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9. 서울공예박물관
최근 핫하다는 서울공예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전시를 보며 느낀 점은 ‘공간이 참 아름답다’ 였습니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보이는 순간순간 공간들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학교 건물이 주는 친금함도 있었고, 공간과 어우러진 공예작품도 참 좋았습니다.
제가 공예박물관에서 반한 뷰입니다.
모래색 건물때문일까요? 아니면 약간 엉성한 나무때문일까요? 또 아니면 거친 모래를 뭉쳐 놓은 듯한 스툴 때문일까요?
모든 것이 어우러져 어느 독일 영화속 같은 묘한 느낌을 줍니다.
분청사기 스툴.
제가 분청을 좋아해 더 애정이 가나 봅니다.
모양도 색도 모래소용돌이를 똘똘똘 뭉쳐 놓은 것 같아 재밌습니다. 다양한 문양을 띠는 암석 같기도 하고요.
왠지 사진 프레임 밖으로 파란 바다가 있을 것 같습니다. 신나게 물놀이하고 물 뚝뚝 흘리면서 저벅저벅 모래위를 갈어와 뜨끈뜨끈 달궈진 저 스툴에 턱 앉을 것 같습니다.
색색의 스크류 건물과 잘 어울리는 스툴입니다.
이 외에도 박물관 곳곳에 공간와 어루러진 스툴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스툴에 앉고 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서울 도시 한복판에 갑자기 우림이 나타났습니다!
사슴이 뛰어 다니고,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은 아주 울창한 우림!
이 우림은 예전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라고 합니다. 속사정이야 어찌되었든 도심에서 이렇게거대한 초록초록을 볼 수 있다니, 감사(?)했습니다.
이 청자 매병을 보고 ‘아 원래 이 매병은 누군가의 집 어느 공간에 이런 모습으로 있었겠지.’ 했습니다.
우리가 박물관으로 가져와 청자의 고유한 색을 보여줘야 한다며 조도를 조정했던 것이지, 원래는 이렇게 자연스럽게 있지 않았을까요?
자연 빛이 드는 대로 청자매병은 그때마다 색을 달리 보여 줬겠죠.
소뿔을 얇게 저며 작은 네모 안에 그림을 그리고 함에 붙여 만든 화각함입니다.
화각함을 보자마자 “경험은 소(牛)다!”라는 유제욱선생님 명언이 생각났습니다.
소는 가죽부터 뿔, 눈알까지 버릴 것없이 모두 사용되는 게 마치 ‘경험’과도 비슷하다는 뜻이죠. 전체 영상이 궁금하시면 ‘서울공예박물관 유튜브 -유제욱학예사편’ 을 참고해 주세요.
이 유물도 유제욱선생님 덕분에 더 눈길이 간 유물입니다. 식물덕후 유제욱선생님이 가장 좋아하는 유물이라 합니다.
커다란 파초 뒤에 귀여운 소녀가 숨어 있을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유물 설명을 읽지 않고, 오롯이 유물만 보며 전시를 보았습니다.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역시 오랜 시간을 담고 있는 유물이 주는 포근함이 있습니다. 제가 왠지 기대도 될 것 같은. ㅎㅎ
그리고 유제욱선생님의 유물 설명 뿐만 아니라 박물관 공간, 유물 수집, 전시 이야기 등 비하인드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어 더 깊이 있게 전시를 볼 수 있었습니다.
바쁘신 와중 시간 내주셔 전시 안내해 주신 유제욱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아,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유물을 검색하는게 취미인데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소장품 디지털 데이터베이스화가 아주 잘 되어 있었습니다.
유물 이름을 정확히 몰라도 몇 가지 키워드만 넣어도 제가 원하는 유물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박물관 산생님들의 노고가 느껴집니다.
박물관이 꽤 넓어 전시를 모두 보지 못했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찾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울공예박물괸 홈페이지
서울공예박물관 - 유제욱학예사 편
아직 못 보신 분들은 꼭 보세요. 추천드립니다.ㅋㅋㅋㅋ
경험은 소다!!
https://youtu.be/3ilmDzKDwKs
'여송은의 뮤지엄톡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토리텔링된 향나무-서울공예박물관 옆 카페 (0) | 2021.07.30 |
---|---|
문화유산 활용 현장 <북악산 문화유산 AR콘텐츠 기획 중간보고회> (0) | 2021.07.30 |
수종사에서 내려다 보는 양평 두물머리 (0) | 2021.07.28 |
양평 두물머리에서 만나는 실학박물관 (0) | 2021.07.28 |
실학박물관에서 만나는 곤여만국전도 상상 속 동물들 (0) | 2021.07.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