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무형문화재위원회가 있었다.
이 회의 참석을 위해 할 수 없이 연차를 쓸 수밖에 없었다.
평소엔 일이 없다가도, 비우면 일이 생기기 마련이라, 이래저래 공장에서 걸려오는 전화 받고, 그거 치닥거리하고, 정리해야 하는 일이 유독 많다.
주 52시간 강제화를 앞두고 아마 다음주부터 이 공장도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암튼 이번 주까지 이 공장 모든 편집국 산하 부장은 매주 토요일 하루를 쉰다.
그런 까닭에 모처럼 이틀 연휴가 되어, 회의 끝나고 곧바로 남하했다.
간만에 이쪽 친구들 해후하고 배터지게 먹고 놀았다.
오늘, 어딜갈까 고민하다 나주를 돌았으니, 30도 육박한 폭염이 고통이었으나, 근 20년 만에 금성관과 향교 주변을 도는 재미도 쏠쏠했다.
영산포 가서 홍어 배불리 먹고는 쏟아지는 졸음 주체치 못해 그 인근 일본지주집을 찻집으로 활용한 곳에 들렀다가 벽에 기댄체 정신없이 뻗었다.
하루 서너시간 자는 여파인지 그에다가 치명적 운동 부족이라 이러단 돌연사 할 것만 같은 나날이라 잠이 그리 쏟아진다.
오전에 들른 나주향교에서도 마루바닥 누웠다가 그대로 꼬꾸라졌다.
나주박물관과 복암리전시관을 들르고, 함평으로 넘어가 돌다리 하나 보고는 쉬웅 광주송정역으로 날라, 서울행 ktx를 타고는 나는 지금 다시 남영동이다.
기차간에서 문통과 정은이가 잠깐 만났다는 소식이 날아든다.
나는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정치지향이라는 생각을 좁힐 수 없거니와, 남북정상회담이 어떻네, 한미정상회담이 또 어떻네, 북미정상회담이 어케 돌아가네 하는 일들이 중대성을 지니는 사건일지는 몰라도, 그것이 우리 삶의 전부일 수도 없다고 생각하거니와,
설혹 이런 일들이 잘되어, 궁극으로 남북이 통일된다 해서, 그것과는 하등 관련없는 일들이 무수히 많다는 믿음이 있다.
남북통일이 된다 해서 출산률이 각중에 높아지는 것도 아닐 것이요,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일 것도 아니다.
북미정상회담이 되건 말건, 남북정상이 다시 만났건 말건, 그것과는 하등 관계없는 일이 천지빼까리다.
그것과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상을 수상한 것이랑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그들이 만나건 말건, 그것으로써 무엇이 바뀌건 말건, 그것과 관련 없는 일이 무수히 많다는 사실, 그래서 그런 사건들조차 상대화를 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다.
내일 홍콩옥션에서는 김환기 작품 하나가 출품되었으니, 80억원에서 출발한다. 혹자는 100억이 넘으리리나는 예상도 있다.
나한테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나아가 그것이 아니라 해도, 정치권과 하등 무관계하게 돌아가는 사회 면면이 너무나 많다.
나한테 2차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북미정상회담은 여흥이 지나지 않는다. (2018.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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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말한 2차 남북정상회담이란 2018년 5월 26일 오후 문재인 남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만난 일을 말함이요,
김환기 옥션이란 그가 1972년에 그린 붉은색 전면점화 '3-II-72 #220'이 홍콩 완차이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릴 서울옥션 제25회 홍콩세일에서 출품된 일을 말한다. 이 작품은 그 이튿날 85억2천996만 원(6천200만 홍콩달러)에 최종 낙찰됐다. 18%인 구매 수수료는 포함되지 않은 이 낙찰가는 당시로서는 한국미술품 최고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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