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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와우아파트 붕괴, 반세기 전의 육지판 세월호 참사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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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 곤한 새벽녘 날벼락,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 | 연합뉴스

[순간포착] 곤한 새벽녘 날벼락,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 임동근기자, 사건사고뉴스 (송고시간 2020-04-11 07:00)

www.yna.co.kr

 

 

 

와우아파트 붕괴현장. 국가기록원

 

 

올해 4월 8일은 와우아파트가 와장창 붕괴한지 꼭 반세기가 되는 날이었다. 이번주 [순간포착]은 여러 대안이 있었지만, 이를 포함한 여러 개를 두고 어떤 것이 좋겠냐 담당기자가 문의를 해서, 와우아파트가 좋지 않겠냐 해서 이리 결정된 것이다. 

 

이 와우아파트 붕괴는 근대 대한민국의 여러 문제를 응축한 대사건이었으니, 견주건대 세월호가 그런 현대의 대한민국 문제를 응축한 해상 사건이라면 그것은 육상의 그런 문제를 농축한 육지판 안전사고라 하겠다. 

 

 

와우아파트 붕괴현장. 국가기록원

 

 

한데 결정적인 문제가 있었다. 그 참사를 증언하는 우리 공장 자체 사진이 없다는 점이었다. 아다시피 지금의 연합뉴스는 1980년 전두환 정권에 의한 언론통폐합 조치로 기존 동양통신과 합동통신이 억지로 한지붕 가족이 되면서 탄생한 연합통신이 모태다. 법적으로는 두 통신과 기타 군소 통신을 계승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기록 보관 정신이 전연 없을 때라, 관련 자료 자산은 거의 말살되고 말았으니, 두 통신사가 축적한 사진 또한 이미 망실되고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국가기록원 자료를 활용하기로 한 것인데, 저 기사에 첨부한 사진이 바로 국가기록원에 정식 행정정보 공개를 청구해 받은 사진이다.

덧붙이건대 국가기록원 DB 말이다. 왜 이 따위로 관리하는지 외부에서 어떤 사진이 있는지 검색만 하게 해 놓고 다운로드를 불가능하게 해 놨다는 점이다.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더구나 그 자산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한데도 어찌하여 저런 원시적인 시스템을 고수한단 말인가?

 

 

 

 

이 와우아파트 자리는 현재는 와우공원이다. 그 자리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지도를 참고하라.

 

 

 

 

지금은 산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엔 쪽팔리지만, 아마도 그 모양이 누운 소[臥牛] 같다 해서 이런 이름을 얻은 듯하다. 하긴 우리나라 산 치고 저런 철퍼덕 아닌 게 없는데, 그런 까닭에 와우산이라는 산 이름은 전국에 걸쳐 산재한다. 암튼 희한하게도 그 일대가 급격히 개발된 가운데서도 해발 101미터인 와우산은 지금도 어쩐지 공중에서 내려다 보면 그런 모양새다. 

 

와우아파트는 이 일대에 들어선 5층짜리 아파트다. 이 아파트 건설에 그 유명한 불도저 시장 김현옥이 등장한다. 밀어부치기 토목 건축 지향에서는 이명박도 저리 가라 할 만한 그는 1968년 이래 불량건축물 정리를 위한다면서 판자촌 지구 40곳을 헐고는 그 자리에 이름도 거창한 '시민아파트'를 짓고는 영세민들을 입주하려 했다. 그 취지 보다시피 아주 좋다. 하긴 그러고 보면 와우아파트야 저런 비극으로 막을 내려서 그렇지, 요즘 기준으로 적극 의미 평가를 한다면 도시재생사업 아니겠는가? 

 

 

붕괴전 와우아파트. 국가기록원

 

 

이에 의해 판자촌 밀집지대인 와우산 일대에 5∼6층짜리 아파트 16동이 들어섰다. 문제는 그것이 다 부실공사에 급조공사였다는 점이었다. 개중 한 개 동인 1970년 4월 8일 아침 6시 30분쯤 폭삭 붕괴한 것이다. 아주 폭삭 말이다. 그것도 지은지 불과 4개월 만에 말이다. 

 

 

곳곳이 균열한 와우아파트. 아마 붕괴사고가 나서고 그 인근 다른 동을 찍은 듯하다. 국가기록원

 

 

인명피해는 참혹했다. 아파트 주민만 32명이 죽고 그 숫자만큼 다쳤으며, 그것이 언덕에서 붕괴하며 인근 개인주택을 덮쳐 1명이 죽고 3명이 크게 다쳤다.  

그 참상들이야 말해서 뭣하겠는가?

 

 

합동위령제, 국가기록원

 

 

그때나 지금이나 저런 참사에는 합동위령제가 열리기 마련이라, 그때도 사정이 같았는데, 역시 시대 배경이 달라 상주들이 광목천으로 만든 상복을 입은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유족석이라는 안내판에 앉은 유족 중에서도 맨 앞줄 저 중년 혹은 나이 지긋해 보이는 여인이 눈물을 훔친다. 

 

 

합동위령제, 국가기록원

 

 

가족을 잃은 우리네 엄마다. 

 

 

생존자 위문하는 육영수

 

 

그때나 지금이나 또 이런 참사는 정치쇼를 연출하는 장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으니, 박정희 부인 육영수가 위문하는 모습이 포착하거니와, 저것이 연출임은 말할 나위가 없으니, 그가 떠 먹여주는 밥이 저 사람은 목구멍에 넘어가기나 했겠는가? 

 

 

붕괴현장. 국가기록원

 

 

붕괴현장을 수습하는 장면인데 생각보다 철근이 아주 얇고 양도 아주 적다. 왜 붕괴했는지를 엿볼 만한 장면이다. 벽체도 지나치게 얇은 것이 아닌가 한다. 이집트에서 요새 짓고 있는 아파트를 보는 듯하다. 

 

 

국가기록원

 

 

사상자를 실어나르기 위한 구급차와 경찰차, 중장비가 범벅인데, 사람이 너무 많다. 

 

 

국가기록원

 

 

이 사진을 봐도 벽체가 얼마나 얇은지 엿본다. 철근은 철사로 불러야 할 정도로 형편없다.

 

 

국가기록원

 

 

동기동창이 처참히 붕괴한 장면을 멀뚱멀뚱 바라보는 같은 동 아파트 건물들이 묘한 인상을 준다. 아파트였을까 상자였을까? 어째 요새의 조립식 주택 같은 인상을 자꾸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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