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지부터 패턴을 바꿨다. 이전엔 해외 답사는 답사전 답사할 곳에 대한 정보를 잔뜩 수집, 마대자루 톱밥 쑤셔넣듯 미리 하고 떠났지만, 그 작업이 고통스럽기도 하고, 그에 자꾸만 내가 포로가 되는 단점이 있다.
이 새로운 방식이 좋은지는 자신은 없다. 허나 내키는대로 꼴리는대로 여행은 그런 번다함이 없다. 그래도 내가 댕긴 곳이 궁금하단 욕정이 스멀스멀 기어올라 자료를 뒤척이기 시작한다.
이 기운 이러다 말겠지만, 위키피디아에서 참고문헌 검색하고 이태리는 이태리어 항목 펼쳐놓고는 영어번역기 돌려 서칭한다.
로마에 디뎌 가장 먼처 달린 곳이 라르고 디 또레 아르젠티나. 아르헨티나랑 연관한 무엇인가 했더니 독일과 국경을 접한 불란서 도시 스트라스부르그랑 연동한단다.
아르센 벵거가 이 도시 출신이다. 그는 독일어도 잘 한다.
지금 아스널에 외질 무스타피 메르테사커로 연동하는 저먼 커넥션이 작동하는 한 이유다.
네이버에 항용 이탈리아어 사전을 띄워놓는다. 자주 접한 이태리어는 알아둬야겠기에서다.
그나마 익숙한 이태리어는 음악용어이니 라르고 largo 도 개중 하나인데 뭐 영어 large를 끌어다가 그 이해의 버팀목으로 삼기도 한다.
로마사는 언제나 나한텐 구미가 당기는 주제지만 언제나 라틴어 앞에 좌절하곤 했다. 유럽 각지의 유적지 앞에서 만난 라틴어 하나 읽을 줄 모르는 내가 그리도 원망스러워 읽을 줄은 알아야겠다 해서 라틴어 문법 공부 시도하기는 30년전 양놈 군부대 생활로 올라간다. 발음과 격 변화, 그리고 각종 성 변화에 경악해 서둘러 책을 덮고 말았다.
이젠 돌아서면 까먹어버리는 오십줄에 들어서 새로운 공부, 논문이나 기사의 압박에서 자유로운 그런 공부 찬찬히 해보고 싶다.
원로원이 뭐고 집정관이 뭔지, 하나씩 들여다 본다. 그나마 다행이랄까?
요샌 저 시대를 직접 증언하는 텍스트가 옛날에 견주어선 무지막지한 번역이 이뤄졌다. 저 시대를 자기 입맛에 맞게 재가공한 셱익스피어와 에드워드 기봉을 뛰어넘어 저 시대를 대면할 자료도 산더미처럼 쌓이기 시작한다.
(2017.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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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포스팅에 외우 이정우 선생이 이렇게 호응했다.
이시오노 나나미는 이탈리아 유학 5년, 귀국후 다시 이탈리아로 건너가서 이탈리아인 의사와 결혼하여 아들 안토니오 시모네를 낳고 이혼. 이후로도 피렌체에 체류하면서 이탈리아사 독학하면서 본격적인 서양사 집필 및 연구를 시작. 이런 건 따라하기가 어렵지 않을까요? 거의 선녀와 나뭇꾼수준. (2020.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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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텅빈 상태로 가자는 뜻은 아니다.
내 눈으로 봐야 한다는 맥락이다. 주어진 정보의 습득과 이를 통한 세뇌는 고뇌를 막아버린다. (2023.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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