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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과 꿩
사슴과 돼지
어느 한 쪽이 올라가면 다른 쪽 소비가 줄어든다.
조선시대 일기를 보면 한번 꿩 사냥 나갔다 하면 100마리씩 잡아왔고
이런 사냥을 한 달에도 여러 번 나갔다.
닭을 키울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조선시대 아마 닭은 달걀 때문에 키웠을 것이다.
일기를 보면 닭잡아 먹은 기록보다 꿩 고기 먹은 기록이 더 많고
구한말까지도 닭값보다 꿩값이 더 쌌다.
우리가 지금 보는 대규모 양계장은 일제시대에 처음 모습을 보였고
지금처럼 국민 육류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은 80년대 이후이다.
70년대까지도 닭은 "영양센터"에서 팔았다.
사슴과 돼지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어차피 둘 다 평민들에게는 맛보기 어려웠겠지만,
사슴고기를 쉽게 구할수록 돼지사육은 줄어들고,
사슴이 드물어질수록 돼지 사육은 늘게 되어 있다.
아마도 17세기 이후 우리나라 산림이 황폐해지면서 사슴도 줄어들고,
그 와중에 돼지 사육도 자리를 잡아가지 않았을까 한다.
조선시대 기록을 보면 돼지 사육이 우리나라에 흔하지 않다는 언급이 여러 번 나온다.
삼겹살로 죽고 사는 요즘 풍토로는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
이걸 보면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지 짐작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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