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서 첫 극우·여성총리 탄생 눈앞…우파연합 총선 승리(종합3보)
송고시간2022-09-26 10:44 요약beta 공유 댓글 글자크기조정 인쇄
무솔리니 이후 100년만 伊 극우정당 집권…출구조사 "우파연합, 상·하원 모두 과반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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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가장 위험한 여성', '女무솔리니' 전면등장에 유럽·국제정세 파장
물론 모든 국민의 선택은 아니다. 표가 많은 놈이 독식하는 구조에서, 더 많은 놈이 권력을 가져가게끔 만든 시스템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는 하나, 적어도 이태리 국민 절반 가까이가 저 쪽을 선택했으니, 그때 이른바 민도民度가 지금보다는 낮고 지금과 같은 보통평등선거와는 다른 국면이 많기는 하나, 엄연히 히틀러도, 무솔리니도 국민의 선택, 그것도 압도적인 선택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현대 세계의 또라이 양대 산맥이라 할 푸틴과 트럼프만 해도 엄연히 러시아 국민, 미국 국민의 선택이다.
독재가 물론 총칼을 앞세운 감시와 처벌로 그것을 그 권력을 더 강고히 하며, 집권 과정에서도 혹 그런 측면이 발휘될 순 있겠지만, 몇몇 미친 놈들만으로는 독재의 책임을 돌릴 수 없다는 게 명백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몇몇만을 지목해 독재와 그것을 뒷받침한 무자비한 감시와 처벌을 그네들 탓으로만 돌려 그네들을 단두대로 세우고 감옥소로 보낸다.
독재는 국민의 선택, 더욱 엄밀히는 다수의 선택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 선택에 대한 책임 추궁에서 그것을 선택한 불특정 다수의 국민 혹은 대중에 처벌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홀로코스트 단두대엔 언제나 그 책임자로 지목된 또라이 몇몇만이 섰을 뿐이며, 그네들을 권력으로 선택한 독일 국민은 단 한 번도 단죄된 적이 없다. 무솔리니 파시즘이 그렇고, 프랑코 치하 스페인도 그랬다.
21세기 백주대낮에 이태리가 극우정당을 선택했다. 지금은 호들갑이나 뭐 우리 시대에 민주주의 첨병이라 찬송해마지 않던 미국이 얼마전까지 트럼프를 선택했고, 일본에서도 얼마 전 사제 총맞고 뿅하고 가신 그 분이 절대권력을 누렸거니와, 비단 이들 뿐이겠는가?
나는 대한민국 정치권력도 이짝 성향으로 본다. 이 파시즘 성향이 더 강한 데를 굳이 고르자면 현재의 우파보다는 그 반대편 진보성향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으니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물론 그 평가는 상대적이다.
독재에 대한 국민의 야합 혹은 환호 갈채를 지금 이 순간 폴란드 가서 지인들과 술 마시는 재미로 사는 임지현은 대중독재 mass dictorship 이라는 말로 개념화한 적이 있는데, 꼭 이런 거창한 개념을 빌리지 않더래도 이런 일은 항용 일어나며 항용 우리 곁에 존재하며, 어쩌면 다름 아닌 내가 그 독재의 주체인지도 모른다.
또 하나 유의할 점은 이번 사태를 부른 원인으로 팬데믹을 빙자한 무자비한 통제에 대한 반발을 지목한 대목이다.
이 분석이 어느 정도 타당하다면 우리는 희대의 역설을 마주한다.
독재가 또 다른 독재를 불렀다는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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