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망태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환락의 갈구가 아니라 시름을 잊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태백太白이 말한 '만고의 시름[萬古愁]'은 무엇이겠는가?
허무 아니겠는가?
덧없음 아니겠는가?
살고 싶다는 발악 아니겠는가?
그리움 아니겠는가?
갈구 아니겠는가?
'但願長醉不願醒'...바라는 건 오직 오래도록 고주망태 되어 깨어나지 않았으면 할 뿐이라는 말에서 클라이막스를 이룬다고 나는 본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태백에 구토한다. 그 절절함과 파토스pathos에 절규한다.
그리하여 저 고주망태를 나는 이리 읽는다.
너가 보고 싶노라 피를 토한다.
미치도록 그립노라 발광하며 울부짖는다.
이태백 장진주(將進酒) 전문이다.
君不見 그대 보지 못했는가
黃河之水天上來 황하 물이 하늘에서 내려와선
奔流到海不復回 미친 듯 흘러 바다로 가선 다시 돌아오지 못함을
君不見 그대 보지 못했는가
高堂明鏡悲白髮 높은 집 마님 거울 바라보곤 백발 서러우니
朝如青絲暮成雪 아침엔 푸른실 같더니 저녁엔 눈발같네
人生得意須盡歡 사람은 태어나 때를 만나면 즐겨야 하거늘
莫使金樽空對月 금 술잔 비운 채 달 맞지 말게나
天生我材必有用 하늘이 내게 주신 재능 쓸 데가 있을 터
千金散盡還復來 천금을 써도 다시 돌아오리니
烹羊宰牛且爲樂 양 삶고 소 잡아 즐겨보세
會須一飮三百杯 한번 마시면 삼백 잔은 채워야지
岑夫子 잠부자여
丹丘生 단구생이여
將進酒君莫停 술 드리니 그대들 사양치 말게나
與君歌一曲 그대들과 노래 한 곡조 하리니
請君爲我側耳聽 부디 귀 기울여 내 노래 들어보게
鐘鼓饌玉不足貴 요란한 음악 비싼 음식 귀할 게 없으니
但願長醉不願醒 오래 취해 깨어나지 않았으면 할 뿐
古來聖賢皆寂寞 옛날이나 지금안 성현은 모두 적막할뿐
惟有飮者留其名 오직 술 마신 사람만 이름 남겼다네
陳王昔時宴平樂 진왕은 그 옛날 평락관에서 잔치할 때
斗酒十千恣歡謔 한 말에 만냥 하는 술 맘껏 마셨다네
主人何爲言少錢 주인은 어찌 돈이 없다 하시는가?
逕須沽取對君酌 당장 술 받아오게 그대들과 대작하리
五花馬 오색 말
千金裘 천금 갓옷
呼兒將出換美酒 아이 불러 주어 좋은 술과 바꿔오게
與爾同銷萬古愁 그대들과 더불어 만고 시름 녹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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