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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1993

어떤 놈이 내 글을 심사한단 말인가? 감히? 내가 가끔 논문이라는 걸 써서 학회지에 투고하곤 한다. 한데 그쪽 절차라 해서 어쩔 수야 없겠지만, 그걸 논문 심사라 해서 관련 연구자 몇 명에게 돌려 평가를 받는다. 이런 우라질 어떤 놈이 내 글을 심사한다는 말인가? 내 글을 심사할 자격이 있는 놈은 단군 할아버지 이래 없었고 지구가 멸망하는 그날까지 없다. 그냥 너무 뛰어난 글 읽게 해주셔서 가문의 영광이었다는 평가 한 마디면 족하다. 새벽부터 논문 교정하다 열받아서. (2017. 3. 27) *** 이게 들어보니 외국이라 해서 사정이 별반 나은 게 없다 하거니와 이거 진짜로 작금 논문심사 시스템 심각하다. 객관성은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알 수도 없고, 이건 뭐 심사가 아니라 지가 가르치려 하는 놈이 열 명 중에 아홉이고 그 지적질이라는 것도 들여다 .. 2024. 3. 27.
어떤 로마? 동로마? 서로마? 이른바 실크로드는 요새 지나개나 다 건디는 분야라, 뭐 지도 하나 그려놓고서는, 또 거기다가 요상한 도자기 혹은 이른바 로만글라스 떡칠해 놓고서는 그게 실크로드학이라 개사기 치니는 일이 학계서 횡행하거니와 이게 좀 구미가 당기는 이유는 간단해서 잘 먹히기 때문이다. 한국연구재단 같은 데서 돈 타내기 딱 좋은 주제라, 거기다 뭐 문화재청 이런 데 가서도 돈 타내기 딱 좋다. 삼국시대 실크로드학입네 뭐네 하는 걸로 개사기 치는 어떤 젊은 친구 붙잡고 잠깐 이야기했다. "너가 말하는 실크로드학은 출발이 로마라 하는데, 그 로마는 어디 로마냐? 지금의 로마냐?" "네 당연하지요." "그래? 그 로마는 서기 330년 콘스탄틴대제가 지금의 이스탄불, 콘스타니노플로 천도하면서 개털됐는데도 지금의 로마냐? 그 로마 제.. 2024. 3. 26.
기린 vs. 다리미, 시대가 초래한 변화와 착란 좀 오래된 실화다. 아마 천마총 출토 천마도와 관련한 논쟁으로 기억하는데, 그 천마도 장니 소재 그림이 말이 아니라 기린이라는 문제 제기가 미술사 쪽에서 있었거니와, 그러한 논쟁 와중에 그것이 기린이 아니며 말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어떤 분이 계셨는데, 한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저야 각기 논거가 있고, 그런대로 각기 설득력을 구비했거니와, 한데 이 논쟁에서 그가 말하는 기린이 아니라는 논거가 처음부터 아주 이상했으니, 그 이유는 이내 드러났다. 그는 이 논쟁에서 시종일관 저런 기린을 생각했다고 하는데, 그걸 알고서는 얼마나 허탈했던지. 물론 그는 이른바 천마총 백마도가 기린이 아니며 말이라는 쪽에 서기는 했지만, 도대체 어찌 저런 일이 벌어질까 지금 생각해도 의아하기 짝이 없다. 저 실재.. 2024. 3. 25.
대파가 무슨 죄라고? 들었다 놨다? 다음달 총선 정국에 나한테 남는 건 없고, 난데 없는 대파 논쟁이라, 뭐 그 한 단을 얼마네 샀네 마네 하면서 오가는 정치인 말들을 보노라니, 얼마나 할 일이 없으면 대파 타령인가 싶기도 하거니와 대파가 얼마건 말건,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대파 가격이 얼마건 말건 것도 정치 잘하고 못한 탓인가? 웃기는 소리들 좀 작작 했음 싶다. 가격은 철저히 수요 공급에 따라 정해지기 마련이며, 소출이 적으면 가격은 올라가고, 소출이 많으면 가격은 내려가기 마련이라 내가 늘 이야기하듯이 풍년은 결코 농민한테는 축복이 아니다. 풍요기원? 웃기는 소리다. 그 풍요가 나한테 풍요롭기 위한 절대의 조건은 다른 사람 농사는 다 망하고 오직 나만이 풍년이 들 때다. 풍년은 흉작만큼이나 농민한테는 재앙이다. 대파 가격이 얼.. 2024. 3. 25.
[고고학용어] 비유가 성립하지 아니하는 비파형동검 vs. 세형동검 이 둘은 분포지역, 그리고 성행 시기가 다르지만 계승관계로 보기도 하거니와 이설이 많기는 하나 대체로 기원전 8세기 무렵 요동반도에서 등장해 그곳에서 성행하기 시작한 비파형동검이 기원전 4~3세기 무렵에는 한반도에서는 그에서 비롯한 세형동검으로 바뀐 것으로 본다. 이른바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더 발달한 형태처럼 보이는 비파형동검이 나중에 등장했을 법 하나, 볼품없는 세형동검이 후발주자다. 저 둘은 이칭이 많다. 또 중국에서 부르는 이름과 한국에 부르는 이름도 다르다. 아무튼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일반화한 명칭이 비파형동검琵琶形銅劍[lute-shaped bronze dagger]과 세형동검細形銅劍[Slender Bronze Dagger]이어니와, 여러모로 이 두 동검은 서로를 염두에 둔 명명이거나 그렇게.. 2024. 3. 24.
비파형동검 vs. 바이올린형동검, 시대 추세에 따라 학술용어 시대 추세에 따라 학술용어도 급격한 교체를 요망한다. 비파형 동검은 바이올린형 대가 dagger로 바꿔야 한다. 우각형 파수부 호 牛角形把手附壺는 뭐라 바꿔야나? 트윈트리 핸들드 포터리 twin tree handled pottery? 이중구연 단사선문 공렬토기토기二重口緣端斜線文孔列土器는? 난 한국어부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2016. 3. 23) *** 우스갯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저 문제 심각하다. 비파형 동검은 그 모양이 비팍늘 닳았다 해서 저리 이름하기 시작했지만 요즘 세대에 비파가 무슨 개떡인지 모르는 사람 천지인 시대에 저 이름을 고수할 수는 없다. violin like 혹은 violin shaped dagger 라 쓰는 편이 훨씬 적어도 그 모양을 유추하기는 쉽다. 우각형 파수부 호 牛角形把手.. 2024.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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