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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the reds 우리공장 옥상이다. 17층까지 대략 70미터. 옥상은 공원 녹지라, 이런저런 나무에 풀때기 자라니 이곳에 화살나무 몇 그루 붉음을 한창 탐하며 외치기를, Be the reds! 역광에 담아 보니 이 가을 온통 선지해장국이요, 선혈 낭자함이 구하라 손톱에 긁힌 그 친구 얼굴 상처가 뿜어낸 그 빛깔 같다. 캡틴아메리카마냥 70년 냉동인간 되었다 갓 깨어났더래면 화엄사 홍매라 했을진저. 부디 서리 맞을 때까지 살아남아 내 너를 보고는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 외치고 싶다만, 내가 먼저 서리 세례구나. 냉동한 붉은 가슴 쓸어 풀고는 단심가丹心歌 부르고 싶노라 하는데, 옆에서 주목이 빙그레 웃더라. "난 살아 천년이요 죽어 천년이노라"라고. 2018. 10. 11.
음주운전에 서러움 북받쳐 한시, 계절의 노래(195) 동정호에서 놀다 다섯 수(遊洞庭湖五首) 중 넷째 [唐] 이백 / 김영문 選譯評 동정호 서쪽엔가을 달 빛나고 소상강 북쪽엔이른 기러기 날아가네 배에 가득한 취객백저가 부르는데 서리 이슬 가을 옷에스미는 줄 모르네 洞庭湖西秋月輝, 瀟湘江北早鴻飛. 醉客滿船歌白苧, 不知霜露入秋衣. 중국문학을 전공하면서 새롭게 확인한 충격적인 사실 가운데 하나는 이태백이 자신의 친척 이양빙(李陽氷)의 집에서 병사한 일이었다. 나는 어릴 때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노래를 부르며 이태백의 죽음에 관한 전설을 들었다. 이태백은 휘영청 달이 뜬 밤, 동정호에 배를 띄우고 놀다가 달을 건지러 물 속으로 들어갔는데 어찌 된 일인지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런 이태백이 자.. 2018. 10. 11.
연못아, 너는 어찌 그리 맑은가? 한시, 계절의 노래(194) 책보다가 느낀 바 있어(觀書有感) [宋 주희(朱熹) 반 뙈기 네모 연못거울인양 펼쳐져서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다 함께 배회하네 묻노니 어떻게그처럼 맑은가 원천에서 샘물이흘러오기 때문이지 半畝方塘一鑒開, 天光雲影共徘徊. 問渠那得淸如許. 爲有源頭活水來. 남송 주희(朱熹)는 조선시대 유학자들 사이에서 공자에 버금가는 존경을 받았다. 그가 집대성한 성리학이 퇴계와 율곡을 위시한 우리나라 선비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주희의 업적은 문학보다 철학이나 사상 부문에서 훨씬 두드러진다. 성리학을 빼고는 중국, 한국, 일본의 사상사를 논할 수 없다. 이런 연유로 중국문학사에서도 주희의 문학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주희 시를 읽어보면 그가 의외로 문.. 2018. 10. 11.
이마는 툭, 눈은 움푹 한시, 계절의 노래(193) 장난삼아 짓다(戲作) [宋] 소식(蘇軾) / 김영문 選譯評 뜰 앞으로 네댓 걸음나가기도 전에 화려한 마루 맡에이마 먼저 부딪치네 몇 번 눈물 닦아도깊은 눈에 닿기 어려워 두 샘물 그렁그렁그대로 남아 있네 未出庭前三五步, 額頭先到畫堂前. 幾回拭淚深難到, 留得汪汪兩道泉. 나이 차이가 많지 않은 형제, 자매, 남매들은 늘 소소하게 다투며 자라기 마련이다. 티격태격, 옥신각신하는 삶 속에서 끈끈한 가족애를 형성한다. 한 살 차이인 소식과 소소매 남매도 그러했던 듯하다. 하지만 다툼의 방법이 달랐다. 보통 남매였다면 소소매가 아마 “야! 이 털북숭아! 수염 좀 깎아!”라고 했으리라. 하지만 문향(文香)이 가득한 집안답게 소소매는 시로 동생을 놀렸다. “갑자기 털 속에서 소리가 전해오네.. 2018. 10. 11.
수염에 귀조차 보이지 않는 동생 동파야 듣거라 한시, 계절의 노래(192) 장난으로 짓다(戲作) [宋] 소소매(蘇小妹) / 김영문 選譯評 한 무더기 시든 풀이입술 사이로 뻗어 있고 수염이 귀밑머리 이어져귀조차 종적 없네 입꼬리 몇번 돌고도입 찾을 수 없었는데 갑자기 털 속에서소리가 전해오네 一叢衰草出唇間, 鬚髮連鬢耳杳然. 口角幾回無覓處, 忽聞毛裏有聲傳. 북송의 소동파(蘇東坡: 蘇軾)는 중국 전체 문학사에서 가장 뛰어난 성취를 이룬 대문호다. 앞에서도 소개한 바와 같이 그의 부친 소순(蘇洵)과 그의 아우 소철(蘇轍)도 소동파와 함께 당송팔대가에 든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중국 민간 전설에는 소식의 누이가 등장한다. 정사의 기록에 의하면 소식은 3남3녀 중 둘째 아들이었다고 한다. 그의 형, 큰 누나, 둘째 누나는 모두 요절했고, 소식은 그보다 한 살 많.. 2018. 10. 11.
중들이여, 동냥하라! 1994년 미국 월드컵은 말총머리 스타 로베르토 바조Roberto Baggio를 위한 대회였다. 이탈리아는 물론이고 당대 축구계를 호령한 이 스타는 이탈리아인으로서는 매우 특이하게도 불교도다. 이런 점에 주목해 대한불교 조계종에서는 이 축구스타를 불교 홍보에도 좀 써먹을 요량으로 초청을 하려 했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리처드 기어. 늙을수록 섹시함을 더 풍기는 이 유명 헐리웃 스타는 양키로서 희한하게 불교도다. 열렬한 티벳 독립 지지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중국 자본이 물밀듯이 흘러들어간 헐리웃 영화에서는 그 중국 자본 견제로 영화 출연이 힘들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바조나 리처드 기어가 생각보단 한국 불교계에서 그리 인기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반색을 하고 반길 텐데, 실은 정반대였으니, 특히 바조의.. 2018.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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