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런저런1879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70) 층간 소음? 그딴게 어딨어? 모든 가정사가 공개행정 지금 빨래 널라 놓고선 따땃한 햇볕 쬐며 베란다서 한 대 빠는데 옆 아파트 상층 베란다를 시발로 삼는 서라운드 입체 음향이 울려퍼진다. 내가 이태리말을 몰라 무슨 내용인지 알 수는 없지마는 어느 중년 여성이 실내복 차림으로 역시 베란다서 한 대 빨며 이어폰 꽂고는 통화 중이다. 고함 소리도 아니요 조근조근하는 말인데 원형극장 온 듯한 에코가 있다. 뿐인가? 옆 아파트 창문 여는 소리도 너무 또렷이 들리고 차양 내리고 올리는 소리는 물론이고 옆집 옆방에선 축구시청하는 테레비 소리도 쩡쩡해서 골 넣고 먹을 땐 장탄식까지 들린다. 다만 오빠 오빠 하는 굉음이 들리지 않는 거 보니 권태기 중년 부부 혹은 할매 할배가 사는 듯하다. 층간소음? 그딴 게 어딨어? 여긴 모든 사생활이 공개된다. 이건 차벽이 아니라 바.. 2023. 11. 26.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9) 볕이 든 날에는 청소에 빨래 https://www.youtube.com/watch?v=LYUrPqaG11Y 이거 들으며 집안 대청소 중이다. 아마 로마 또한 파리랑 마찬가지였다는 말을 들은 듯한데, 오랜만에 동쪽 티볼리 동산에서 오른 해가 남쪽 EUR로 가면서 비추는 볕이 고맙기만 한 날이다. 우중충하고 간간이 비 때리는 날만 겪다 이렇게 볕이 나니 이럴 때는? 딴 거 없다. 청소랑 빨래가 제격이다. 저짝 창문 너머 햇볕이 스며든 대리석 바닥을 보니, 그간 내가 밥한다고 혹은 딴짓하다고 부산뜬 부엌을 중심으로 오물이라 할 만한 것들이 제법 보여, 보이는 대로 줍고는 밀대로 쏵 밀어버린다. 아파트는 양쪽 창문을 열어두고 환기한다. 건물이라고 사람하고 다를 리 있겠는가? 바람을 쐬야지 않겠는가? 이참에 파리 다니는 길목에 촬영한 사진들.. 2023. 11. 26.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8) 추위와 쟁투한 3박4일 파리 외출 파리 외출 삼박사일을 청산하고 지금은 다시 로마다. 파리가 하도 추워 오돌오돌 떨었으니 속히 로마 복귀를 희망한 이유가 이곳이 아지트이기도 하려니와 아무래도 기온 사정이 한층 이곳이 나은 곳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웬걸? 로마쪽 기상 사정도 만만찮아 수은주가 곤두박질했은니 춥기는 마찬가지다. 이곳 한기는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다 하나 참으로 재수없게 춥다. 암튼 이쪽 추위는 기분 나쁘다. 그래서 들어오자마자 뜨끈뜨끈한 숭늉으로 부러 온몸을 적셨다. 그러고 보니 하도 걸어다녀 온몸이 만신창이라 이럴 땐 온천욕이닌 반신욕 생각이 간절하다. 애초 파리는 계획에 없었다. 구미가 더는 땡기는 데가 아닌 까닭이다. 하지만 어찌하다 보니 기회가 주어져 쏜살처럼 다녀왔다. 그러고 보면 많이 경험하지는 않았지.. 2023. 11. 26.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7) 곤혹스런 경조사, 아들놈을 대타로 이런 비교적 장기 외유에 곤혹스런 일이 경조사라, 떠나는 날이 하필 어머니 생신이라 집사람과 아들놈이 챙기는 바람에 아들로서는 차마 못할 짓을 했고 또 일부 지인 경조사는 미리 경조사비로 땜질했지마는 그럴 수 없는 자리가 있으니 오늘은 경주에 사는 고향 형님 오세윤 사진작가가 아들 장가 보내는 날이라 부조금은 일찌감치 했지마는 그냥 넘길 수 없어 아들놈이 대타로 갔다. 마침 내일은 울산 사촌형님 딸 치우는 날이라 겸사겸사 집사람이 대동해서 두 건을 다 처리한다. 그래도 군말없이 따라주는 아들놈이 고맙기 짝이 없다. 이참에 아버지 제사까지 넘기고 싶으나 그건 차마 하지 못할 일인 듯 해서 나 죽으면 모든 집안 제사는 없앨 작정이다. 이런저런 경조사 소식이 들리는데 한편으로는 내가 챙기지 못해 몹시도 신경이.. 2023. 11. 26.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66) 늙으면 일찍 나타나는 이유 파리 오를리공항발 로마 피우미치노행 비행기를 타려고 좀 일찍 나선다는 것이 물경 세 시간이나 일찍 나타나는 바람에 공항서 빈둥빈둥거린다. 내가 어울리는 그룹 중에서 유독 칠십대 어간인 뇐네가 양태 보면 모름지기 약속시간보다 빠르면 한 시간, 늦어도 삼십분 전엔 나타나선 어디냐 닥달질이다. 내가 저 형님 나이대는 아니지마는 갈수록 저에 가까워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시골로 내려가면 더 해서 어디 놀러간다 해서 버스 대절해놓으면 물경 두세 시간 전에 악속장소인 마을회관에 나타나서는 뇐네들이 왜 안 나타나냐 괌을 질러댄다. 이를 꼰대라기도 하는 모양이고 초조 조바심이라고도 하는 모양이라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나이 먹어가며 점점 내가 그리되어 간다. 왜 그런가? 나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마는 내 경우 보통.. 2023. 11. 26. 명상도 배가 불러야 하는 법, 허기에 굴복한 오랑주리 모네 수련 그래 위선 크니 대작이라 해둔다. 대작大作이 별건가? 덩치가 큰 작품을 대작이라 하니깐 말이다. 이런 비름빡을 장식한 똑같은 작가 똑같은 연작 전시실이 하나 더. 있다. 잇대어 붙여놨는데 클로드 모네가 말년에 아마도 창작열도 떨어지고 뭔가 새로운 걸 구상하기엔 기억력 정력 감퇴로 불가능해지니 그래 집에 있는 수련이나 그려 보자 캐서 그린 것이 이거 아니겠는가? 만사 귀차니즘 발동한 소이가 빚어낸 대작이겠다 싶다. 솔까 waterlillies 수련이라 하니깐 아 수련인갑다 하지 수련인지 아니면 노망난 늙은 화가 개수작인지 어찌 알겠는가? 그러고 보면 수련처럼 보이는 형체가 화면에 따라 도드라지기도 한다. 솔까 이게 유명하다 하니 유명한갑다 하지 덩치 빼고 특별히 유명해야 할 마뜩한 이유도 찾기 어렵다. 나.. 2023. 11. 24. 이전 1 ··· 73 74 75 76 77 78 79 ··· 31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