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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8

공지가 돌파되는 경우: 병자호란의 예 앞에서 한국과 중국 양국간 공지空地 이야기를 했다. 이 공지가 없어지면 어떻게 되는가 하는 예를 병자호란을 보면 알 수 있다. 최근에 병자호란과 관련하여 알려진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병자호란 때 서울 인근까지 침투한 홍타이지가 서둘러 철수한 배경에는 당시 주둔지 주변에 천연두 환자가 발생했었다는 점-. 물론 이것이 청나라 군대가 서둘러 철퇴한 배경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서로 분리되었던 두 지역 사람들이 어느날 대면하는 것은 전염병의 측면에서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것은 신대륙 발견 당시 유럽인에 의해 원주민들이 속수무책으로 전염병에 의해 쓰러진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다음은 같은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 군을 따라 남하한 우역-. 이 우역은 처음에는 청나라 영토인 심양에서 발생하였는데 호란 당시 .. 2025. 2. 20.
국경의 변화와 전염병 근대국가는 국경에서의 체계적 검역을 특징으로 한다. 이 때문에 제국주의 국가 침탈도 국경선에서의 검역관리라는 모습으로 들어올 때가 있다. 일본도 구한말 조선에 대해 검역관리를 이유로 국권침탈을 시작했고 조선이나 중국이나 모두 개항 이후 가장 서두른 것이 바로 검역이었다. 언젠가 김 단장께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신 것으로 기억하는데 근대국가의 전환은 곧 국경선 모습의 변화이기도 하다. 전근대시대 국가간 경계가 꼭 이렇다는 보장은 할 수 없겠지만 이 당시 국가간 경계는 공지를 두어 관리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본다. 지금처럼 국경선이 국가간 영토가 맞닿는 선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경계 사이에는 공지를 둔다는 것이다.이런 국가간 국경선에 두는 공지의 기원은 한국사에서는 멀리 고조선시대에도 볼 수 있.. 2025. 2. 19.
유조변이 만든 공지: 전염병의 장벽 조선시대 육로를 통한 중국 사행길을 표시하는 이 지도를 보면, 동쪽으로 이어진 중국의 경계가 압록강과 거리를 두고 남하하다가 압록강 어귀에서 만다는 것을 본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유조변柳條邊으로 봉금封禁 지역으로 못 들어가게 하기 위한 경계선으로 안다. 조선과 청나라는 국경을 서로 맞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양국의 국경은 공식적으로는 압록강과 두만강이었지만, 조선측 국경인 압록강을 넘어 저 유조변 안쪽으로 들어가기 전에 몇 십 킬로미터에 걸친 공지를 거쳐야 했던 것으로 안다. 조선 쪽에서는 압록강을 넘어 저 안으로 들어가는 데는 모종의 허가가 필요하며, 이는 중국 쪽에서도 마찬가지로 저 유조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니 곧 유조변의 동쪽이 소위 말하는 봉금지역이 되겠다. 이 공지 아닌 공지가 우리에게 남긴.. 2025. 2. 17.
세계를 누비며 쓴 책들, 국경이 없는 이야기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데이비드 쾀멘 저/강병철 역 | 꿈꿀자유 | 2022년 11월 01일최근의 문명비평서 특징을 보면, 이야기의 시공간적 무대가 한 군데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시간적 무대야 뭐 역사적 고찰이 이루어진다면 그럴 수 있다고 쳐도, 공간적 무대가 그야말로 전 세계를 누빈다. 앞에서 이야기한 다이아몬드 저서들이 그렇고, 최근 읽기 시작한 이 책도 그렇다. 국경이라는 것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필자의 60 이후도 그런 글쓰기가 되어야 할 것 같다.  *** editor's note *** 인수공통人獸共通이란 감염병 관련 용어로 동물과 사람 사이에 상호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 발생되는 전염병을 말할 때 쓴다. 이런 인수공통 감염병을 주노시스zoonosis 라.. 2025. 1. 13.
3800년 전의 전염병과 그 봉쇄 정책 by 윤성덕 전염병과 봉쇄 정책 "더구나 신이 위 지역에 (전염병) 감염을 퍼트리고 있습니다. 나는 아주 서둘러서 지나 왔습니다. 왕께서는 명령을 내리셔서, 이미 감염된 성읍의 거주민들은 아직 감염되지 않은 성읍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병이 온 땅에 퍼질까 두렵습니다. 만약 왕께서 위 지역으로 원정을 오신다면 테르카에서 멈추고 싹가라툼까지 오시면 안됩니다. 그 땅은 감염되었습니다." (Heimpel 2003, text 27 17) 전염병이 퍼질 때 지역을 봉쇄하는 정책은 3800년 전부터 시행했다. 번역에서 '감염'이라고 옮긴 말은 사실 '만지기'다. 역병의 신이 어느 지역을 만지면 전염병이 퍼진다는 말이다. 2023. 9. 8.
면역을 말한 갈홍 동진시대 갈홍(葛洪)은 《포박자(抱樸子)‧미지(微旨)》에서: “전염병을 한 번 앓았다면 무서울 게 없지만, 위급한 역병이 치성하는 재난을 만나면 꼭꼭 숨어라.[經瘟疫則不畏, 遇急難則隱形。]”고 했다. 경험으로 면역을 알았구나. 2021.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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