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하지만, 내 선택이 옳다고 주장하고픈 생각 추호도 없다. 다만 이런 고민이 있으며, 그런 고민에서 이같이 시도해 봤음을 밝혀두는 것으로 족함을 강조해 둔다.
얼마전, 우리 공장 문화부에서 아래와 같은 고고학 발굴소식이 한류기획단으로 넘어왔다.
남원 가야계 무덤서 화살촉·깃발꽂이·칼집 장신구 출토
박상현 / 2021-07-28 09:44:13
항아리에서는 바다서 잡히는 조개·고둥 나와…"무사 계급 추정"
이걸 국내용으로 묵혀두기엔 아깝다 해서 어케든 영어로 만들어서 외국에다가 팔아묵고 싶었다. 문제는 저걸 그대로 번역해서는 상품성이 없다는 판단이 있었다.
당장 저 국문기사는 아래와 같이 시작한다.
전북 남원 대가야계 무덤떼인 사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의 대형 고분에서 도굴 이후 남은 무기류와 토기가 일부 발견됐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30호분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화살촉 다발, 깃발꽂이, 칼집 끝 장신구를 수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건 순전히 국내용이다. 간단히 말해 독자가 한국인, 더욱 정확히는 이 분야로 직업을 삼는 전업적 직군職群을 위한 소식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걸 어케 가공해야 해외에서도 어느 정도 통용하는 상품으로 만들겠는가?
나는 고민하다가 warrior이라는 말에 주목했다. 이 무덤이 만들어진 시기가 5~6세기니 천오백년 전이라, 그때 이 땅을 살다간 어느 전사戰士가 묻힌 무덤이라는 사실을 대서특필했으면 싶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제목을 달아서 저 소식을 재가공했다.
Ancient Korean warrior’s 1,500-year-old tomb discovered in Namwon
2021-07-31 13:47:15
warrior이라는 존재가 솔까 유별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나는 천오백년전 한반도라는 지구촌 어느 구석을 누빈 어느 전사를 강조했으면 싶었다. 그래서 좀 더 먹힌다고 생각한 까닭이다.
물론 구체로 들어가면 저런 문제의식을 충분히 구현했느냐 하는 논란이 있을 수는 있고, 그런 점에서 나 스스로도 아쉬움이 크다. 왜냐? 제목만 저리 강조했지, 실상 그 본문을 보면 그에 맞추어 그 소식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했지만, 핑계 아닌 핑계를 댄다면,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라 해둔다.
아무튼 제목 하나를 저리 바꿈으로써 나는 한글기사에 견주어 우리가 제공한 영어기사가 훨씬 더 세계지향이라는 믿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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