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례 하나
그날도 난 기뤠기라고, 맨 마지막 발표 시간에 떡 하니 갖다 놨다.
어느 지자체 관련 고고학 관련 학술대회였다.
발표 기다리다 신경질 졸라 났다.
보니 청중석을 채운 사람들은 지역민들이었다.
마이크 잡자마자 쏟아부었다.
"어르신들...죄송하지만, 지금까지 발표 알아들으셨어요? 저 사람들이 무슨 말 하는지 알아들으셨어요?"
다들 고개를 끄덕이는데 개중 어떤 사람은 "옳소. 지들 말만 지끼여" 하기에 내가 빙그레 웃으면서
"저는 저런 헛소린 안합니다!"
2. 사례 둘
발표 끝나고 토론회가 시작됐다. 풍납토성 관련 학술대회였는데, 풍납토성 하는데 날 빼기가 그래선지 또 날 집어넣었다.
역시나 발표순서는 맨꼬바리였다.
사회자도 고고학 전공자, 발표자도 날 제외하고는 전부 고고학 아니면 백제사 전공자였다.
지들끼리 열라 한시간 동안 주고받더라.
보니 청중 상당수가 풍납토성 주민들이었다.
내 순서가 왔다.
마이크 잡자마자 그랬다.
"지겨워 죽는 줄 알았네 씨불. 누군 고고학 백제사 몰라서 안지끼는 줄 알아? 풍납토성 주민 여러분, 여러분은 문화재 때문에 못살겠다고 생각하죠? 문화재는 여러분 땜에 못 살겠다 그래요."
순간 청중석이 난리가 났다. 김태식 저 새끼 죽여야 한다고 난리가 났다.
그날 학술대회 주인공은 김태식이었다.
(2019. 9. 23)
***
이런 항변이 마침내 먹혀들기 시작한 듯, 다음달 모 학술대회는 날더러 기조강연만 하고 집에 가란다.
그래서 같은 주장은 계속 되풀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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