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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904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7) 툭진 양말 건조는 커피 포터로 여행의 요체는 짐 줄이기다. 더구나 기차요금보다 싼 EU 내 이동은 저가 항공을 이용하니 짐짝은 더 단촐해야 한다. 나는 딱 한 벌로만 움직인다. 속옷이고 뭐고 딱 한 벌이다. 사진기 세트 때문이다. 양말은 계절도 계절이고 또 많이 걷는 까닭에 부러 툭진 쪽을 선택한다. 바지나 잠바 제외하고선 양말 속옷은 그날 저녁에 빨아 걸어둔다. 빤스나 난닝구는 그 담날이면 다 말라 있는데 툭진 양말이 문제다. 이틀 묶을 몰타 숙소엔 헤어드라이기가 안 보인다. 이걸로 속성건조는 왔다지만 없으니 어쩌겠는가? 백열등이라도 있으면 그짝에다 걸어두면 금방 마르지만 요새 등은 열이 안난다. 주방 뒤지니 커피 포터가 보인다. 물을 부러 가득채우고 데핀다. 포터 온몸에서 풍기는 열이 상당하다. 양말을 얹어놓았다. 몸통을 둘러 한.. 2023. 11. 29.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5) 좀처럼 느끼기 힘든 한류 한달살기라 한들 나는 방관자니, 내 판단이 무에 그리 신빙성을 담보하겠는가? 예서 말하는 피부로 느끼는 한류란 길거리에서 체감하는 딱 그 정도 이상도 이하도 아니어니와, 더 간단히 말해 카페 같은 데서 한국 대중음악이 나오느냐 마느냐 하는 딱 그걸로 판단한 데 기초한 데 지나지 않는다. 내가 로마를 활보하면서 한국음악이라고는 딱 한 곡 어딘가서 튼 소리를 들었으니, 그건 방탄소년단도 블랙핑크도 엑소도 아닌 내 세대 옛날 가수 박미경 노래였으니 이브의 경고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IsvhRu0Jo7I 이 노래 가사가 콜로세움 근처인가 버스 타고 가다가 흘러나오는 걸 듣고는 애초에는 저 노래가 번안곡인가 어리둥절했으니, 내가 피부로 실감한 길거리 한류는 딱 그 한 순간.. 2023. 11. 28.
또라이가 휘어잡는 세상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 조가네 항공 다 또라이다. 정치지도자들은 말할 것도 없다. 이것이 내가 풀지 못한 숙제다. 사마씨 천 또한 통탄하기를 착하면 복을 받는다 했는데 왜 백이숙제는 굶어죽었냐 하늘 향해 절규한다. 사람다워야 한다? 사람답지도 않은 쓰레기들이 휘어잡는 세상이다. 왜 그럴까? 이 숙제를 어찌 푼단 말인가? *** 야망을 품은 사람들이 꿈을 실현해 가기 위해서는 크리미널 마인드 장착이 필수더라. 규칙 법 제도 다 지켜가며 무슨 야망을 달성한단 말인가? 이것을 뛰어넘는 절대 조건이 크리미널 마인드 아닌가 싶다. 2023. 11. 28.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4) 소 닭쳐다 보듯 하는 젤라토 첫째 나이 때문이라 찬 게 들어가면 입이 시리다. 둘째 계절이 겨울이라 땡기지가 않는다. 그래서 로마 생활 이십일이 넘도록 저 놈은 쳐다도 안본다. 공교하게 커피 한 잔 때리러 들어간 카페가 저걸 팔아 눈길 한 번 줬을 뿐이다. 저 젤라토라는 아이스크림이 베네치아공화국에서 탄생해서 세계로 퍼졌다는 글을 본 적 있는 듯한데 젊은 친구들이야 이빨이 성성하고 몸에서도 걸핏하면 열기가 솟으니 계절 불문하고 이태리 왔다하면 기념으로 줄줄 빨더라만 만사 귀찮다. 젤라토 할애비라도 싫다. 내친 김에 한여름에 왔을 이전에는 연신 저걸 줏어담기는 했지만 내 체질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먹고나면 물이 더 땡긴 기억이 있다. 갈증해소가 아니라 갈증을 부채질하는 듯해서 먹을 땐 좋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 아니했다. 2023. 11. 28.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2) 연장과 예정 사이에서 애초 귀국일은 12월 5일이라, 연말로 가는 까닭에 비행기표에 유동이 있는 모양이라, 12월 20일대로 넘어가도 괜찮은 비행기표가 떠서 그때로 연장할 거냐 집사람이 물어서 잠시간 고민 끝에 예정대로 귀국키로 했다. 무엇보다 귀국 직후 두 곳 학술대회 진행 혹은 토론좌장을 맡은 처지인 까닭이 크다. 무리해서 사정 설명하고 다른 사람 구해보라 해도 되겠지만, 이런저런 작은 미련 버리고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준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다. 가뜩이나 여기 오는 바람에 이런저런 초청 자리를 눈물을 머금고 포기할 수밖에 없었으니, 아무리 자발 백수라 해도, 연말이 대목이요, 연말 아니면 이렇게 와달라는 자리도 없어 이럴 때 조금이라도 주머니를 채워놔야 춘궁기를 견딘다. 또 이를 핑계로 이런저런 자리라도 있어야지.. 2023. 11. 27.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2) 빨래에 장보기를 한 날 이번 나들이도 스무날을 넘기고 이제 막바지로 치닫기 시작한 오늘에서야 비로소 나는 하루 항목에다가 '완전한 휴식'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으니, 오늘 사진 디렉토리에는 빨래 사진이랑 장보기 수퍼마켓 사진 두어 장밖에 할당하지 않았다. 혹사라 할 만큼 몸을 함부로 굴리고 다녔더니, 온몸이 납덩이 같아 진짜로 반신욕이 간절하지마는 숙소가 호텔도 아닌 까닭에 뜨끈 한 물에 몸을 담글 만한 욕조가 없어 아쉽기 짝이 없다. 다음 번에도 이런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때도 또 이럴 것이라는 걸 너무 잘 안다. 나는 천성이 그렇기 때문이라, 이때 아니면 언제 이런 걸 보겠느냐 하는 그런 절박감으로 사는 사람이라 그렇다 해 둔다. 하도 몸이 따라 주지 아니하니, 이제서야 지난 며칠 간 갈무리하지 못한 사진들을 날짜 별로,.. 2023.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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