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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근대 기록을 보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절이 나온다. 이름이 자꾸 바뀌어 한 절을 달리 표현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라진 절이 대부분이다.
김우급金友伋(1574~1643)의 《추담집秋潭集》과 오이익吳以翼(1618~1666)의 《석문집石門集》 권3에 실린 제목이 473자나 되는 〈夜初更……姑書一律以寄興〉이란 시에는 노산사라는 절이 나온다. 이 두 기록을 종합하면 장성군 북하면 신성리 남창골 몽계폭포 근처에 있었던 절이었다.
오이익이 찾았을 때 이미 절터만 남아 있었다.
〈꿈속에 노산사에서 노닐었다[夢遊蘆山寺]〉
꿈속에 찾아 들어간 노산사에 夢入蘆山寺
전과 같이 상방에 앉아있었네 依然坐上房
중과 함께 부처를 이야기하고 共僧談佛祖
학을 불러 비상하는 걸 보았지 招鶴見翱翔
폭포 근처에서 옷은 온통 젖었고 瀑近衣全濕
솔이 많아 달도 푸르러지려 했네 松多月欲蒼
속세의 인연조차 저절로 사라졌고 塵緣還自盡
영예와 치욕 둘 다 잊어버렸었네 榮辱兩相忘
사진은 몽계폭포로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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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노닌 장성 노산사蘆山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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