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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강이 뼈에 남은 칼질의 추억, 145만년 전에 식인 풍습이? 현생 인류가 나타나기 훨씬 이전 그 조상으로 간주할 만한 약 150만년 전 인류족 뼈를 분석했더니 식인 습속이 있었다고 할 만한 흔적이 나타났다고 한다. 보통 이럴 때 고고학도나 고인류학도가 접근하는 방식은 생각보다는 간단해서 일단 뼈다구에서 칼질의 흔적을 찾는다. 물론 그때는 금속 칼이 없었으므로 석기로 썰어야 했다. 그런 흔적이 보이면 이것이 인위적인 것이냐 아니냐를 당연히 분석해야 한다. 이 또한 뭐 복잡한 것 같고 실제 그렇듯이 그네들이 설명하지만 뭐 내가 보기엔 그리 큰 기술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암튼 미국 스미스소니언자연사박물관 브리아나 포비너 라는 사람이 팀을 꾸려서 케냐 나이로비 국립자연사박물관 Nairobi National Museum 이 소장한 저 시대 사람족 화석 정강이 뼈를 이리보고.. 2023. 6. 27.
독毒과 약藥은 동전의 양면 독성이 강할수록 약성이 뛰어나다. 동양의학에서 주로 나오는 말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만국 의학에 공통한다고 나는 본다. 독극물 아닌 약물 있던가? 그래서 같은 물질인데 잘 쓰면 약이요, 잘못 쓰면 독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네 일상에서 그 대표가 실은 아편이다. 이 아편은 내가 어릴 적 고향만 해도 거개 몰래 농사를 지어 비상약으로 썼다. 지금도 이런 일이 드물지 않게 아파트 안에서 몰래 키우다 걸렸네 마네 하는 뉴스가 보이는 것을 보면, 그 재배 욕망이 어쩌면 인간 본능이 아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요새 한창 사회문제화하는 펜타닐[fentanyl 또는 fentanil로 쓰는 모양]은 흔히 하는 사전식 설명으로 오피오이드계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로, 효과는 같은 오피오이드계 모르핀보다 100배 이상.. 2023. 6. 27.
춘배의 고백 [단상] 또 일 년의 절반을 맞으며 제가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장으로 부임한 2020년 9월 16일 이래 특별전과 기획전을 매해 3~5건 씩 진행해 왔습니다. 그런데 어째 올해는 고궁박이 조용하다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네. 실제 올 전반기 특별전은 없었습니다. 2022년 말 선보인 과학실을 본격 가동하고 계획에 없던 환수되어 온 대동여지도 특별 공개전을 연 외에 별다른 전시 이슈가 없었습니다. 물론 올 9월 중순에는 세상에 다시 없는 아름다운 옷을 가지고 대규모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 정말 엄청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어쨌건 전시 자체는 좀 줄었어요. 왜냐면 고궁박물관의 인지도 상승을 위해 냅다 달린 지난 2년도 중요했지만 이제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아 차분히 근본.. 2023. 6. 27.
건준의 문제는 왜 발생했는가 한국의 좌파 진영에서 건준[조선건국준비위원회]의 문제를 보는 시각은 비교적 간단하다. 해방 후 건준이 총독부로 부터 치안 유지권을 인계받아 "건국을 준비하였으며" 9월 초에는 이를 "인민공화국"으로 발전시켜 국가로까지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건준의 "법통"을 부여하기 위해 이 건준이라는 것은 사실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해방 1년 전부터 여운형呂運亨(1886~1947. 7. 19)은 이 전국적으로 조직한 "비밀조직"이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방후 스토리를 써 내려가면 당연히 9월 초에나 들어와 총독부로부터 정권을 인수인계받은 미군정은 "불청객"이 될 수밖에 없겠다. 하지만 건준이 이렇게 한달 조금 못되는 기간 동안 해프닝의 역사를 써 내려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이 항복한 후 미국이 일본 본.. 2023. 6. 27.
동경제국대 학생의 한달 경비 1938년 한 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통학하는 동경제국대 학생은 한 달에 평균 27엔을 지출하는데 책에 10엔을 썼고, 하숙집에서 다니는 동경제대 학생은 한 달에 52엔을 쓰는데 책에 11엔을 지출했다고 한다. 생활비 20~30%를 책 사는 데 던진 셈. 어지간한 연활자본 책이 3엔 하던 시절, 10엔 11엔이라고 해봤자 서너 권 사면 끝이다. 거기에 펜이나 잉크, 공책 같은 문구류도 사야 했을 테니. 식비가 각각 4엔, 17엔이었다는데 이건 술값을 포함한 걸까? *** 이는 아마노 이쿠오 지음, 박광현·정종현 옮김, 《제국대학 - 근대 일본의 엘리트 육성 장치》, 도서출판 산처럼, 2002. 140쪽에 기초한다. *** Editor's Note *** 조선인 유학생의 경우는 어땠을까? 제대로 된 증언을 .. 2023. 6. 26.
화가 오타 기지로한테 쌩까임 당한 후지다 료사쿠 일본 근대 고고학 1세대로, 1921년 경주 금관총을 발굴해 우리에게도 유명한 고고학자 하마다 고사쿠 빈전경작 濱田耕作 (1881~1938)가 1924년 조선 땅을 다시 다녀간다. 그때 그와 함께 다닌 화가 오타 기지로 태전희이랑 太田喜二郞(1883~1951)가 하마다 행적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 그림 두루마리(에마키)로 만들었다. 그걸 무슨 이유에서인지 조선총독부박물관이 1941년에 사진으로 찍어갔다. 그 마지막 장면인데,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날 밤, 후지타 료사쿠(1892-1960)가 하마다에게 이렇게 권한 모양이다. "센세이! 벚꽃 보러 안 가시렵니까?" 근데 뭐가 뜻대로 안되었는지, "밤벚꽃놀이 결의안"이 철회되고 만다. 이에 후지타군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가로등 아래 벚꽃이 흩날리는데, 손을 .. 2023.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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