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지 모르겠다.
법흥대왕을 알현하고는 조공품으로 캐논觀音을 놓고 갔으니, 듣자니 이 신라 대왕이 근자 불교에 심취하고는 차돈이 이씨를 교보재 삼아, 네 목 함 짤라보제이, 그래서 짤랐더니 피는 안나오고 우유가 솟아 그에 기어이 샤카무니 붓따한테 귀의하고는 나무아미타불을 외쳤다더라는 소문을 믿었기 때문이란다.
이 서악동 무덤은 이제 더는 토지 분쟁으로 경주 분지에서는 무덤 쓸 곳이 없어 그 외곽으로 왕릉이 진출하기 시작하고 첫번째로 조성한 공동묘지이니, 그 외양은 그 직전 경주분지에 쓴 그것과 대략으로 흡사해, 우람한 봉분을 여전히 트레이드 마크로 삼는다는 점에서 같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법이라, 그 속내 만큼은 디자인 개혁을 꾀해, 나무상자로 무덤방을 조성하던 방식에 일대 변혁을 꾀했으니, 이는 이 무렵 심심찮게 경주분지 공동묘지에서 굉음이 들려오기 시작한 까닭이다.
이제는 쓰기 시작한지 200년이 다 되어가는 무덤부터 약속이나 한 듯이 그것도 하필 한밤중에 쿵하는 소리와 함께 땅이 진동하는 소식이 들렸으니, 다음날 현지실사 결과로 조정에 올라온 보고서는 하나 같이 이러했으니,
"마립간! 무덤이 꺼짔는데요? 이거 우짜지요?"
"거기 먼 소리라? 왜 째지여? 머가 꺼지여? 좃
좆댄기라?"
"잘 몰라여. 봉분이 째지고, 만데이 올라봉께 푹 꺼짔어여. 좃댄기라"
"자꾸 소문나마 안존데 이거 우짜노? 대책 좀 마련해바"
몇달 뒤 공식보고서가 올라왔다. 요약하면 이렇다.
"1. 원인 : 무덤방 나무상자가 썩어문드러져 맨홀이 발생함. 한밤중 굉음은 그것이 썩어문드러져 봉분이 함몰하면서 일어난 일임. 2. 대책 : 나무상자 대신 돌상자를 쓰야할 것으로 사료함. 돌로 턴턴히 지야대여"
무덤이 소리를 냈다거나 하는 무덤을 둘러싼 괴변이 더러 역사에 보이거니와, 이는 말할 것도 없이 적석목곽분이 붕괴한 데 따른 괴소문이었다.
대릉원을 비롯한 경주분지 봉분들을 보면 하나 같이 정상부 쪽에서 함몰부가 발견되지만, 이곳 서악고분군 봉분들에서는 그것이 하나 같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내부 구조가 이미 바뀐 까닭이다. (2018. 4. 6)
***
적석목곽분 구조를 생각해야 한다. 내부 함몰이 일어나는 그 취약성을 이제는 심각히 생각해야 한다.
미추왕릉에서 울음소리가 들렸다고? 내부 함몰이 일어났다는 뜻이다.
황남대총 같은 데서 후대 이른바 제사토기로 분류하는 흔적이 봉분 껍띠서 드러나는 까닭을 이 내부 함몰과 그에 따른 수리보수에서 찾아야 한다고 나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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