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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논문 같은 기사 기사 같은 논문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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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름지기 그리하지도 않았고 또 이것도 관련 기자질하면서 서서히 체득한 것이라 초반기에는 그리 철저하지 못했을 것이다.

고고학 발굴 소식에서 지번을 꼭 밝혀야 하는 이유를 나는 해당 유적 성격을 가늠하는 데 그것과 그것을 둘러싼 환경이 결정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해당 유적이 바다나 강을 연접한 곳이라면 그와 연동하는 마을 혹은 건물일 것이요 그곳이 산상이라면 망루 같은 흔적일 수 있다.

 

사진은 본문 내용이랑 관계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음



그에 더불어 근자엔 지번 하나로 그 주변 환경을 한 눈에 조망하는 지도 서비스가 이뤄지는 중이라, 그 서비스엔 위성지도까지 포함하니 우리는 현장을 가지 않고서도 지번 하나 클릭함으로써 안방에서 주변 환경을 들여다 보는 시대를 산다. 그래서 반드시 지번을 밝혀야 한다고 본다.

나는 또한 해당 발굴을 시행한 조사기관을 항상 주어로 내세우곤 했으니 물론 물주가 따로 있는 일이 대부분이라 이런 경우엔 예컨대 어느 기관 의뢰로 어느 조사기관이 어디를 조사한 결과 블라블라 하는 식의 표현을 자주 썼다.

또한 발굴면적도 되도록 밝히려 했으니 상론을 피하지만 이 역시 중요한 부문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리 되면 기사가 길어지는 단점이 있으니 내 기사가 거개 길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 다만 통신기사는 분량 압박이 상대로 적어 첫째 내가 쓰는 기사는 내 이름으로 남으니 나한테 오점을 남길 수 없고 둘째 이걸 이용하는 쪽에서는 이런 대목들은 떼어버리고 간추려 재가공할 수 있으니 그 원천 소스인 내 기사는 되도록 지나치게 친절해야 한다 생각했다.

 

이 역시 마찬가지라



또 나는 천자 이천자 내 기사로 해당 발굴소식, 나아가 그 묵직한 발굴보고서도 응축해야 한다 생각했다.

내 기사 자체가 해당 유적 유물 보고서의 백과사전 항목이라 생각했다. 왜? 내 이름으로 남으니깐.

그래서 중요 유구 유물의 경우 수치가 자세하며, 그 현황 역시 되도록 짧은 글에 응축하려 했다.

내 기사가 아주 자주 논문 같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이 이야기하니 좀 재밌는 현상은 내가 생각보다 논문이 아주 많은데 논문심사서 가장 자주 대한 지적질이 논문이 아니라 신문기사 같다는 비난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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