로는 청색, 계절로는 봄이라 이리 표현한다. 어려운 표현 하나 없다. 이리 쉬운 말로 심금을 울리는 시를 써제낀 사람이 낙천 백거이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서는 권441에 수록됐다. 일본의 저명한 문화사가 이시다 미키노스케石田幹之助의 전당시를 분석한 책 《장안의 봄》은 바로 이 시에서 제목을 따왔다. 이시다 미키노스케石田幹之助 《장안의 봄》 그러고 보니 이 시는 오직 東 한 가지 이미지로만.. 2019. 11. 20. 2월 봄바람이 칼로 오려낸 버드나무 가지 한시, 계절의 노래(293) 버들 노래[詠柳] [唐] 하지장(賀知章, 659~744)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벽옥으로 몸 꾸민키 큰 나무 한 그루 초록 실끈 만 가지치렁치렁 드리웠네 미세한 잎 그 누가오렸는지 몰랐는데 이월 봄바람은가위와 같구나 碧玉妝成一樹高, 萬條垂下綠絲縧. 不知細葉誰裁出, 二月春風似剪刀. 버드나무를 묘사하면서도 제목 이외에는 버드나무란 글자를 전혀 쓰지 않았다. 마치 스무고개를 풀어가는 모습같다. 제목을 가리고 이 시를 한 구절씩 읊는다면 수수께끼 답을 찾는 과정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봄바람을 가위로 비유하고 버들잎을 봄바람이 재단한 봉제품으로 비유한 발상은 참으로 독특하고 기발하다. 부드러운 봄바람은 날카로운 가위와 거의 반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봄날 뾰족하게 싹을 틔운 버.. 2019. 3. 3.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