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k-odyssey.com/news/newsview.php?ncode=179567644457641
박정희 유신시대에 국민학교를 다닌 나한테 보이스카웃은 또 다른 고통으로 각인한다. 믿충도우애친숭쾌검용순검? 인가 하는 보이스카웃 계율이 여전히 입에서 튀어나오는 내 자신이 신통방통해서 하긴 저 보이스카웃 계율은 아마도 내가 치매에 걸리기 전까지는 71131676이라는 군번과 함께 자동으로 튀어나오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저 보이스카웃이 고통이었는가?
반공에 기초한 애국주의가 보이스카웃과 결합하니 기묘한 현상이 벌어졌으니, 이거야 훗날 내가 알게 된 사실이고, 어찌된 셈인지 이 시골두메산골까지 보이스카웃 바람이 불어오는가 싶더니, 아마 그네들도 틀림없이 윗선에서 강력한 압박을 받았을 테지만, 거의 강제로 보이스카웃에 전 학생을 가입하게 하는 강압 통치가 불기 시작했다.
보이스카웃 가입은 나 같은 산촌두메산골, 천수답에 의지해 계우계우 하루하루 입에 풀칠을 하는 깡촌마을에는 고통이었으니, 간단하다 돈 문제였다. 돈이 있어야지?
김치국물 흥건한 벤또 싸다니는 그런 천수답촌에 무슨 돈이 있어 보이스카웃 회비를 내고, 더구나 막대한 자금을 소요하는 저 복장이며 하는 물품을 구입한단 말인가?
나는 버티고 버티다 나중엔 기어이 보이스카웃 회원이 되기는 했으니, 그 막대한 수혈을 감내하느라 또 부모님이 고통을 짜냈을 것으로 본다. 그 활동 일환이라며 어느 날인가는 학교 운동장에서 야밤에 캠프파이어라는 것도 한 기억이 있다.
그땐 걸스카웃도 있었는지 아닌지 아리까리 하다. 신기하게 이 보이스카웃이 전두환 시대 개막과 함께 시작한 중학교로 진학하니 종래와 같은 울트라 압박은 없어졌다고 기억한다. 아무래도 같은 군사폭압정권이라 해도 박정희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개막하니 조금은 완화한 게 아닌가 한다.
이는 내가 기억하는 보이스카웃 일단이라, 그 본래하는 정신은 그렇지 아니하다고 안다. 유신 이데올로기와 결합한 보이스카웃 경험은 결코 나한테는 그것을 떠올릴 때면 미소와는 거리가 멀다.
***
그 스카우트 세계대회인 잼보리 올해 대회 2023 새만금잼버리 대회가 파국을 빚는 모양이다. 이 땡볕에 축제가 서바이벌게임으로 변질한 모양이라, 도대체 어찌 준비를 했기에 이 모양이 벌어진단 말인가?
'ESSAYS & MISCELLAN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카데미는 공짜, 등산, 그리고 사심私心과의 쟁투더라 (0) | 2023.04.02 |
---|---|
그로부터 10년, 공주는 또 변했다 (0) | 2023.04.01 |
문재인이 써먹은 BTS, 윤석열이 써먹을 블랙핑크 (0) | 2023.03.29 |
여행은 다리 떨릴 때 말고 가슴 떨릴 때 떠나라 (0) | 2023.03.29 |
학생부군신위, 내가 한문을 할 수밖에 없던 이유 (0) | 2023.03.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