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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53

절반 핀 꽃을 휘날리는 진눈깨비 한시, 계절의 노래(263) 비와 눈이 섞여 내리다(雨雪雜下) 첫째 [宋] 정해(鄭獬) / 김영문 選譯評 비와 눈이 다투며서걱서걱 뒤섞여서 펄펄펄 자욱하게하늘에서 뿌려진다 북풍은 일부러추운 섣달 기다려 절반만 핀 눈꽃을저렇듯 휘날린다 雨鬪雪聲相雜下, 飄蕭密勢灑空來. 北風有意待寒臘, 只放飛花一半開. 새벽부터 조금씩 내리던 눈이 아침이 지나며 진눈깨비가 되었다. 『시경』에도 벌써 “진눈깨비 펄펄 내리네(雨雪霏霏)”, “진눈깨비 풀풀 날리네(雨雪浮浮)”, “진눈깨비 분분히 뿌리네(雨雪雰雰)”와 같은 표현이 보인다. 진눈깨비는 비도 아니고 눈도 아니다. 비와 눈이 마구 엇섞인 기상 현상이다. 결정이 비교적 굵고 건조한 싸락눈보다 훨씬 을씨년스럽고 궂은 느낌을 준다. 진눈깨비가 내리다가 온도가 더 떨어지면 땅 위.. 2019. 2. 5.
흙소 채찍질하며 불러들이는 봄 한시, 계절의 노래(267) 입춘(立春) [宋] 왕정규(王庭圭) / 김영문 選譯評 몇 만 리 밖에서 동풍이 부는지 눈이 아직 홍매 감싸 꽃 피우지 못하네 문득 흙소 바라보고 해 바뀐지 깜짝 놀라 하늘 끝에 봄볕 처음 다다른 줄 알았다네 東風來從幾萬里, 雪擁江梅未放花. 忽見土牛驚換歲, 始知春色到天涯. 오늘이 입춘이지만 봄은 늘 입춘보다 훨씬 더디 온다. 옛날 중국에서는 입춘에 흙으로 만든 소(土牛)에 채찍질하며 봄이 빨리 오기를 기원했다. 24절기를 태양의 궤도에 근거하여 분류하고 그 기점을 입춘에서 시작한 것은 매우 과학적 입장이지만 그 첫 번째 절기를 ‘입춘(立春)’이라고 명명한 것은 봄을 기다리는 인간의 소망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한다. 몇 만 리 밖에서 불어오는 동풍은 아직 미미하여 홍매 봉우리를 .. 2019. 2. 4.
귀향은 뻐기며 하지 말이야 한시, 계절의 노래(265) 귀향 두 수(歸鄕二首) 중 둘째 [宋] 강특립(姜特立) / 김영문 選譯評 오십년도 넘는 세월 고향산천 떠나 있다 오늘 아침 어쩐 일로 가족 데리고 돌아왔나 늙어 뿌리에 보답하고 조상님들 생각해야지 동네 골목 사이에서 뻐기며 자랑 말라 五十餘年別故山, 今朝底事挈家還. 老來報本思宗祖, 不爲豪誇里巷間. 옛날에도 출세한 후 귀향해서 안하무인으로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하긴 금의환향(錦衣還鄕)이란 말이 있는 걸 보면 고향 친척과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의 출세를 인정받고 싶은 유혹이 본능처럼 강렬했던 듯하다. 중국 한(漢)나라 고조 유방(劉邦)은 초(楚)나라 항우(項羽)를 죽이고 황제의 지위에 오른 후 고향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출세를 자랑하고 싶은 욕망을 이기지 못했다... 2019. 2. 4.
새해엔 옹근 나이 예순이 되니 한시, 계절의 노래(266) 제야(除夜) [唐] 백거이(白居易) / 김영문 選譯評 병든 눈에 잠 적은 게지 밤 새는 건 아닌데 감상 많은 노인 마음 또 봄을 맞이하네 등불도 다 꺼지고 하늘이 밝은 후면 곧 바로 옹근 나이 예순 살이 된다네 病眼少眠非守歲, 老心多感又臨春. 火銷燈盡天明後, 便是平頭六十人. 나는 새해에 내가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마지막 육십갑자를 맞는다. 나는 경자년(庚子年)에 태어났으므로 새해는 기해년(己亥年)이 되고 예순하나가 되는 다음 해에 다시 경자년이 된다. 갑자가 다시 돌아온다고 하여 회갑(回甲) 또는 환갑(還甲)이라고도 부른다. 요즘은 환갑잔치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사람들의 영양 상태와 건강 관리가 개선되면서 일흔이나 여든을 넘기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얼마 전 보도를 .. 2019. 2. 3.
모진 추위에 생각하는 버드나무 봄 한시, 계절의 노래(262) 모진 추위 세 수[苦寒三首] 중 첫째 [南宋] 양만리(楊萬里, 1127 ~ 1206) / 김영문 選譯評 심한 더위엔 오랫동안눈 덮어썼으면 생각하나 모진 추위엔 버드나무에봄 돌아오길 소원하네 저녁 되어 비낀 햇살그리 따뜻하진 않으나 서쪽 창에 비쳐드니심신이 흡족하네 畏暑長思雪繞身, 苦寒卻願柳回春. 晚來斜日無多暖, 映著西窗亦可人. 겨울에 더러 아파트 베란다에 나가 해바라기를 즐기곤 한다. 여름에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그렇다고 북유럽 사람들처럼 발가벗고 누워 있는 건 아니니 과한 상상은 마시라. 온몸에 스며드는 햇살이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다. 시골에서 자란 분들은 창호지 격자문에 비쳐드는 노란 햇살을 본 적이 있으시리라.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빛이 아닌가 한다. 이 시 셋째.. 2019. 2. 3.
만나기 어려웠기에 헤어지기도 어려워 당말唐末 문단에 유미주의라는 열풍을 일으킨 이상은李商隱. 이 유미주의 열풍은 어쩌면 남북조시대, 특히 남조 육조로의 회귀이기도 했다. 이 친구 말은 빌빌 꼬아 알아먹기가 에렵기 짝이 없는데...시 제목도 무제(無題)라 한 일이 많았으니, 그래도 다음 시는 알아먹기가 개중 쉽고 애잔하다. 무제(無題) 만나기 어려웠기에 헤어지기도 어려워 동풍이 메가리 없어 온갖꽃 떨어지네 봄누에는 죽어서야 실 뽑기 끝나고 촛불은 재되어야 비로소 촛농 마르네 새벽 거울보다 수심에 머리 희어지고 밤엔 읊조리다 달빛 찬 줄 알았네 봉래산 예서 가는 길 멀지 않으니 파랑새야 살짝 가서 찾아보고 오렴 相見時難別亦難, 東風無力百花殘. 春蠶到死絲方盡, 蠟炬成灰淚始乾. 曉鏡但愁雲鬢改, 夜吟應覺月光寒. 蓬山此去無多路, 青鳥殷勤為探看. 몇몇.. 2019.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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