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점이 나로서는 언제나 고민이다.
전자는 설명이 너무 번다해지며 내가 아무리 그러고 싶지 않아도 마치 현미밥을 씹는 듯하고
이른바 자칫 논문 같아져서 쉬 질려버린다.
더구나 요새처럼 글을 읽은 시대가 아니라 시각성을 앞세운 글을 보는 시대 흐름과는 자칫 배치 배반한다.
나름 이를 혁파하고자 시각자료를 자못 곁들이기는 하나 말처럼 쉽지 않다.
사진 한 장 영상 한 편이 점점 더 중요한 시대를 산다.
더구나 그 소개하고자 하는 대상이 생소하거나 그에 가까운 것들은 더 골치가 아파서
무엇보다 독자(요샌 시청자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로 하여금 그 생소를 없애야 하는 마당에
그 대상 자체가 생소한 것들이라면 위선은 그 생소를 박멸해야지 않나 하는 생각이 앞서기 마련이다.
나로선 가장 좋은 방법이 위선은 이런 것들이 있는데 그 양태는 이렇다는 정도로 간결히 소개하는 대문을 만든 다음
그 내부로 치고 들어가 그 구체하는 양태는 이렇노라 하는 방식이 가장 좋다 생각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 모든 과정이 나로선 엄청난 에너지를 요구하는 바,
독자가 생소한 것이면 나도 생소라 그 생소를 박멸하고자 무지막지한 자료수집과 그 소화 이해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현재는 축복이다.
내가 궁금해하는 점들은 간단한 키워드 하나로 모조리 구글링해서 걸러내는 시대라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런 자료들은 내가 일일이 도서관을 직접 열람해야 했지만 이젠 그런 자료는 웬간한 것들은 다 구글링으로 앉아서 안방에서 수집하는 시대다.
나한테 허여된 시간이 얼마인줄 모르겠다만
또 어느 누가 이런 일을 해야 한다 요구한 적은 없지만
그런 까닭에 내가 스스로한테 부여한 알량한 사명에 지나지 않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마주하는 생소들과 전투하는 내가 즐겁다는 말은 해둔다.
그제는 우연히 신석기시대 어느 덴마크 무덤을 조우하고선 계속 씨름 중이다.
그 대문으로 삼을 만한 영문 위키도 등재되지 아니해서 용케 덴마크어 원문을 입수했는데
세상이 요지경이라 그걸 영어로 자동 번역하고 다시 그것을 한국어로 소화 재배치하는 중이다.
번역과정에서 일어날 오역 혹은 착란은 내가 덴마크어를 모른대서 넘어갈 사안이 아니니
내가 이상히 여기는 건 반드시 어딘가에선 그걸 바로잡을 기회가 있기 마련이라
물론 그렇다 해서 내가 쓰는 모든 글이 그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마는
그런대로 이런 여행 자체가 나한테는 몹시도 흥분을 준다는 말은 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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