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1036

[어숙권](4) 추가 학살을 막은 이는 중국어 군관! 그에 투영한 자신 공무원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반드시 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어숙권은 분명 명종 즉위년인 1545년 발생한 황당선荒唐船 전라도 고흥 표류 사건과 그에 따른 왜적 오인으로 인한 대규모 학살사건이 일어났음을 이야기하면 이 사태가 더 확대되지 않도록, 다시 말해 추가 학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 사람이 버벅이 중국어를 하는 당시 전라도 수군절도사水軍節度使김세한金世澣이었음을 대서특필했다.뒤에서 보게 되겠지만 이 사건이 미친 여파가 상당히 커서 그 발생과 처리 과정이 명종실록에는 비교적 상세하게 보인다.하지만 어디에도 이 사태 해결에 김세한이 관여했다는 언급 자체가 없다.어숙권이 말한 그 김세한이 저 어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무관으로 실록 곳곳에 등장하기는 하나 이 사건 그 어디에서도 언급이 없다.함에도 어.. 2025. 2. 20.
이른바 '조선귀족' 천태만상 1924년 6월, 제48호엔 관상자觀相者라는 인물이 쓴 "경성京城의 인물백태人物百態"란 기사가 실렸다. 말 그대로 경성, 곧 서울을 주름잡던 거물들의 모습을 풍자하듯 그린 글인데 그 말미에 이른바 '조선귀족'들도 언급된다. 그 대단한 나으리들의 모습을 볼작시면... 閔泳綺男의 大學目藥은 광고가 잘 되얏스니 더 말할 것 업고- 민영기(1858-1927)는 을사늑약을 반대한 덕에 '을사오적' 칭호는 듣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 뒤엔 제법 친일행적이 있었고 남작 작위를 받았다. 그런데 갑자기 웬 '대학목약'? 눈 목자가 들어갔으니 안약인 셈인데, 일제 때 꽤 유명한 상표였단다. 근데 그 신문 광고를 보니 둥근 얼굴에 텁수룩한 수염을 기른(또 다른 특징도 있으나 언급하지 않겠다) 인물이 등장한다(참고자료: .. 2025. 2. 20.
이것은 도마뱀일까 도롱뇽일까, 아니면 다른 그 무엇이었을까 3.1운동으로 한국인에게 채워진 족쇄가 약간은 헐거워졌던(그러나 풀릴 기미는 없던) 1920년대,한국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끈 잡지라 하면 아마 대부분 을 꼽을 것이다.천도교에서 만들었으되 종교색이라고는 별로 없이 온갖 시사를 다루었던 이 잡지는 그 자체만으로 일제강점기를 연구하는 이들의 노다지 광산이 아닐 수 없다.그 29호(1922년 11월)에 "천지현황天地玄黃"이란 제목의 꼭지가 실렸다. 여러 에피소드가 옴니버스식으로 실린 기사인데 그중 이런 대목이 나온다. 한자에 토를 달아 읽는 식이므로 최대한 풀어본다.- 진고개[泥峴] 조선관내朝鮮舘內 수족관水族舘에는 근자에 함경남도 낭림산 깊은 소沼에서 나온 이른바 용龍이라는 기이한 동물을 구입하야 일반에게 관람케 하는데, 그 동물의 머리는 전부 뱀과 같고 .. 2025. 2. 20.
[어숙권](3) 중국 표류민 학살사건, 그 무대는 전남 고흥 가정 을사년, 곧 1545년, 명종 즉위년에 일어난 중국 복건福建 사람들이 탄 배가 정박한 일과 그에 따른 대규모 학살사건이 일어난 무대를 패관잡기는 호남 흥양興陽을 지목했거니와, 그렇다면 흥양은 어디를 말하는가?지금 이 지명이 남아있지 않거나, 남아있다 해도 현지에서나 알아들을 법한 곳이니 이를 찾아서 우선 확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흥양은 어디인가?신증동국여지승람 제40권 전라도全羅道에 흥양현興陽縣을 별도 항목으로 독립했으니, 이에 이르기를 서쪽으로는 보성군 경계까지 78리에 이르고 남쪽으로 발포鉢浦까지가 40리, 북쪽으로 낙안군樂安郡 경계까지 82리에 이른다 하고본래는 장흥부長興府에 소속된 고이부곡高伊部曲이라 하면서, 그에 注하기를 고이는 방언으로 고양이라 했으니, 고양이 마을이 곧 흥양이라, 고려 .. 2025. 2. 20.
한국 고고학 백년을 쏟아부은 '팔수록 더 깊어지는 발굴 이야기' 어떤 일을 부탁했을 적에 단 한 번도 그 부탁을 거절하는 일을 나는 못봤다. 나 같은 기자가 한둘이 아니었을 터인데, 내가 듣기로 모든 기자한테 이랬으니, 참으로 부단히 기자들이 써먹는 대표 고고학도가 바로 저자다. 흔히 이런 이를 일러 언론친화형 연구자라 하는데, 그 말에는 비난 조 색채가 들어가기 마련이다. 기자가 좋아하는 말만 한다는 그런 비아냥 말이다. 기자들을 일러 이런저런 말들이 있는 것처럼 왜 연구자를 향해 그런 이런저런 말이 없겠는가? 기자들이 좋아하는 말만 하는 연구자, 기자들이 모를 것 같아도 옥석 구분 다 한다. 기자들이 가장 자주 찾으면서도 어느 기자도 기자들이 좋아하는 말만 한다 해서 결코 비아냥을 할 수 없는 천상 연구자 중 한 명이 바로 '팔수록 더 깊어지는 발굴 이야기'(책과.. 2025. 2. 20.
석고에서 DNA로, 폼페이가 이룩하는 고고학 혁명 여러 번 소개했지만, 폼페이 유적 매몰 인체 복원은 1863년 이탈리아 고고학자 주세페 피오렐리Giuseppe Fiorelli가 개발한 석고 응고 기술을 출발로 삼는다. 뜨거운 화산재에 묻힌 인체는 동물도 마찬가진데 이내 녹아내린다. 하지만 신이 인간에게 내린 축복이 있어 그 녹아내린 구멍은 화산재가 메꾸지 않고 구멍으로 남긴다. 이걸 발견하기까지도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구멍이 송송 뚫린 지점을 의아하게 여긴 저 고고학도가 이건 사람 흔적이다 해서 그것을 발견하고선, 다음으로 그렇다면 그 사람을 죽음 직전 어떻게 복원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그런 고민 끝에 나온 발상이 저것이다. 그래 석고를 붓자!석고가 넘쳐날 때까지 쌔려 붓자. 액체화한 석고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수분을 증발하고 굳어버린다.. 2025. 2. 2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