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652 전통의 단절과 고도高度·선진先進 명맥과 전승이 단절된 기술을 선진先進 혹은 고도高度로 오도誤導해서는 안 된다. 고려청자, 이를 재현할 수 없다지만(요새는 더 잘하는 듯), 냉혹히 말해 그 기술이 단절된 까닭은 더 이상 필요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우리 스스로가 버린 기술이었다. 다뉴세문경, 그것을 재현하고자 하는 무수한 시도가 있었지만 모조리 실패했다. 그렇다고 그 기술이 특별히 위대하다고 나는 보지 않는다. 그것을 만든 그들에게는 어쩌면 요즘의 우리에게는 종이접이로 만드는 비행기 수준이었을 수도 있다. (2015. 1. 30) *** 가마니짜기가 있다. 나 역시 어린시절 아버지가 가마니짜는 모습을 자주 목도했고, 나 역시 가마니를 짤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모른다. 다 까먹었다. 내가 가마니짜는 기술을 잊어먹고 모른.. 2018. 1. 30. 천연기념물 지정 목적은 지정 해제다 고향 김천을 지키는 엄마가 닭을 키우지 않은지는 오래다. 옛날에는 많이 키웠으나, 닭똥 냄새 때문이다. 동물 똥 중에 냄새가 가장 고약한 것으로 닭똥만한 것이 없다. 하긴 닭을 포함한 조류 똥이 대체로 길짐승에 견주어 독하기는 하다. 작년 이맘 때다. 설을 쇠러 고향집에 내려갔더니, 온 동네를 다 뒤져도 닭은 흔적도 없었다. 어찌된 일이냐 엄마한테 물었더니 조류독감 우려로 당국에서 다 잡아갔단다. 마리당 오만 원인가 오만 오천 원을 쳐주고 잡아갔단다. 발본색원이라더니 씨가 말랐다. 이 조류독감은 문화재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데, 그 AI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주범으로 철새가 자주 지목되고, 그런 철새 중에는 상당수가 문화재 중 하나인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는 까닭이다. 그런가 하면 텃새 혹은 한반도에.. 2018. 1. 28. 수오지짐羞惡之心은 미안함이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부끄러운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인의 시작이요,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은 의의 시작이고, 사양하는 마음은 예의 시작이며,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은 지의 시작이다. [無惻隱之心 非人也 無羞惡之心 非人也 無辭讓之心 非人也 無是非之心 非人也. 惻隱之心 仁之端也 羞惡之心 義之端也 辭讓之心 禮之端也 是非之心 智之端也]. 《맹자》 〈공손추(公孫丑)〉에 보이는 말이다. 많은 이가 그렇겠지만 나 역시 이 중에 부쩍 되뇌이는 말이 수오지심이다. 수오란 부끄러움이다. 쪽팔림이다. 염치다. 더 간단히 말하면 수오지심이란 미안함이다. 박근혜 최순실이 욕을 먹는 까닭도 .. 2018. 1. 26. 현충사, 그 실타래를 풀며(1) 현충사(顯忠祠)의 여러 층위와 박정희 현판 문제(1)‘이충무공 유허’와 ‘현충사’, 그 괴리 그의 탄강지 충남 아산시 염치읍 백암리 방화산 기슭에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 해군 총독으로 맹활약한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는 시설이 있으니, 이를 우리가 현충사(顯忠祠)라 하거니와, 현재 문화재청이 직접 관리하는 이 시설은 우선 면적이 방대하기 짝이 없어, 개인 사당으로 이토록 큰 규모는 없다. 시민공원을 겸한 이 현충시설은 또 하나의 국립묘지에 해당한다. 첫째, 그것을 직접 관리하는 곳이 중앙정부요, 둘째 그것이 보존정비된 내력이 이미 그런 특성이 농후하게 관철되었으며, 셋째 그 연례 제례를 관장하는 기관 역시 중앙정부인 까닭이다. 제관은 대통령이 하다가 김영삼 정부 이래 현재까지는 국무총리가 집도한다. 도대체 이.. 2018. 1. 25. 우리 안의 약탈문화재 아래는 2010년 국민대학교 일본학연구소가 공간하는 잡지 8호에 투고한 내 논문 '한일간 문화재 반환, 우리를 반추한다' 중 말미다. Ⅵ. 우리 안의 반환 청구 문화재 이 글 첫 머리에서 필자는 경복궁 경내에 있는 異質의 석조문화재 2건을 언급했다. 그 중에서도 필자 또한 열렬히 북관대첩비의 반환을 열망한 한 사람으로서, 경복궁 경내에 선 그 복제비를 보면서 이제 5년이 흐른 지금은 그런 열정이 상당 부분 식었음을 고백하고자 한다. 그래서 지금은 “차라리 북관대첩비를 반환받지 않고 야스쿠니 신사에 그대로 두었더라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 본다. 북관대첩비가 반환되어 북한으로 돌아감으로써 이제 그것이 대표하는 제국 일본의 한국문화재 약탈을 생생히 증언하는 실물 하나가 줄어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제.. 2018. 1. 21. 총탄막이, 방탄으로서의 문화재 강남 세곡동 일대에 임대주택이 들어설 무렵이었다. 재개발 예정지는 나중에 한강문화재연구원에서 발굴조사를 벌였으며, 지금은 아마 아파트가 서 있을 것이다. 한데 그 개발이 추진되는 와중에 인근 주민대표들들이 당시 문화재 담당 기자인 나를 찾아왔다. 이른바 좀 있는 사람들이다. 그네들 이야기인즉, 세곡동 임대주택 개발 계획을 막아달란 얘기였다. 이야기인즉, 이곳에는 문화재가 많으니 개발은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다녀간 뒤 다른 곳에 알아보니, 임대주택이 들어오면 인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함을 염려한 데서 나온 도움 요청일 가능성이 컸다. 내가 알기로 그네들이 그 개발을 막고자 마지막으로 찾아낸 것이 문화재였다. 그때 내가 실감했다. "아, 시대가 변했다. 문화재가 방패막으로 나서는 시대가 되었구나" 비슷한.. 2018. 1. 21. 이전 1 ··· 427 428 429 430 431 432 433 ··· 44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