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SSAYS & MISCELLANIES

한 눈 팔았다가 다시 오니 수국水菊이 피기 시작했다. 수송동 공장 앞 다방 우드앤브릭은 내 단골이라 출건길 아침마다 에소프레소 한 모타리 집어심키는 곳이라 어찌하여 요즘엔 인근 다른 다방 쩜장이 하도 이뻐 그 짝에 출몰하다 옛정 잊지못해 행차했더니 작년에 피고진 수국이 다시 저 모양이더라. 내가 살핀대서 내가 피란대서 내가 지란대서 피어야할 수국이 안 피는 것도 아니요 져야할 수국이 도로 피는 것도 아니더라.
어찌하다 보니 나는 숙명론 운명론은 믿지 않는다. 굳이 따진다면 불교가 말하는 인연이란 말은 생각을 좀 한다. 인연이라는 말....나는 이를 "어찌하다 보니"라는 말로 치환하곤 한다. 내가 자란 환경을 보면 내가 대학물 먹었다는 일 자체가 기적이다. 한데 어찌 하다 보니 그리됐다. 기자도 어찌 하다 보니 그리됐다. 어찌 하다 보니 이것이 천직이라고 믿는 시기도 있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있었을까? 모르겠다. 끝을 모르면서, 그것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말의 불안감을 안고서도 빤히 보이는 길을 걸어야 하는 때도 있다. 이것이 숙명인지 운명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걸 피하고 싶지는 않다. (June 4, 2014) 오돌개 모노가타리 《自述》 13 오돌개 모노가타리 2013.06.10 12:09:51 상전벽해桑田碧海라..
시멘트 틈바구니에 안착한 오동 오동은 습성이 특이해서 꼭 시멘트 틈바구니에다 뿌릴 내린다. 이 놈들 습성이 그런가 보다 한다. 그 틈바구니는 어찌 그리 잘 찾는지 모르겠다. 이 이파리 조만간이면 가을소리 내리라. 그때 나는 소년이로 학난성을 부를 것이다.
그 좋다는 자연은 인공이다 자연自然이 좋다 한다. 인간의 때가 타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그대로 놔두어야 한다고 한다. 언뜻 보면 그럴 듯하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우리의 자연은 대부분이 60~70년대 대대적인 사방공사에 말미암은 결과임을 망각한다. 자연은 되도록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당위에는 동의하나 절대 손을 대어서는 아니된다는 발상, 나는 거부한다. 사람을 거부하는 그런 자연 필요없다. (June 1, 2014)
미묘한 시점의 이용수 할머니 나눔의집 방문 나눔의집 찾은 이용수 할머니, 윤미향 질문에 "묻지 마세요" | 연합뉴스나눔의집 찾은 이용수 할머니, 윤미향 질문에 "묻지 마세요", 최찬흥기자, 정치뉴스 (송고시간 2020-06-01 19:51)www.yna.co.kr 그 자신 의도했는지 아닌지는 내가 알 수는 없지만 이 할매 행보는 정치적 상징을 띤다. 이 시점에 하필 나눔의집을 찾았을까? 더구나 정의연과 그 전신 정대협을 호되게 비판한 마당에 정대협과 더불어 과거사 특히 일본군위안부운동을 양분한 나눔의집을 찾은 일이 나로선 허심하게 보이지 않는다. 두 단체는 출범 이래 언뜻 같은 정신 비슷한 지향을 내건 이른바 동지적 관계로 알기 쉬우나 아주 북잡미묘했으니, 이용수 할매의 정의연과 윤미향 비판을 계기로 다시금 그 복잡미묘함이 수면으로 부상하기 시작..
뜯어보니.. 눈길 주지 않으면 그저그런 풍경이다. 뜯다보면 너가 소피 마르쏘요 피비 캣츠일지니 비로소 말하노라 너는 아름답다고. 2019. 5. 31 전라도 장성에서 나는 이리 썼다.
특종 [단독]이 의미를 상실한 시대 내가 언론에 처음 입문했을 무렵 인터넷이란 괴물이 한반도를 강습했다. YTN..이거 YONHAP TELEVISION NEWS의 약자다. 내가 연합뉴스에 입사한 그해에 우리회사는 뉴스전문 케이블 진출에 사활을 걸었으니, 그 결과물이 지금은 우리와 결별한 이 방송이다. 왜 방송에 사활을 걸었던가? 실시간 뉴스를 쏟아낼 인터넷 환경에서 그것을 생명으로 삼는 뉴스통신사는 살길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통신사는 끝났고 신문은 사양산업이니 방송만이 살길이라 해서 이쪽으로 나갔다. 한데 역사는 참말로 아이러니라, 실제 인터넷 시대가 개막하고 보니 통신의 전성시대, 황금기가 도래했다. 서두가 길어졌다. 요즘은 인터넷에 그 기반이 모바일로 급속도로 기울어지면서 환경이 또 변한다. 신문방송 다 죽다시피 하고 통신의 시..
굴러온 탑이 주변 개발행위를 제한한다고??? 부산시 문화재 지정 석탑 때문에 주변 재개발 차질 '갈등' | 연합뉴스부산시 문화재 지정 석탑 때문에 주변 재개발 차질 '갈등', 차근호기자, 사회뉴스 (송고시간 2020-06-01 10:52)www.yna.co.kr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다. 간단히 이 사건 개요 추리자. 부산 지역 어느 사찰에서 신라 말기에 만들었다고 짐작되는 석탑 1기를 경주에서 기증받았다. 한데 근자 이 석탑이 부산시유형문화재로 지정받았다. 문제는 이렇게 지정된 문화재는 석탑이라는 이유로 건조물문화재로 분류되어 버퍼존 buffer zone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석탑은 문화재 중에서도 건조물로 분류되는 까닭에 문화재 지정과 더불어 해당 문화재를 중심으로 그 주변 일정한 구간에 대해서는 문화재보호구역을 생성한다.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