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0971

어느 가을을 더 화사하게 한 두 여인의 미소 찍어서 이쁜 사람들은 찍는 사람이 기분 좋다. 그런 사람이 있다. 찍어서 기분 좋은 사람 말이다. 어떤 사람이든 누구나 그런 자질이 있다고 나는 보는데 언제나 가장 자연스런 아름다움이 배겨 나올 때는 피사체가 나를 누군가가 찍는다 알아채지 못할 때다. 이른바 몰카인데 이게 요샌 자칫하면 범죄가 되지만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몰카다. 내 경험이 그렇고 주변에서도 다들 엇비슷하게 말하니 얼추 맞을 것이다. 찍힘을 알면서도 찍힘을 했는데 이쁜 사람들이 있다. 2014년 어느날 가을빛 물씬한 빛고을 광주 월봉서원이라는 데서 문문 모임이 있었으니 그 참가자 두 분이다. 참 곱다. 당시 폰카로 찍어 sns에 공유한 것인데 원본은 어디 갔는지 찾을 수도 없고 해상도 그린 저 판을 ai 힘빌려 증폭해본다. 2024. 11. 4.
올리브를 추수하는 계절, 로마가 개발한 방식 에게해 그리스 본토를 돌아다니면 지금이 온통 올리브 수확철이라 그 소리로 올리브 농가는 야단법석이다. 예서도 일꾼은 거의 다 동남아 서남아 계통 사람들이다. 수확하는 장면은 동영상 촬영한 것들이 있는데 보니 우리 밤 따듯, 그리고 예초기 비슷한 기계를 장대에 매달아 훓어내려 바닥에 깐 자루망 같은 걸로 거두어 박스에 담아 옮기더라. 올리브는 지금 익기 시작하는지 시퍼런 것도 있고 반쯤 보라색 비슷하게 멍든 것도 있고 완전히 멍든 색깔도 있다. 보니 수확은 시퍼런 것들을 하더라. 익은 것들은 어찌 처리하는지 보지 못했다. 올리브유Olive oil는 요리 재료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조명의 연료로, 목욕탕의 위생 연고로도 사용한 로마인들의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제품이었다. 생산, 상업화, 운송의 전체 .. 2024. 11. 4.
강연의 조건, 강사의 자격 아카데미 운영자로서 좋은 강사 수배는 그 운명을 결정한다. 좋은 강사란 1. 고도의 전문성 2. 야부리 3. 지명도 세 가지를 말하는데 다 갖춘 사람을 물색하기가 쉽지는 않다. 꼭 하나가 부족하다. 지식장사꾼으로서 나는 요새 저 후보자를 올려 놓고는 유튜브를 찾아 야부리 실력을 검증하고는 괜찮다 싶은 사람은 강사풀 목록에 올려둔다. 또 내가 할 일은 1, 2는 구비했는데 3을 장착하지 못한 사람 발굴이다.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실은 이것이다. (2022. 11. 4) *** 저짝 회사 있을 적에 저 문화아카데미 장사를 했더랬다. 그때 고민 일단인데 결국 경혐과 역사, 곧 연륜이 모든 걸 결정하더라. 2024. 11. 4.
조선후기의 선물과 부조금 이미 많은 분이 밝힌 것으로 아는데 조선후기에는 사대부 사이에 선물증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고 이게 그냥 선물 정도가 아니라 집안 살림이 이 선물로 돌아갈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누구로부터 뭐를 받고 하는 것을 꼼꼼이 적어두고 또 그 반대급부로 이쪽도 그쪽에 뭔가 상응하는 선물을 보내는 것이다. 이 선물이 가계에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서 아예 이를 선물경제라고 이름 붙인 연구자 분도 있는 것으로 안다. 이것 뭔가와 많이 닮지 않았는가? 바로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부조금이다. 경조사가 있을 때 찾아가 부조금을 내고 그 부조금 내역을 꼼꼼이 적어 두었다가 반대로 가서 상응한 금액을 내는 것. 우리나라 부조금을 유심히 보면 경조사를 축하한다는 정도를 넘어 아예 서로 돌아가며 계를 타는 모양에 더 가까운 것 .. 2024. 11. 4.
부인이 집안에선 내상內相 17세기 영남 문인이었던 모당慕堂 손처눌孫處訥(1553~1634)이란 분 문집을 찾아볼 일이 있어서 잠깐 들여다보다가 재밌는 표현을 발견했다. 어떤 이의 부인을 '내상內相'이라고 일컫고 있는 것이다. 내재추內宰樞, 내부대신內部大臣의 준말을 '내상'이라고도 하는 모양이지만, 이때는 그런 직제가 있을 리 없다. 당나라 때 육지陸贄라는 이가 한림학사翰林學士로 국정에 직접 참여하여 정승처럼 국사를 좌지우지했다는 데서 그를 '내상內相'이라고 일컬었다는데 혹 여기서 땄을까? 하지만 그 대상이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기의 '내상'은 말 그대로 '집안의 재상'이라 풀어야겠다. '집안의 재상'이라... 그러면 남편은 집안의 군주인가? 군약신강君弱臣强... 아 여기까지만. 요즘도 간혹 어머님 혹은 아내를 '내무부장관.. 2024. 11. 4.
상품화폐경제가 작동했다는 조선 후기 조선 후기를 다룬 논문 중에는 그 시대에 이미 상품화폐경제가 작동했다는 전제 하에 쓴 것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작동했다는 상품화폐경제가 왜 조선후기 일기에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 걸까 이전에 식민사관 극복의 일환으로 조선후기사에서 증명했다는 상품화폐경제의 존재는 과연 진실일까. 이건 혹시 한 명이 이야기하고 또 다른 사람이 이를 인용하고 다시 또 인용되어 거대한 인용의 태산이 그렇지 않다는 관찰과 의견을 압도하고 있는 소산이 아닐까. 이런 의문을 "식민사관"이라고 매도할 것이 아니라, 팩트로, 사료로 입증해서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필자는 광작이니 화폐경제니 하는 것 정말 조선후기에 실존했을까 심히 의심한지 꽤 됐다. *** editor's note *** 누차 이야기하듯이 화폐경제 운운은 심대한 과.. 2024. 11. 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