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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2286

홍수라는 고고학도, 하회마을 언덕에 숭녕통보를 선물하다 서애선생문집西厓先生文集 제16권 / 잡저雜著 옛 돈을 기록함[記古錢] 갑진년(甲辰年) 6월 12일, 비가 와서 강물이 불어나 양쪽 언덕과 평평하였다. 7월 6일, 천둥이 치면서 비가 왔다. 큰아이가 강 언덕 위에서 옛날 돈[古錢] 하나를 주워왔다. 글자가 반은 마멸되었는데, 자세히 보니 숭녕통보崇寧通寶란 넉 자가 있었다. 그것은 곧 송宋 나라 휘종徽宗 때의 물건이니 지금으로부터 5백여 년 전의 것으로, 당시에 있었던 일만 가지 일들은 구름처럼 사라지고 연기처럼 없어져 버렸는데 이 물건이 여전히 있을 줄은 생각지도 않았다. 사람을 시켜서 닦고 손질하게 한 뒤에 보니, 마치 석고石鼓 같은 느낌이 들었다. ⓒ 한국고전번역원 | 권호기 박희창 은정희 조복연 최순희 (공역) | 1977 甲辰六月十二日雨。河漲平岸。.. 2023. 2. 18.
국왕이 죽었는데도 비상계엄령도 발동하지 않은 조선왕조 서애선생문집西厓先生文集 제15권 잡저雜著 이 정승의 정묘년 일을 쓰다[記李相丁卯年事]의 한 대목 이날 새벽에 나는 성동城東의 집에 있어서 대궐과의 거리가 꽤 멀었는데, 변變을 듣고 급히 달려가 경복궁 광화문 밖에 이르니, 문이 환하게 열려 있고 안에는 한 사람도 없었다. 곧바로 들어가 근정전에 이르자, 백관 및 하인들이 뜰 가운데 모두 모여 시끄럽게 떠들어 어지러운데도 금지하는 사람이 없었으니, 아마 창졸간에 사람들이 할 바를 잃게 되는 모양이다. 금위禁衛들은 경계하여 지키는 차비를 다른 날보다 배나 세밀히 하여야 할 터인데, 소홀함이 이와 같았다. ⓒ 한국고전번역원 | 권호기 박희창 은정희 조복연 최순희 (공역) | 1977 是日曉。余在城東家。距闕頗遠。聞變急。赴至景福宮。光化門外門洞開。內無一人。直入至勤政.. 2023. 2. 18.
육구연이 불학임을 알고는 배신했다는 류성룡 서애선생문집西厓先生文集 제15권 잡저雜著 상산학象山學은 불학佛學과 동일함[象山學與佛一樣] 경오년(1570, 선조3)과 신미년(1571, 선조4) 연간에 나는 수찬修撰으로 옥당玉堂에 있으면서 상산象山(육구연陸九淵)의 이론을 좋아하여, 경계될 만한 말을 베껴서 한 책을 만들어 출입하는데 가지고 다녔다. 그리고 매양 주자가 상산을 공격한 것이 너무 지나쳤다고 생각하였다. 비록 입으로는 감히 이를 말하지 못하였으나, 마음속으로는 오히려 의심하였다. 그 뒤 내가 상을 당하여 금계산金溪山에서 상주 노릇 할 때에, 한 노승이 불경佛經, 《대혜어록大慧語錄》, 《증도가證道歌》 등의 책을 보여 주기에 한가한 틈에 거의 다 보았더니, 기축機軸과 운용運用은 다 상산의 학술과 서로 비슷하였다. 다만 상산은 개두환면改頭換面하여 .. 2023. 2. 18.
당쟁을 격화한 석담일기石潭日記, 류성룡을 씹다 붕당을 증오했지만, 결국 그 자신도 동서 분당 와중에 어느 한쪽에 몸담을 수밖에 없던 율곡은 그 처지가 여로 모로 사르트르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사르트르더러, 네 철학은 실존주의다고 하니, 사르트르는 처음엔 아니다고 길길이 날뛰었다가 나중엔 그래 난 실존주의자다고 선언하고는 실존주의란 무엇인가를 설파하기에 이른다. 일명 경연일기經筵日記라고도 일컫는 그의 석담일기石潭日記가 공개가 언제 되었는지가 나로서는 관심이지만 이 대목은 아직 추적하지 못했다. 조선시대 글쓰기 양태를 보면, 이미 초고 단계에서 이미 주변에 다 알려지기 마련인데, 그 공간이 언제이건 상관없이 그가 쓴 글은 생전에 이미 공개되어 알려졌을 것이며, 더불어 그의 사후 직후에는 이미 석담일기는 그것이 공간되었건 아니건 육필원고는 이미 조정에 .. 2023. 2. 18.
너라고 불러보는 조국아 by 이은상 너라고 불러보는 조국아 by 이은상 너라고 불러보는 조국아 너는 지금 어디 있나 누더기 한 폭 걸치고 토막土幕 속에 누워 있나 네 소원 이룰길 없어 네거리를 헤매나 오늘 아침 수 없이 떠나는 봇짐들 어디론지 살길 찾아 헤매는 무리들이랑 그속에 너도 섞여서 앞선 마루를 넘어갔나 너라고 불러보는 조국아 낙조 보다도 더 쓸쓸한 조국아 긴긴 밤 가얏고 소리 마냥 가슴을 파고든는 네 이름아 노산 자신에 의하면 이 시는 1951년 4월 18일에 썼다 한다. 한국전쟁이 한창 와중이었을 무렵이다. 노산이 말하는 조국은 가족 입시 사기단主 그 조국과는 결을 달리한다. 2023. 2. 18.
부처님도 혼자서는 외로운 법, 양촌 권근이 말하는 협시 보살의 탄생 아래에서 그렇고 조선시대 불교 관련 논급에서 당주堂主라는 말이 흔히 보이는데, 글자 그대로는 건물채 주인이라는 이 말은 요새 불교미술사학계에서 주로 쓰는 용어로는 주불主佛 정도에 해당하며 해당 사찰에서 제일로 치는 신앙 대상이다. 대웅전이 정전인 데서는 석가모니 부처, 비로전인 곳은 비로자나불, 아미타전인 데서는 아미타불을 주불, 다시 말해 堂主로 삼는다. 고려말 조선초 문한文翰에서 명성을 날린 양촌陽村 권근權近(1352~1409) 시문을 모은 전집 격인 《양촌선생문집陽村先生文集》 권 제33 잡저류 애책哀冊이 수록한 석왕사釋王寺 당주堂主 비로자나毗盧遮那와 좌우보처左右補處 문수文殊·보현普賢에 복장腹藏하는 발원문(왕명을 받들어 짓는다) [釋王寺堂主毗盧遮那左右補處文殊普賢腹藏發願文(奉敎撰)] 은 앞서 다룬 민지.. 2023.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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