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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그로부터 10년, 공주는 또 변했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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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랜만에 공주를 다녀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산성 성벽 붕괴 발굴현장 취재를 위해서였다.
이곳도 지금 때이른 여름 날씨에 이미 봄꽃 상당수는 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보다 나를 더욱 슬프게 만든 풍광은 경주와의 오버랩이었다.


공주 황새바위



경주는 볼짝없이 지금이 미어터지는 시즌이지만 같은 시각 공주는 한량하기 짝이 없다.

공주는 백제의 수도라 해서 고도古都로 지정된 곳이다.

하지만 고도의 풍광은 빈약하기 짝이 없어 그 면모야 공산성과 무령왕릉이 포진한 송산리 고분군, 그리고 그 인근 뼈다구 앙상한 정지산 유적이 있을뿐이다.

하지만 공주에는 비단 백제가 아니라 해도 고도의 면모라고 할 만한 유산이 제법이니,

공주 도심에는 대통사지와 그곳 당간지주가 있거니와, 하지만 아쉽게도 이곳은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 자체도 망각하기 십상일 정도로 찾는 이 드물다.

근자에 수촌리 고분군이 발굴되어 대대적인 각광을 받았으니, 이곳 역시 현장이 어떻게 관리되는지는 근자에 둘러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이렇다 할 만한 낭보는 없다.

더불어 마곡사라는 훌륭한 고찰이 있거니와, 마곡사라고 하면 여러분은 공주가 떠오르는가?

고도의 면모를 부활하기 위한 장단기 방안이 있을 수 있으니 이에서는 단기처방을 고려해, 그 일환으로 나는 무엇보다 철문이 꽝꽝 닫힌 무령왕릉 문을 이제는 열어야 한다고 본다.

이 전축분은 훼손이 가속화하니 하는 따위의 논란에 휘말려 닫아버리고 만 실정이지만 묻는다.

그 딴딴한 벽돌로 지은 무덤에 이끼 좀 낀다고 닫아버릴 일인가?
틈만 나면 딴죽거는 놈들이 문화유산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실은 문화유산을 시민으로부터 격리하는 작태가 벌어진다. (2014. 4. 1)

***

공주가 저렇다 탄식한지 딱 9년

이래 공주는 이듬해 세계유산 등재를 발판으로 급속한 변화에 맞물려 저리 한탄한 공주는 아주 많이 탈피했으니 무엇보다 저때와는 제민천 일대 풍광이 아연 달라졌다.

이 아연한 지금의 공주가 십년전 그것에 견주어 꼭 진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중요한 점은 공주가 변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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