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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2821

이맹희 회고록 《묻어둔 이야기》 저녁에 들른 독립문 골목책방서 이천원에 구입한 이맹희李孟熙 회고록 《묻어둔 이야기》다. 부제를 보면 회상록이라 했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 장남이면서 3남 이건희의 친형이자 CJ그룹을 일으킨 이맹희가 구술하고 다른 사람이 정리한 것으로 1993년 6월 1일 도서출판 청산이라는 데서 초판이 나왔다. 아버지와의 갈등, 동생한테 밀려난 이야기를 비롯해 가족사와 삼성그룹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비교적 생생하게 정리됐으니, 내가 본 기업인 혹은 정치인 회고록 중에서 이만치 시시콜콜히 내막을 까발린 것이 없다. 물론 회고록은 제아무리 객관을 가장해도 결국 본인 시각으로 사건을 재단하고 해석하며, 또 많은 경우 실체를 왜곡 혹은 은닉하거니와, 이에서 이 회고록 역시 한치 예외가 없다. 하지만 회고록이 지니는 가.. 2021. 1. 26.
유득공이 증언하는 《열하일기熱河日記》 선풍과 그에 대한 꼰대 정조의 반응 열하일기熱河日記 상上(정조를 말함-인용자)이 요즈음의 문체가 비속하고 낮다 하여 여러 차례 윤음綸音을 내려 사신詞臣을 꾸짖고 패관 소설稗官小說을 엄금하였으며 또한 여러 검서관檢書官은 신기神技를 힘써 숭상하지 말라 신칙申飭하였다. 북청부사北靑府使 성대중成大中이 홀로 법도를 좇았기에 매양 그에게 포상을 더하였는데, 내각內閣에 명하여 술자리를 열어 시를 읊어서 그의 출발에 총영寵榮을 내렸다. 서영보徐榮輔·남공철南公轍 두 직각直閣과 강산薑山 이 승지李承旨(이서구李書九)가 그 자리에 있었으니 모두 당대 시문의 대가들이다. 검서관은 나와 이 무관李懋官(이덕무李德懋)이 참석하였으니, 지극한 영예라 이를 만하다. 이날 남南 직각은 성상의 뜻으로 편지를 써서 안의 현감安義縣監 박지원朴趾源에게 다음과 같이 유시諭示하였다... 2021. 1. 23.
을사조약에 자결한 이한응이 착용한 외교관 복식 이 분이 입고 있는 옷은 대한제국 광무 4년(1900)에 제정된 서구식 문관대례복 중 주임관 대례복입니다. 대한제국의 문관 대례복에 자수된 문양은 근화槿花, 즉 무궁화입니다. 주임관은 앞 중심선을 따라 반송이의 무궁화를 좌우 4개 자수했고, 칙임관은 그보다 무궁화 갯수가 많습니다. 이한응 열사가 처음 영국에 가실 때는 서기관이었기 때문에 주임관 대례복을 착용하였고, 자결하실 때는 대리공사였습니다. 1905년 을사늑약 직후 가장 먼저 자결하신 분으로, 외교관 중에는 영국에서 이한응, 러시아에서 이범진(병합이후)이 있습니다. 이런 서구식 대례복을 착용한 사람들로 친일파도 분명히 많지만, 이한응, 이범진, 민영환, 김가진 등도 있습니다. 옷은 착용자와 동일시되는 경향이 있어서.. 저평가되어 있지만 이 시기의 .. 2021. 1. 22.
문서행정 설레발들을 비판한다 역사학, 특히 한국고대사 분야에서 문서행정이라는 말이 남발한다. 목간 하나 발굴되면 그걸 침소봉대하고는 이걸로 신라가 문서행정을 이룩했음을 알 수 있다느니 하는 설레발이 넘쳐나거니와 그 꼴 볼수록 가소로운 게 신라는 문서행정을 해서는 안된다는 전제를 깔기 때문이다. 해서는 안되는 원시미개한 놈들이 그걸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나왔다 해서 흥분하니 언제 신라가 문서행정을 안했다 했니? 더 같잖은 꼴은 그나마 문서행정이란 것도 이해력이 처참해서 신라가 지증왕 때 왕이 7명이 있었다고 하질 않나 그때는 왕을 포함한 일곱놈 혹은 열댓놈이 벤또 시켜놓고 까먹어가며 무슨 안건을 진짜로 공론共論한 걸로 알아 이것이 화백회의 모습이라는 하며 설레발을 쳐댄다. 문서행정 문서행정 입에 달고 다니는 놈들이 실은 문서기안 한.. 2021. 1. 21.
태산泰山을 끌어내린 해발海拔 會當凌絶頂 一覽衆山小내 반드시 저 꼭대기 올라서는 한눈에 꼬나보리 뭇산이 작음을中唐의 시인 두보杜甫라는 이가 대종垈宗이라는 산을 등반하기 전에 꼬나보고는 읉은 망악望岳이라는 시 마지막 구절이다. 시 제목 망악은 산을 바라본다는 뜻이니, 예서 岳은 산동성 태산泰山을 말한다. 이 태산을 지칭하는 별칭은 여러 가지이나 이 시에서 두보는 굳이 垈宗이라는 말을 끌어다 썼다. 이는 일부러 이리한 것이다. 이는 말 그대로 垈의 宗家가 된다는 뜻이니 산 중에서도 으뜸이라는 뜻이 단순히 크다는 泰山보다 뜻이 강하다. 한데 현장에 가 보면 알지만 실은 코딱지 만한 산에 지나지 않는다. 산 높이나 그 규모라 해 봐야 소백산 태백산에 지나지 않는다. 태산을 이리 만든 것은 해발海拔이다. sea level! 빨리 읽으.. 2021. 1. 21.
연암의 갈파 "개시끼는 키우지 마라" "개는 주인을 따른다. 한데 개를 기르면 죽이지 않을 수 없고 죽이는 일은 차마 하지 못할 짓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기르지 않는 편이 낫다"[拘能戀主, 且畜之, 不得無殺, 殺之不忍, 不如初不畜也]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1737~1805)의 아들 박종채朴宗采(1780~1835)가 아버지가 생전에 한 말이라면서 《과정록過庭錄》에 남긴 말이다. (2014. 1. 18) *** 이 경우 개는 똥개 종류로 보신탕을 위해 희생하는 그 누랭이를 말한다. 불독을 잡아먹을 순 없진 않은가? 비단 식용이 아니라 해도 평균 수명 10년 남짓한 개는 대체로 사람보다 죽으니, 요새 그런 개가 죽었다 해서 지 애미 애비 죽는 것보다 더 슬퍼하는 꼴을 보니 차마 개는 길러서는 안 되는 짐승 같다. 참고로 우리집에도 마누라가 먹시라.. 2021.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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