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과 박성진에 이르기까지 청문회 대상 인사들에서 위태위태한 장면을 더러 봤다.
이런 데에 그닥 민감하지 않는 내가 이 문제를 나름 심각하게 바라본 대목이 있다.
인사 청문회 제도가 도입하면서, 내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거나, 부적격으로 나온 공직 후보자를 밀어붙인 선구자는 박근혜였다(혹 착오라면 교정해 주기 바란다).
박근혜가 그걸 밀어부칠 무렵, 언론에서는 이미 청문화 관련 법률이 강제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기 시작했다고 기억한다.
실제 박근혜는 이를 밀어붙여 청문회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한데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가 개발한 이 전통의 선로를 그대로 따랐다.
안경환만 해도, 사기 결혼 문제만 아니었어도 아마 임명을 강행했으리라 나는 본다.
김이수를 두고 말이 많다. 하지만 김이수는 다르다. 헌법재판소장은 국회 통과가 필수다. 장관급 후보자들은 그것이 요식이지만, 헌재소장은 다르다.
그 무산을 두고, 말이 많다. 이 과정에서 안철수가 그것을 주도했다면서, 그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많다.
내가 볼 때 이런 일련의 사태 전개를 볼 때 비난받아야 하는 것은 청문회를 무력화한 문재인 정부다. 박근혜가 남긴 악습, 청문회 무시 전통을 복습할 줄이야?
박성진은 아무리 봐도 그 어떤 공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 신앙의 자유를 운위하지만, 그의 신앙은 아무리 봐도 교육 현장에서도 그대로 투영되는 거 같다.
뉴라이트 역사관은 치지도외한다. 그건 사상의 자유 영역이라고 나는 본다.
지금은 반대가 국회지만, 그 반대는 점점 국회를 박차고 나올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가 간 길을 다시 가서는 안 된다.
언제나 말하지만 나는 노무현 시대로 돌아가고픈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내가 기억하는 그의 시대는 극단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난 그 시대 싫다. (2017. 9. 12)
***
문재인 시대를 지난 윤석열 시대가 개막했다.
청문회는 공직자 국회 청문회는 헝겁쪼가리가 됐다. 박근혜가 발판하고 문재인이 그 효용성을 극단으로 누린 학습효과를 윤석열이 모를 리 있겠는가?
붙이건대 노무현 정신을 파는데 나는 그 정신이 무엇을 말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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