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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61

봄볕 기대어 대문 여는 천문만호(千門萬戶) 한시, 계절의 노래(268) 설날[元旦] [明] 구월(區越, 1468~1535) / 김영문 選譯評 동풍이 어제 밤당도하여 기쁨을 성안으로보내주네 그대 봄볕 힘에의지하여 천호만호 대문이활짝 열리네 東風昨夜到, 送喜入城來. 仗爾春陽力, 千門萬戶開. 지금은 음력 기해년(己亥年) 정월 초하루 2시가 넘었다. 이미 설날이 되었고 아직도 수세(守歲)하며 불을 환하게 밝힌 분이 많으리라. 수세는 인간의 몸에 기생하는 삼시충(三尸蟲)이 우리가 잠든 사이에 하늘로 올라가 1년 동안 저지른 죄를 상제(上帝)에게 낱낱이 고해바쳐 그 사람의 수명을 단축시키기 때문에 잠을 자지 않고 밤을 꼬박 지켜야 한다는 풍속이다. 흥미롭게도 내가 자란 시골에는 섣달 그믐날에 이런 풍속이 있는 게 아니라, 정월대보름 전날 밤에 잠을 자면 눈.. 2019. 2. 6.
서리내린 코밑 흰수염이 공적이로다 한시, 계절의 노래(264) 족집게로 새치를 뽑다[鑷白] [宋] 양만리(楊萬里, 1127 ~ 1206) / 김영문 選譯評 오십에도 어떻게젊은이라 하리요 아이 불러 새치 뽑으며마음을 못 추스리네 새해 돼도 아무 공을못 세웠다 말하지만 서리 내린 코밑수염예순 가닥 길러냈네 五十如何是後生, 呼兒拔白未忘情. 新年只道無功業, 也有霜髭六十莖. 늙음을 알려주는 가장 대표적인 신체 현상이 흰 머리다. 백발은 몇 살부터 생길까? 사람마다 다르다. 전설에 의하면 도가(道家) 철학 개창자 노자(老子)는 태어날 때부터 백발이었다고 한다. 우리 집 첫 아이도 어려서부터 왼쪽 귀 바로 위쪽에 몇 가닥 흰 머리가 있었다. 걱정이 되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은 백반증일지 모르므로 약을 발라보라고 했다. 다행이 지금.. 2019. 2. 6.
절반 핀 꽃을 휘날리는 진눈깨비 한시, 계절의 노래(263) 비와 눈이 섞여 내리다(雨雪雜下) 첫째 [宋] 정해(鄭獬) / 김영문 選譯評 비와 눈이 다투며서걱서걱 뒤섞여서 펄펄펄 자욱하게하늘에서 뿌려진다 북풍은 일부러추운 섣달 기다려 절반만 핀 눈꽃을저렇듯 휘날린다 雨鬪雪聲相雜下, 飄蕭密勢灑空來. 北風有意待寒臘, 只放飛花一半開. 새벽부터 조금씩 내리던 눈이 아침이 지나며 진눈깨비가 되었다. 『시경』에도 벌써 “진눈깨비 펄펄 내리네(雨雪霏霏)”, “진눈깨비 풀풀 날리네(雨雪浮浮)”, “진눈깨비 분분히 뿌리네(雨雪雰雰)”와 같은 표현이 보인다. 진눈깨비는 비도 아니고 눈도 아니다. 비와 눈이 마구 엇섞인 기상 현상이다. 결정이 비교적 굵고 건조한 싸락눈보다 훨씬 을씨년스럽고 궂은 느낌을 준다. 진눈깨비가 내리다가 온도가 더 떨어지면 땅 위.. 2019. 2. 5.
흙소 채찍질하며 불러들이는 봄 한시, 계절의 노래(267) 입춘(立春) [宋] 왕정규(王庭圭) / 김영문 選譯評 몇 만 리 밖에서 동풍이 부는지 눈이 아직 홍매 감싸 꽃 피우지 못하네 문득 흙소 바라보고 해 바뀐지 깜짝 놀라 하늘 끝에 봄볕 처음 다다른 줄 알았다네 東風來從幾萬里, 雪擁江梅未放花. 忽見土牛驚換歲, 始知春色到天涯. 오늘이 입춘이지만 봄은 늘 입춘보다 훨씬 더디 온다. 옛날 중국에서는 입춘에 흙으로 만든 소(土牛)에 채찍질하며 봄이 빨리 오기를 기원했다. 24절기를 태양의 궤도에 근거하여 분류하고 그 기점을 입춘에서 시작한 것은 매우 과학적 입장이지만 그 첫 번째 절기를 ‘입춘(立春)’이라고 명명한 것은 봄을 기다리는 인간의 소망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한다. 몇 만 리 밖에서 불어오는 동풍은 아직 미미하여 홍매 봉우리를 .. 2019. 2. 4.
귀향은 뻐기며 하지 말이야 한시, 계절의 노래(265) 귀향 두 수(歸鄕二首) 중 둘째 [宋] 강특립(姜特立) / 김영문 選譯評 오십년도 넘는 세월 고향산천 떠나 있다 오늘 아침 어쩐 일로 가족 데리고 돌아왔나 늙어 뿌리에 보답하고 조상님들 생각해야지 동네 골목 사이에서 뻐기며 자랑 말라 五十餘年別故山, 今朝底事挈家還. 老來報本思宗祖, 不爲豪誇里巷間. 옛날에도 출세한 후 귀향해서 안하무인으로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하긴 금의환향(錦衣還鄕)이란 말이 있는 걸 보면 고향 친척과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의 출세를 인정받고 싶은 유혹이 본능처럼 강렬했던 듯하다. 중국 한(漢)나라 고조 유방(劉邦)은 초(楚)나라 항우(項羽)를 죽이고 황제의 지위에 오른 후 고향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출세를 자랑하고 싶은 욕망을 이기지 못했다... 2019. 2. 4.
새해엔 옹근 나이 예순이 되니 한시, 계절의 노래(266) 제야(除夜) [唐] 백거이(白居易) / 김영문 選譯評 병든 눈에 잠 적은 게지 밤 새는 건 아닌데 감상 많은 노인 마음 또 봄을 맞이하네 등불도 다 꺼지고 하늘이 밝은 후면 곧 바로 옹근 나이 예순 살이 된다네 病眼少眠非守歲, 老心多感又臨春. 火銷燈盡天明後, 便是平頭六十人. 나는 새해에 내가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마지막 육십갑자를 맞는다. 나는 경자년(庚子年)에 태어났으므로 새해는 기해년(己亥年)이 되고 예순하나가 되는 다음 해에 다시 경자년이 된다. 갑자가 다시 돌아온다고 하여 회갑(回甲) 또는 환갑(還甲)이라고도 부른다. 요즘은 환갑잔치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사람들의 영양 상태와 건강 관리가 개선되면서 일흔이나 여든을 넘기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얼마 전 보도를 .. 2019.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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