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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국사에 질식한 박물관, MZ세대로 미어터지는 미술관

by taeshik.kim 2022.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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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전시란 한 사람을 여러 번 현장으로 끌어들이는 이벤트를 말한다. 지금 우리 문화계도 이 시대로 갔다.

한 사람이 여러 번 전시장을 찾게 하는 전시가 이제는 진정 좋은 전시로 각광받는 시대다.

교육청 협조라는 미명 아래 오기 싫은 학생들 강제로 끌고 가는 시대는 저물어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꼭 7년 전 오늘, 그러니깐 2015년 9월 9일 저 사진과 더불어 나는 저와 같이 썼다.

저 대문 사진은 아마 리움이 마련한 세밀가귀 전 전시장 입구였을 것이며 나는 저 전시장을 여러 번 갔다고 기억한다.

칠년이 흐른 지금, 박물관은 더 위기감이 팽배하다. 겉으로 보면 국립박물관을 기준으로 하면 여전히 사람이 미어터지는 듯 하지만 그 속내는 처참하기 짝이 없으니 무엇보다 젊은 세대가 박물관을 폐기했다는 데 심각성이 더한다.


난 박물관 미술관보다 스타디움을 선택할 것이다. 왜? 저기엔 알아야 하는 윽박이 없으므로



비록 이른바 mz세대 기준이긴 하나 박물관은 죽었다. 버림받았다. 것도 철저히 버림받아 소박맞은 과부 신세다.

혹자는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기준으로 무슨 소리냐 반문하겠지만 젊은층이 없다. 모조리 애들 동반한 부모 아니면 중장년층이다.

더구나 그 유사 시설이라 할 미술관에 견주어 박물관이 체감하는 위기는 더 크다.

같은 전시를 해도 박물관은 숙제하러, 공부하러 오는 사람 천진데 미술관은 즐기려는 사람 천지라는 사실을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박물관 미술관은 그것을 하나로 통합하는 프랑스적 전통을 보건대 이 둘을 절묘하게 통합한 그 루브르박물관을 봐도 모나리자가 대표하는 미술관 코너는 관람객, 특히 남녀노소 불문이지만 고고미술(이 경우 미술은 회화 중심이 아닌 고고학과 연계한 그것을 말한다) 코너는 그에 견주다면 실상 파리가 날린다.


mz세대에 박물관은 이 묵정밭이다



잘나가는 박물관은 국공립이건 사립이건 현대미술과 접목할 때다. 그 극명한 보기가 앞서 말한 리움과 함께 이화여대박물관이다.

전자는 아예 컬렉션 절반이 현대미술인 반면 후자는 주로 특별전 같은 전시코너를 현대미술과 융합하는 흐름을 보인다.

왜 박물관은 버림받는가?

이는 왜 미술관은 젊은층의 성지순례로 뜨는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mz세대가 특별히 현대미술에 감식안에 고고미술에 대한 그것보다 뛰어나서 그러겠는가? 현대미술? 추상 일색인 그 현대미술은 내 보기엔 백남준이 토설한 그대로 사기에 지나지 않는다. 지 혼자만의 분풀이에서 출발한다.

그 추상을 어찌 타인이 이해한단 말인가?

반면 고고미술은 훨씬 즉자적이라 그에는 배경이 있고 실현이 있으며 그 둘은 명백한 인과관계를 형성해서 이해는 훨씬 더 쉽다.

그럼에도 왜 mz는 더 즉자적인 고고미술을 버리고 현대미술로 가는가? 단순히 재테크 소재라서? rm이 가니 나도 원님 덕에 나발 부는 심정으로?


박물관은 맛난 케익 같아야 한다.



고고미술이 버림받는 현상은 내 보기엔 윽박이 빚은 필연적인 참사다. 물어봐라 다들 박물관 하면 무얼 떠올리는지?

다들 똑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공부해야 한다는 그 압박이 싫다 한다.

나는 이를 국사 교육의 참사라 부른다. 내셔널리즘 교육의 참사다.

우리 역사, 혹은 역사 국사를 알아야 한다는 그 갖은 압제가 부른 참사지 무슨 기타 우수마발이 있겠는가?

아는것만큼 보인다? 어떤 놈이 이딴 망발을 일삼는단 말인가?

아는것만큼 보인다니 아는것 없고 더 정확히는 알고 싶지도 않은것까지 강요하는 저 말이야말로 박물관에서는 퇴출해야 하는 괴물이다.


박물관은 허영을 심어야 한다. 미술관엔 있지만 박물관이 없는 결정적 진열품은 허영 vanity 이다.



국사? 역사? 몰라도 된다. 몰라도 될 자유가 있으며 그 몰라도 될 자유는 기본인권이다.

누가 무슨 권리로 저 몰라도 될 천부인권을 짓밟으며 알아야 하며 아는 만큼 더 보인다고 협박한단 말인가?

저 윽박은 흥과 여유로 갈아엎어버려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역사는 알아야 한다는 정신으로 무장한 자들이 똘똘 뭉쳐 그것을 사명으로 아는 자들이 주류로 장악한 이 박물관 업계서 저런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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