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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12

새벽 반납표 포획한 귀성길 이번 추석은 연휴가 짧은 까닭인지 반납표가 거의 없다. 귀성표 전쟁은 언제나 마누라 몫이지만, 저 귀성표 제때 산 적이 없다. 게을러서도 아니요 천운이 따르지 아니해 번번이 클릭에 미끄러졌다. 그리하여 언제나 내가 김천에 가는 길은 낙수 줍기였으니 반납표를 나꿔채는 방식으로 언제나 명절 김천을 다녔다. 한데 올해는 반납표도 눈에 띠지 아니해 발을 동동 굴렀다. 아침에 마누라가 떡하니 오후 1시 출발 기차표를 내민다. 새벽 네시삼십팔분에 반납표를 포획했단다. 마느래 왈..이 사람도 참 이상해 그 시간에 표를 반납하냐? 내가 말했다..아마 집안에 초상났을 거야. 그나저나 서울역이 뒤숭숭이라 조국 사태가 촉발한 민심이 흉흉함을 본다. 즉석 문통 국정수행 잘잘못을 물어 딱지를 붙이게 하는 조사가 진행 중인가 하.. 2019. 9. 12.
신선들이 자금 쟁반 투척하는 기망일에 한시, 계절의 노래(184) 증횡보와 팔월 열엿새 약속을 잡아 달구경하다(和曾谹父約八月十六日看月) [宋] 왕양(王洋) / 김영문 選譯評 바다 위 신선들이비단 난삼 펄럭이며 춤추다 흥겨워서자금 쟁반 투척했네 마음으로 좋아하며분별하지 말지라 어제 밤 보던 달에꼭 못하지 않으리니 海上群仙錦旋襴, 舞餘擲出紫金盤. 人心自愛休分別, 未必全輸昨夜看. 한시를 읽다보면 우리 시나 가요의 발상 또는 내용과 매우 흡사한 점이 있어서 놀랄 때가 있다. 이 시도 그렇다. 나는 이 시를 읽으면서 금방 ‘활주로(배철수가 이 팀 멤버였음)’의 「탈춤」을 떠올렸다. “마당엔 모닥불 하늘엔 둥근달/ 목소리 높이 하여 허공에 외쳐라/ 소매 자락 휘날리며 덩실덩실 춤을 추자/ 한삼 자락 휘감으며 비틀비틀 춤을 추자/ 탈 춤을 추자” 신선들.. 2018. 9. 28.
달을 가린 중추절 밤하늘 한시, 계절의 노래(183) 중추절에 달을 못보다(中秋不見月) [明] 오련(吳璉) / 김영문 選譯評 어찌하면 대붕처럼두 날개 펼쳐 순식간에 광한궁 곁몸을 날려서 어두운 구름 은근히밀어낸 뒤에 사방 비추는 온전한 빛앉아서 볼까 安得如鵬兩翼張, 須臾身到廣寒旁. 殷勤推蕩陰雲去, 坐見全明照四方. 희미한 구름에 가린 달이 동산에 떠오르더니, 지금은 어두운 구름 속으로 들어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인간의 힘은 얼마나 보잘 것 없는가, 하늘을 가린 저 덧없는 구름조차 걷어낼 수 없다. 하지만 시인은 달을 볼 수 없는 중추절에 대붕의 꿈을 꾼다. 대붕이 되어 구만 리 장천을 날아 남쪽 바다(南冥)로 가려는 게 아니다. 저 어두운 구름에 덮인 허공을 날아 광한궁(廣寒宮)으로 가려는 것이다. 광한궁에는 달의 여신 항아.. 2018. 9. 28.
추석 전날 바라본 달 한시, 계절의 노래(182) 열나흘 밤 장씨 누각에서 달구경하다(十四夜觀月張氏樓) 송 임일룡(林一龍)/ 김영문 選譯評 추석에서 하룻밤만남은 저녁에 달빛은 맑은 한기조금 드무리 사람들은 채움 비움뜻도 모르고 보름달 아니면안 보려 하네 只隔中秋一夕間, 蟾光應未少淸寒. 時人不會盈虛意, 不到團圓不肯看. 열닷새 보름달을 중심으로 열나흘 달과 열엿새 달은 크기에서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름달에 환호한다. 하루 차이뿐인데도 말이다. 오늘 열나흘 달을 올려다 봐도 황금빛 달빛이 보름달에 비해 크게 손색이 없다. 오히려 조금은 풋 익은 모양이 더 생기 있고 싱싱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시뿐 아니라 동서고금의 다양한 시를 살펴봐도 열나흘 달을 읊은 작품은 드물다. 이 시가 그런 희귀한.. 2018. 9. 28.
옥쟁반 구르는 추석밤 보름달 보며 한시, 계절의 노래(181) 중추절 달(中秋月) 송 소식 / 김영문 選譯評 저녁 구름 모두 걷혀맑은 한기 가득하고 은하수 고요한 곳옥쟁반이 굴러간다 이 생애 이 좋은 밤오래 가지 않으리니 명월을 명년에는어디에서 바라볼까 暮雲收盡溢淸寒, 銀漢無聲轉玉盤. 此生此夜不長好, 明月明年何處看. 우리가 사는 지구에 해만 있고 달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어쩌면 인류의 사고가 극단으로 치달려서 인류가 오래 전에 멸종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낮에 해만 뜨고 밤에 달이 없다면 밝음에만 치우친 일방적인 사고로 어둠 속에 소외된 이들에 대한 배려가 모자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해는 늘 밝고 충만한데 비해 달은 한 달을 주기로 비움과 채움을 반복한다. 비움과 채움에 대한 철학을 철저하게 이해해도 이 세상을 사는 이치의 .. 2018. 9. 28.
남산에 같이 오른 상념 이틀 뒤면 추석이다. 달 보러 올랐으리오? 지난 여름 참말로 견디기 힘들었으되, 그 여진 한 켠에 짙은 상흔으로 남아 흔들어 털어버리고자 함이라. 은하수에서 사라진 무수한 별이 지상에 깔렸다. 본다. 언제나 저 자리에 앉았더랬다. 상념이 버둥한다. 헛살았나? 석가모니를 생각한다. 당신 진짜로 반열반했소? 날이 좋은갑다. 나도 좋으렴 좋으련만. 2018.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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