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담 앞 팔리움 얘기하다 미룬 어부의 반지란 도대체 무엇인가?
이를 흔히 설명하기를
반지 형태를 띤 교황님 공식 도장으로, 바티칸 국새에 해당하며, 베드로를 의미하는 기독교 상징물 가운데 하나다. 교황의 반지가 어부의 반지라 불리는 이유는 역대 교황들이 어부 출신이었던 베드로 후계자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뭐 이런 식 이야기가 들떠 다닌다.
한 번 어부는 영원한 어부인가 보다.
요샌 낚시꾼도 그냥 허름한 차림으로 안 되고 도시어부 보니 살림 하나 거덜내는 일 순식간이더만. 그리고 도시어부래잖아?
암튼 저런 까닭에 순돈 황금으로 장식하는 이 반지는 베드로가 배에서 그물을 던져 물고기들을 건져올리는 모습을 새겼다 하는데
도시어부 촬영하는 베드로 보고선 예수님 가라사대 “넌 이제 고기 고만 낚고 사람 낚아레이”(Mark 1:17) 했다 하셔서 그 후계를 자임한 교황님들도 사람 낚겠다고 저걸 차신댄다.
낚이면 아픈데?
낚시바늘 아프잖아?
저걸 영어로는 Ring of the Fisherman이라 하며, 라틴어 아눌루스 피스카토리스Anulus piscatoris에서 유래한다 해서 일명 피스카토리 반지 Piscatory Ring라고도 한다는데, 우리는 쉽게 생각하지만
저 개념을 추상화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누군가는 저 예수님과 베드로님 일환을 기반으로 저걸 미술로 상징화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며,
그런 부단한 상징화 작업을 거쳐 지금의 반지에 이르렀을 것임은 불문해도 가지하다.
저 어부의 반지는 교황이 서명한 공식 문서를 봉인하는 데 썼다 한다. 하지만 그 생명은 1842년에 끝나고 지금은 의식용으로만 사용한다고 한다.
간단히 말해 저 반지가 한때는 봉니封泥였다.
그렇다고 저 반지가 예수 시절부터 곧바로 있었겠는가?
이 역시 인간 상징조작의 힘이다.
흔히 알려지기로 저 반지가 저런 기능을 하기 시작한 것은 역사가 고작해야 13세기에 지나지 않는다.
당시 교황 클레멘스 4세가 자기 조카한테 쓴 편지에는 그의 사적 서신을 봉인하고자 저 반지를 인장으로 사용한 일이 현재까지는 그 첫 공식 기록처럼 인정된다는데
이것저것 고려해도 저 어간에 날인용 인주 묻히기 시작한 것이다.
그건 그렇고 다 좋아요.
꿀밤 줘박을 땐 교황님 반지 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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