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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677

폐허란 무엇인가? 갈수록 무엇을 위한 폐허인가를 묻는다. 이제는 이를 대답할 시점이 된 듯하다. 폐허주의....그렇다고 우리가 100년전 이상화 오장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왜 폐허인가에 대한 그럴 듯한 답을 이제는 내어놓아야 한다. 돌이켜 보면 이런 철학적인 물음을 성찰하지 아니했다. 하긴 이런 일은 한국지식인 사회 고질이라 무엇인가 이론을 체계화하고 그것으로써 문화를 묶어내는 이런 철학적 접근은 언제나 외국, 특히 구미유럽의 몫이라 생각했고, 그리하여 언제나 이런 거창한 물음은 누군가는 하겠지 팽개쳐두고는 언제나 우리네 지식인사회가 달려간 곳은 주거지 변천양상이었고, 토기의 변화양상이었다. 이는 가장 저급한 형이하학에 지나지 않는다. 왜? 무엇을? 이런 물음을 동반하지 않는 저런 학문은 이제는 설 .. 2019. 7. 23.
믿음과 배려 권위dignity는 신비神秘와 미지未知를 자양분으로 삼는다. 내가 저 친구한테 군림하려면 저 친구는 나를 잘 몰라야 한다. 또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저 친구는 몰라야 한다. 반면 군주는 자기가 부리는 사람의 구석구석을 훤히 꿰뚤어야 한다. 이것이 고대 중국의 정치학 흐름 중 하나인 황로학黃老學을 관통하는 군주론의 핵심이다. 노자老子를 핵심으로 삼는 그 철학이다. 황로학은 이런 식으로 군주가 신하들을 통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래야 신하들은 군주를 향해 맹목적인 충성을 바치고 충성 경쟁을 벌인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통치술을 대체로 좋다고 생각했다. 내가 대통령 시절 노무현에게 비판적인 눈으로 바라본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었다. 아다시피 그는 너무 자주, 그리고 너무나 강렬하게 자기 의지와 생각을 .. 2019. 7. 21.
연구비 타서 답사다니는 교수들 한국연구재단을 통해 매년 수조원(정확한 액수를 모른다)에 달하는 국민세금을 투하하거니와, 다른 데는 내가 모르겠고 이른바 인문학 쪽 사정을 보건대, 그 연구비 상당액수가 해외조사비로 나간다. 이쪽 인문학 쪽 프로젝트 기획안이란 걸 보면, 거개 생뚱맞게도 해외조사비 명목이 들어가 있는데 이쪽이 안들어 가면 앙코 빠진 찐빵 같은 취급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방학이면, 이렇게 타낸 국민세금을 싸들고 바리바리 해외로 기어나간다. 그렇다면 이런 해외조사가 필요한가? 아니 범위를 좁히자, 이런 해외조사에 왜 국민세금이 투하되어야 하는가? 이에서 우리가 주시해야 할 점이 있다. 방학이랍시며 이런 식으로 해외자료조사를 핑계로 답사를 다니는 교수들이 있는 집단이 이 지구상에서 오직 대한민국 뿐이라는 사실이다... 2019. 7. 20.
김일권 박사의 ‘신라 금석문과 신라본기의 천문역법사 고찰’ 토론문 *** 내 기억에는 2013년 7월, 신라사학회 발표문을 토론했는데, 토론 대상인 이 논문은 〈신라 금석문과 「신라본기」의 천문역법사 고찰〉 (Silla Astronomy and Almanac on the Silla-bongi and Epigraphs) 이라는 글이다. 이 논문은 훗날 동국대학교(경주캠퍼스) 신라문화연구소 《신라문화》 42호에 같은 제목으로 실렸다. 김일권 박사의 ‘신라 금석문과 「신라본기」의 천문역법사 고찰’ 토론문 김태식 연합뉴스 발표자는 평소 장대한 논문을 즐기는 편이거니와 이번 논문 또한 그에 해당해 실로 장대하다. 발표문 성격을 보니 신라 천문역법사에 대한 통사를 겨냥한 느낌을 준다. 글은 세부로 들어가면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으니 첫째가 ‘역법’이고 두 번째가 ‘시간’이.. 2019. 7. 19.
문화재는 적극적인 개발이 필요하다 Taeshik Kim August 1, 2014 (아래 글을 긁적인 시점이 2014년 여름임을 전제해야 한다) 난 누누이 말했듯이 영국과 프랑스 땅은 밟은 적 없다. 그래서 이참에 적어도 런던이랑 파리엔 다녀왔단 표식은 내고자 했다.하지만 어찌하다 보니 파리는 포기해야 했다.대신 나는 두 가지 코스로 나름 수정했다. 런던과 주변 일대 고고건축물과 영문학 코스를 밟아보잔 심산이었다. 후자는 택도 없지만 영문학의 시원이라 할 캔터베리 테일즈의 고향을 찾았고 오늘 포츠머스 간 김에 찰스 디킨즈 생가는 구경이나마 했다. 사실상 마지막 날인 내일은 셰익스피어 생가를 간다. 고고건축물 중엔 마침 직전에 외우 주민아 선생이 소개한 도버의 청동기시대 목선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오늘 다녀온 포츠머스 로즈.. 2019. 7. 19.
일본 학계에 대한 환상과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 Taeshik KimJuly 18, 2015 at 8:17 AM · 주로 내 관심 분야에 국한하기는 하지만 주변에 보면 일본 학계에 대한 경외와 감격이 여전히 만연하다. 이 풍토를 조성한 주범을 나름 정리해 보면 몇 가지로 추릴 수 있거니와, 첫째, 그네들 특유의 이른바 학자적 풍모라 해서 그에 감발을 받은 이가 의외로 많다. 우리가 경외하는 일본인 연구자는 대체로 수명이 길어 팔십구십까지, 심지어 백수해서 죽을 때까지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이가 많으니 그에서 우리가 보지 못하고 가지 못할 길을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한다. 둘째, 그네들의 기초가 고증학이란 점이다. 이른바 문헌검증이라 해서 그네들이 내세우는 최대 강점이 세밀한 주석이니, 이는 결국 청대 고증학에다 주로 랑케 사학에 뿌리박은 실증주의 학.. 2019.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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