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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근대 도시 탄생의 증언록 《마산번창기》(1908)

by taeshik.kim 2021.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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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의 대관大觀
한국에서 마산같이 산이 좋고 물이 맑은 데는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음양의 영혼인 대기大氣가 응어리져서 마산만馬山灣의 물이 되고 음양의 조화를 이루어 빛이 나는 아지랑이 속에 마산항의 땅이 굳어진 것이다. 구라파[泰西]의 어떤 이는 이 항만을 가리켜 태평양 해안으로서는 호주의 시드니 항, 북아메리카의 샌프란시스코 항에 다음가는 세계 세 번째 최우량의 산수山水라 하여 그 얼마나 군침을 흘렸는지 모른다. 러시아가 동양에서 얼어붙지 않는 항구로서 마산을 얻으려고 마산사건馬山事件을 일으킨 것만으로도 짐작이 가듯이 얼마나 마산이 그 형세가 좋고 그 풍경 역시 보기 좋기는 누구나가 아는 바이다.

 

 

 



사뭇 흥분한 어조로 마산을 이리 찬양하는 이는 100년도 더 지난 1908년 어느 일본인이다. 요컨대 마산찬양가인 셈인데, 이를 계승한 노래가 1981년 이용이 노래한 서울이요, 1983년 정수라가 노래한 아 대한민국이니, 당시 우리는 이런 가요들을 건전가요라 했으니, 그래 건전한 가요는 맞다. 문제는 그 건전성이 인간본성 천부인권을 짓누른 뒤에 오는 쾌감이라는 사실이다. 


 

 

 

 

1908년, 아마도 무슨 인연으로 마산에 정착하거니 짙은 인연을 쌓았을 법한 일본사람이 쓴 이 글에서 우리가 현재 흔히 말하는 세계 3대 미항이 등장하는 장면을 보거니와, 저에서 필자는 부러 이태리 나폴리를 빼고서는 그 자리에다가 마산을 짱박았다. 시드니도 있고 샌프란시스코도 있는데 하필 이태리를 희생했을까? 모를 일이다. 


 

 

 

 
일본인 시각에서 본 100년 전 식민지 도시 '마산번창기' 발간
이정훈  / 2021-03-08 17:41:19
창원시정연구원 지역사 발굴연구 첫 성과


일본인 시각에서 본 100년 전 식민지 도시 ′마산번창기′ 발간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지금은 인구 100만 대도시인 경남 창원시의 일부가 된 마산.마산은 개항 120년을 넘긴 오래된 무역항이면서, 1970년대에는 ′전국 7대 도시′로 꼽힐 만큼 잘 나가던

m.k-odyssey.com


저 소식을 접하고선 우리 공장 담당기자한테 기별을 넣어 서둘러 비매품 저 책자를 구했으니 이튿날 우편으로 도착해 지금은 목차에다가 서너 군데 골라 봤을 뿐이니 전반에 대한 평을 내가 할 처지는 아니다.


 

 



한국근대도시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으며 그 양상은 어떠했는지가 몹시도 궁금했거니와 설핏 보니 그런 의문 상당을 풀어줄 키다.

당시 마산 지역 현황을 증언하는 대목에 아래가 있으니

(17) 마산아마추어 사진연구회
이것은 신시에 사는 부고츠(武骨)란 이름을 쓰는 본 책의 저자가 중심이 되어 조직한 것인데, 사진 도락(道樂) 같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없으니 회원은 많지 않으나 모두 열심이다. 그 사무소는 신시에 서는 이와모토(岩本) 사진관, 마산포에서는 진해헌(鎭海軒) 사진소의 두 군데이며 회원 사진화(寫眞畵)의 현상, 수정 또한 사진 촬영법의 설명도 해 주고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갖고 각자의 사진화의 평가를 하곤 했다. (136쪽)


1908년 혹은 그 이전에 비록 재조선 거주 일본인사회라 해도 조선에 사진동호회가 출범해 활동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찾은 것도 망외의 소득이다.


 

 



비매품이고 공공기관이 수행한 성과인 까닭에 곧바로 원문서비스도 개시하지 않을까 하거니와 많은 이에게 한국근대를 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지 않을까 싶다.

저 시기를 대할 적에 가장 조심해야 할 시각이 침탈 대 피탈 억압 대 저항이라는 내셔널리즘 관점이어니와, 그에 투철한 지금의 우리가 읽을 때는 뒷골이 땡기는 장면이 있겠지만 독사讀史는 냉혹해야 한다.


 

 



이번 책은 창원시정연구원이 기획한 창원학 시리즈 첫번째 성과로 1908년 스와 부고츠諏方武骨가 집필한 《마산번창기馬山繁昌記》를 완역하고 해제하는 한편 무엇보다 번역 저본을 영인첨부했으니 책을 장식한 무수한 광고는 근대 국가가 무엇인지를 웅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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